기상청 재현바람장 자료로 발전허가 신청…비용·시간 부담 완화
부지 중복 판단기준도 정비…허가 이후 계측기 설치는 허용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육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할 때 사업자가 발전사업 허가신청 전 1년 이상 풍황을 직접 측정해야 했던 절차가 사라진다. 앞으로는 기상청이 제공하는 재현바람장 자료를 활용해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 초기 준비기간과 풍황계측에 따른 사업자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 정부가 육상풍력 발전사업 허가신청 시 신청자가 필요한 자료를 쉽게 조회·확인하고 신청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기상정보 제공키로 했다. 반경 2km 격자 분포와 격자별 요소값 표출 예시./자료=기후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육상풍력 발전사업 허가신청 때 요구하던 풍황계측기 실측자료 제출 의무를 폐지하고, 이를 기상청의 재현바람장 자료로 대체하는 내용의 ‘발전사업 세부허가기준 등에 관한 고시’를 10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개편은 지난해 1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육상풍력 발전 활성화 전략’의 후속조치다. 육상풍력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정비해 사업 준비기간을 줄이고 사업자의 초기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에는 사업자가 육상풍력 사업을 추진하려면 사업대상지를 선정한 뒤 풍황계측기를 설치하고, 1년 이상 바람의 상태를 직접 측정해야 했다. 이후 풍황 실측자료를 갖춰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하는 방식이었다.

앞으로는 이 같은 장기간의 사전 실측 절차가 사라지면서 사업자는 사업 대상지를 선정한 뒤 기상청의 ‘재생에너지 기상정보 플랫폼’에서 해당 지역의 재현바람장 자료를 확인하고 이를 풍황자료로 활용해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재현바람장은 기상청이 인공지능(AI)과 수치예보기술을 융합해 구축한 바람 분석 정보다. 최근 5년간 한반도 바람을 1㎞ 공간해상도와 10분 간격으로 분석한 자료가 제공된다.

특히 기상청은 지난 9월 16일부터 육상풍력 발전사업 허가신청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기상정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기상정보 플랫폼의 ‘기상자원서비스-풍력-풍력발전허가지원’ 메뉴에서 사업자가 신청 예정 좌표를 선택하면 해당 좌표를 중심으로 반경 2㎞ 이내의 풍황 정보를 조회하고 PDF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다.

제공되는 정보는 평균풍속과 주풍향, 풍향별 비율 등이다. 평균풍속은 연간 및 계절별로 확인할 수 있으며, 제공 고도는 80m·140m·220m다. 기상청은 통계자료를 매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육상풍력 사업 초기 절차도 크게 간소화된다. 기존에는 ‘사업대상지 선정-풍황계측기 설치-1년 이상 풍황계측-실측자료 제출-발전사업 허가 신청’의 순으로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제도 시행 이후에는 ‘사업대상지 선정-기상청 재현바람장 자료 확인-발전사업 허가 신청’으로 단축된다.

아울러 부지 중복 문제에 대한 판단기준도 정비된다.

육상풍력 발전사업의 유효지역은 신청좌표를 중심으로 반지름 2㎞ 이내의 지역 가운데 해역을 제외한 곳으로 정해진다. 풍력발전기 블레이드가 회전할 수 있는 범위를 수평으로 투영한 면적 역시 이 유효지역 안에 들어와야 한다.

동일 지역에 여러 사업자가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할 경우에는 발전사업 허가 심사기준과 사업 준비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이를 통해 사업자 간 부지 중복으로 인한 갈등과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취지다.

제도 시행 이전에 이미 풍력자원 계측기를 설치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기존 고시가 적용된다. 기존에 사업을 준비해 온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반대로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이후에는 주기기 입찰이나 금융조달 등을 위해 풍력자원 계측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도 명확히 했다. 발전사업 허가 단계에서는 재현바람장 자료를 활용하되, 이후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정밀한 풍황 측정은 별도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풍력사업자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장기간 계측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특히 사업대상지의 풍황자원을 사전에 확인한 뒤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할 수 있어 초기 사업성 검토와 사업 추진 여부 판단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풍황자료 제출 방식이 간소화된다고 해서 발전사업 허가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재무능력과 지역수용성 등 발전사업 허가에 필요한 사항은 기존 허가 심사기준에 따라 동일하게 심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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