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끊길까 회귀하는 '경제 허리' 중견기업…정부, '성장 걸림돌' 규제 손본다
입력 2026-10-01 15:06:51 | 수정 2026-10-01 15:06:51
유태경 기자 | jadeu0818@naver.com
제3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성장사다리 복원·10대 초격차 기술 개발
지원절벽 없애고 규제 완화…대기업 진입 시 '5년 졸업유예' 최초 도입
지원절벽 없애고 규제 완화…대기업 진입 시 '5년 졸업유예' 최초 도입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정부가 한국 경제의 허리이자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잇는 '미들파워(Middle Power)'인 중견기업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도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1조 원 규모의 대형 연구개발(R&D) 투자를 전격 단행한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 겪는 '지원 절벽'을 완화하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 규제가 증가하는 구조적인 '성장 걸림돌' 문제는 과감히 손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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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통상부는 1일 '제3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2026~2030)'을 발표했다./사진=산업부 |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일 충남 아산 소재 반도체 후공정 전문 중견기업인 하나마이크론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3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2026~2030)'을 발표했다.
중견기업은 전체 한국 기업 수 중 1.5%(6474개사)에 불과하지만, 국내 매출의 15.3%, 수출의 17.9%, 고용의 13.9%를 책임지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특히 제조 중견기업의 85%가 소재·부품·장비 분야로 국내 공급망의 핵심을 맡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경제 체질의 역동성은 심각하게 저하됐다고 평가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수치는 줄어드는 반면, 중견기업 진입 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중소기업으로 회귀하는 기업은 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실제로 회귀 기업의 99.5%가 연 매출 3000억 원 미만의 초기 중견기업이다.
독자적 기술력과 지식재산(IP)을 바탕으로 대기업과 대등하게 협상하는 '앵커형 중견기업'이 부족하고, 자동차·전자 등 주요 산업에서 단순 하청·맞춤형 납품 구조에 갇혀 있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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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종별 중견기업 기업수 및 매출 비중./사진=산업부 | ||
이에 정부는 '역동 성장의 중심, 대한민국 경제의 미들파워'를 비전으로 2030년까지 앵커기업 비중을 40%(960개사)로 늘리고, 비수도권 중견기업 비중을 5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중견기업을 중심축으로 대학·연구기관이 협력해 시스템 단위의 10대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데카코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2027년부터 2035년까지 총 1조 원 규모로, 핵심 소재·부품·장비·공정 기술 개발부터 특허, 표준화, 해외 진출까지 전 주기를 밀착 지원한다. 공급망 병목과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품목에 대한 상용화 R&D에는 1000억 원 투입한다.
중견기업이 성장해 대기업 요건에 도달하더라도 최초 5년간은 중견기업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중견기업 졸업유예 제도'도 도입한다. 대기업 진입 초기 격화되는 규제와 세제 혜택 단절에 따른 성장통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 역할이다.
아울러 기업 성장 단계별(중소-중견 후보기업-초보 중견-선도 중견) 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관련 법률 88개를 조사해 매출액·자산 규모에 따라 과도하게 적용되던 차등 규제 및 대·중소 이분법적 법령 제도를 전면 정비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5극3특 성장엔진 분야에 위치한 핵심 중견기업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와 정책금융, R&D 지원도 늘린다. 비수도권 중견기업에 청년 석·박사 및 기술전문가를 채용할 경우 연봉의 40%를 3년간 지원하며, 임직원 전용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정주 여건 또한 대폭 개선한다.
이와 함께 2030년까지 제조 원청 중견기업의 50%인 343개사를 대상으로 AI 모델 개발 및 확산을 지원하는 '중견 M.AX'를 본격 추진한다. 약 20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기반으로 소재부품, 엔지니어링, 엔터프라이즈, 에너지 등 4대 주요 분야에 맞춤형 AI 인프라를 공급하고, 탄소 다배출 업종의 친환경 설비 투자 및 안전전환(SX)도 함께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번 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연내 '중견기업법' 을 개정해 졸업유예 제도, 중소기업 특례 확대, 중견기업 성장연구원 신설 등을 제도적으로 확립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앞서 글로벌 잠재력을 갖춘 유망 기업을 발굴·지원하는 '월드클래스 플러스' 신규 선정 기업 10개사에 대한 수여식도 열렸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코미코와 원익홀딩스, 첨단바이오 분야의 삼진제약과 휴메딕스, 미래모빌리티 분야의 새한산업 등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기업들이 선정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관 장관은 "중견기업은 대·중소기업 가치사슬을 이어주는 대한민국 경제의 허리"라며 "중견기업이 독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앵커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정부가 튼튼한 성장사다리를 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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