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처분공 전용 굴착장비 개발…실제 암반 굴착으로 성능·시공성 검증
처분공 굴착부터 암반평가·건설재료 개발까지…처분시설 핵심 건설기술 연구
[미디어펜=박소윤 기자]현대건설이 원전 건설과 해체에 이어 사용후핵연료 처분 분야로 기술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핵심 공정인 처분공 굴착 기술을 확보하고 실제 암반을 대상으로 성능 검증까지 마치면서 원전 전주기 사업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 현대건설이 개발한 사용후핵연료 처분공 전용 굴착장비./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개발한 사용후핵연료 처분공 전용 굴착장비를 활용해 연구 실증부지 지하 암반에서 실제 처분공과 동일한 규모의 굴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기술 개발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주관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술개발 국책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현대건설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해당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통합 연구개발 조직인 HMG건설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처분공 굴착장비와 시공법을 비롯해 암반 평가·모니터링 등 처분시설 건설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은 장기간 높은 방사능과 열을 내뿜는 사용후핵연료를 지하 깊은 암반에 안전하게 격리하는 시설이다. 이 과정에서 처분용기가 들어가는 처분공의 시공 정밀도가 장기적인 안전성 확보를 위한 핵심 요소로 꼽힌다.

특히 암반을 굴착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균열이나 손상이 발생하면 지하수 이동 경로가 만들어질 수 있어 굴착으로 인한 암반 손상영역(EDZ)을 최소화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현대건설은 이 같은 시공 조건을 고려해 한국형 심층처분시스템(KORADIS)에 맞춘 전용 장비를 개발했다.

개발 장비는 직경 1.75m, 길이 5.7m 규모다. 여러 개의 처분공을 반복적으로 시공해야 하는 처분시설의 특성을 감안해 접이식 커터헤드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굴착이 끝나면 커터헤드를 접어 장비를 회수할 수 있어 반복 시공과 장비 재사용을 고려한 설계가 이뤄졌다.

현대건설은 연구용 지하터널에서 실제 처분공 크기의 암반을 굴착하며 장비 성능과 시공성을 확인했다. 굴착 과정에서는 AI를 활용해 굴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지반 상태를 파악했다. 이후 분석 결과와 장비 성능을 바탕으로 굴착 조건을 조정해 시공을 진행했다.

굴착을 마친 뒤에는 라이다 기반 디지털 매핑으로 처분공의 형상과 시공 상태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실제 처분공이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하고 시공 결과의 정밀도를 검증했다.

현대건설은 굴착장비에 이어 처분시설의 장기 안전성을 뒷받침할 건설재료와 암반 기술로 연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학적 방벽의 장기 성능을 확보하고 지하수 유입을 제어할 수 있도록 콘크리트와 그라우트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국내 지질 조건에 맞는 암반 분류체계와 디지털 기반 암반 평가·모니터링 기술도 고도화한다.

이를 통해 원전 건설에서 해체, 사용후핵연료 처분에 이르는 전 과정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향후 관련 시장 확대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HMG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처분공 전용 굴착장비를 개발한 데 이어 실제 암반 굴착을 통해 성능과 시공성을 검증했다"며 "원전 건설부터 해체와 사용후핵연료 처분까지 전주기에 걸친 기술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원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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