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완전변경…7인승으 구성 '리얼 프렌치 SUV'
전기모터로 부드러운 출발…도심부터 장거리까지 편안한 주행
3열 접으면 916L·2열까지 접으면 최대 2232L 적재공간 확보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차체가 커지고 좌석이 늘어나면 운전의 재미는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넓은 공간과 편안함을 얻는 대신 둔중한 움직임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푸조의 7인승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올 뉴 5008 GT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이런 통념에서 살짝 비켜섰다. 세 줄의 좌석을 품은 넉넉한 차체에도 운전대를 잡으면 예상보다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최근 올 뉴 5008의 상위 트림인 GT 모델을 타고 서울과 경주를 왕복했다. 도심과 고속도로는 물론 굽은 국도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경험한 올 뉴 5008 GT는 패밀리 SUV의 공간 활용성과 푸조 특유의 민첩한 주행 감각을 함께 보여줬다.

올 뉴 5008은 10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친 3세대 모델이다. 차체와 실내 공간을 키우고 스마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최신 편의사양을 적용해 상품성을 대폭 강화했다. 기획부터 설계와 디자인, 생산까지 전 과정이 프랑스에서 이뤄진 ‘리얼 프렌치 SUV’다. 차체는 전장 4810mm, 전폭 1875mm, 전고 1705mm로 이전 세대보다 각각 160mm, 30mm, 55mm 커졌고 휠베이스도 60mm 늘어난 2900mm에 달한다.

   
▲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정면./사진=김연지 기자

   
▲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전면부에서는 중앙의 사자 엠블럼을 중심으로 펼쳐진 그라데이션 패턴의 프론트 그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릴과 차체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차폭이 한층 넓어 보인다.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세 줄의 주간주행등과 픽셀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푸조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측면부는 길어진 차체와 2900mm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비율을 완성했다. 높아진 벨트라인과 뚜렷한 숄더라인이 차체의 볼륨감을 강조하고, 블랙 루프레일과 무광 그레이 색상의 윈도 몰딩은 단단한 인상을 더한다. 후면부에는 사자의 발톱을 연상시키는 3D LED 리어램프와 수평형 푸조 레터링을 적용했다. 리어램프와 검은색 장식이 좌우로 길게 이어져 넓고 안정적인 인상을 만들며, 리어 와이퍼와 트렁크 개폐 버튼을 눈에 띄지 않게 배치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낯선 듯 개성 있는 디자인은 주변의 시선을 끌었다. 차를 세워두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와 살펴보는 모습이 간혹 눈에 띄었다. 아빠 손을 잡고 지나가던 한 아이는 전면부의 엠블럼을 가리키며 "저 사자 모양이 그려진 차는 뭐야?"라고 묻기도 했다.

   
▲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후측면./사진=김연지 기자

실내에서는 푸조의 최신 '아이-콕핏'이 분위기를 주도한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하나로 연결한 21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대시보드 위에 떠 있는 듯 배치됐다. 최대 10개 기능을 지정할 수 있는 '아이-토글'은 자주 사용하는 기능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을 따라 이어지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8가지 색상을 지원하며, 어두운 곳에서 실내의 입체적인 구조와 프랑스차 특유의 감각적인 분위기를 한층 살렸다.

외형만 보면 묵직한 패밀리 SUV의 성격이 짙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차체 크기에 따른 부담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서울과 경주를 오가는 장거리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했고, 굽은 국도에서는 푸조 특유의 민첩한 조향 감각이 두드러졌다.

올 뉴 5008에는 1.2ℓ 퓨어테크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 0.9kWh 배터리, 전기모터를 내장한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e-DCS6)가 탑재됐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145마력이다. 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과 최대토크 23.5kg·m,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15.6kW와 최대토크 5.2kg·m를 발휘한다.

   
▲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3열 세팅 후 적재공간./사진=김연지 기자

도심에서는 전기모터가 차체를 부드럽게 밀어내며 자연스러운 출발을 도왔다. 엔진이 개입하는 과정도 거칠게 두드러지지 않아 정차와 출발이 반복되는 구간에서 부담이 적었다. 감속할 때는 회생제동이 과도한 이질감 없이 작동했다. 공인 복합연비는 13.3km/ℓ로 도심 12.8km/ℓ, 고속도로 14.0km/ℓ다.

정속 주행에서는 출력이 부족하다는 인상 없이 매끄럽게 나아갔다. 다만 고속도로에서 추월을 위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거나 급격하게 속도를 높일 때는 힘의 여유가 크지 않게 느껴졌다. 폭발적으로 치고 나가기보다는 차분하고 꾸준하게 속도를 끌어올리는 성격이다. 일단 속도가 붙으면 차체가 노면을 안정적으로 따라가 장거리 이동에 필요한 편안함을 유지했다. 

더블 D컷 스티어링 휠은 적은 조작으로 차의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해 차체 크기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다. 코너에서는 불필요한 기울어짐을 억제하며 운전자의 조작에 기민하게 반응했다. 승차감도 단단함과 편안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노면 상태는 적당히 전달하면서 요철의 충격은 둥글게 걸러냈다.

   
▲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실내./사진=푸조 제공
   
▲ 푸조 올 뉴 5008 GT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실내. 더블 D컷 컴팩트 스티어링 휠과 21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사진=김연지 기자


올 뉴 5008의 또 다른 강점은 7인승 SUV의 본분에 충실한 공간 구성이다. 2열은 세 개의 독립 시트로 이뤄졌으며 각 좌석에서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등받이는 40대20대40 비율로 접을 수 있어 탑승 인원과 짐의 크기에 따라 공간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3열에는 각각 독립적으로 접을 수 있는 두 개의 좌석을 배치했다. 2열 등받이 상단의 레버를 당기면 시트가 앞으로 움직이면서 3열로 들어가는 통로가 만들어진다. 평소에는 3열을 접어 적재공간을 넓게 활용하고, 탑승 인원이 늘어나면 필요한 좌석만 펼칠 수 있다.

   
▲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2열./사진=푸조 제공
   
▲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3열./사진=푸조 제공

적재용량은 7개 좌석을 모두 사용해도 348ℓ가 확보된다. 3열을 접으면 916ℓ, 2열까지 모두 접으면 최대 2232ℓ로 늘어난다. 실제 경주 여행에서는 3열을 접은 공간에 웨건과 강아지 유모차, 5명 가족의 여행 짐을 모두 실었음에도 여유가 있었다.

시승한 GT 모델에는 나파 가죽 시트와 앞좌석 열선·통풍·마사지 기능, 어댑티브 볼스터가 적용됐다. 2열에도 열선 시트와 사이드 윈도 선쉐이드를 갖춰 장거리 이동에서 동승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올 뉴 5008 GT는 3열의 좌석과 넉넉한 적재공간으로 가족의 이동을 책임지면서도 운전의 재미를 완전히 내려놓지 않았다. 실용성과 개성, 경쾌한 움직임을 함께 원하는 소비자에게 색다른 선택지가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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