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의 굴욕, 북미서도 한국서도 최악의 흥행
입력 2026-10-04 13:32:22 | 수정 2026-10-04 13:32:22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북미 개봉 첫 주말 800만 달러 전망, 국내선 개봉 첫날 1만 5000명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가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한 영화 '디거'가 북미에 이어 한국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 성적을 보이고 있다. 액션 스타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과체중에 탈모를 한 백발의 늙은 재벌로 변신했지만, 이 같은 파격적인 캐릭터 변화가 관객들의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3일(현지시간) 미국 연예 매체 데드라인과 할리우드리포터 등에 따르면 '디거'는 북미 개봉 첫날인 2일 330만 달러(약 44억 5000만원)의 흥행 수입을 올리는 데 그쳤다. 개봉 첫 주말인 2~4일 예상 수입도 약 800만 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톰 크루즈 주연 영화 가운데 2007년 '로스트 라이언즈' 이후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디거'에는 워너브러더스가 약 1억 2500만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더욱 크다. 저예산 작품이었던 '로스트 라이언즈'와 달리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기대작이라는 점에서 스타 파워를 앞세운 흥행 성적표로는 뼈아픈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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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톰 크루즈의 파격 변신으로 화제가 된 영화 '디거'가 개봉 첫 날 흥행에 참패했다./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제공 | ||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관객 출구조사에서도 '디거'는 C+를 받았다. 이는 톰 크루즈 출연작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다. 로튼토마토에서는 비평가 지수 51%, 관객 팝콘 지수 71%를 기록하며 평가 역시 엇갈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3일 개봉한 '디거'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 기준 개봉 첫날 1만 5438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7위에 머물렀다. 같은 날 20만4,393명을 모은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과 비교하면 격차가 컸다. '디거'의 누적 관객 역시 개봉일 기준 1만 5438명에 그쳤다.
'디거'는 석유 재벌 디거 록웰이 그린란드 빙하 시추 시설에서 발생한 균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전 세계적인 재난으로 번지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 코미디다. '버드맨',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연출하고 톰 크루즈가 제작과 주연을 맡았다.
무엇보다 관심을 끈 것은 톰 크루즈의 외모와 캐릭터 변화였다. '미션 임파서블'과 '탑건' 시리즈에서 근육질의 영웅적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크루즈는 이번 작품에서 배가 나온 데다 머리가 벗겨지고 백발이 성성한 탐욕적인 노년의 석유 재벌로 등장한다. 크루즈의 필모그래피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이례적인 변신이었다.
개봉 전에는 이 같은 변신이 오히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도전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일부 외신과 평론가들은 크루즈의 연기 자체를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적어도 개봉 초반 흥행 지표만 놓고 보면 파격적인 변신이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결정적인 동력은 되지 못했다.
북미에서는 19년 만의 최저 오프닝이라는 기록이, 한국에서는 개봉 첫날 1만5천명대라는 초라한 성적이 나온 가운데 '디거'가 남은 상영 기간 동안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6년 간 할리우드 대표 흥행 배우로 군림해온 톰 크루즈에게는 자신의 가장 익숙한 영웅 이미지를 버린 과감한 도전이었지만, 현재까지의 흥행 성적은 그 도전만큼 파격적이지 못한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