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몰리는데 송전망은 ‘포화’…전력망 비상인데 LMP까지
입력 2026-10-06 10:43:34 | 수정 2026-10-06 10:43:34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AI 수요 폭증…송전망 과부하 지역별 도매가격제 도입 논란
정부, 전력망 방치하고 지방 발전소 쥐어짜는 ‘LMP’ 강행
정부, 전력망 방치하고 지방 발전소 쥐어짜는 ‘LMP’ 강행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는 ‘전기길’(송전망)이 1년 중 60%가량 과부하 상태에 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 수도권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송전망 확충까지 지연되면서 전력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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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는 송전망이 1년 중 60%가량 과부하 상태에 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나경원 의원실 제공 | ||
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전력의 발전이력 정보와 전력거래소의 전력 수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2년간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7개 주요 송전망에서 과부하(송전혼잡)가 발생한 시간은 연평균 5256시간에 달했다. 2024년에는 5751시간, 지난해에는 4864시간 과부하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8760시간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는 과정에서 제약이 발생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수도권으로 보내는 7개 송전망의 전력 한도 최대 18GW(기가와트) 중 14GW를 넘어서면 과부하로 본다.
특히 전력 생산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에는 송전망의 한계 도달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송전망 한계 도달 비율은 2024년 94.2%, 지난해 92.0%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에 송전망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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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력 생산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에는 송전망의 한계 도달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사진=나경원 의원실 | ||
앞으로 수도권에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반도체 관련 시설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으로,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새 송전망을 건설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전에 따르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54개 주요 송·변전 설비 사업 중 약 37%인 20개 사업이 주민 반대와 인허가 지연 등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연내 도입을 추진하는 지역별 전력 도매가격제(LMP)를 놓고도 우려가 나온다. LMP는 수도권 송전선로에 과부하가 발생할 때 비수도권 발전소에서 사들이는 전력 도매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제도로, 지역별 전력 가격에 차등을 둬 기업의 지방 이전을 장려하는 취지다.
하지만 수도권 송전망 확충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LMP를 도입할 경우 비수도권 발전사업자의 수익성만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 발전 설비의 약 76%가 비수도권에 위치한 가운데 지방에는 대형 공공 발전소뿐 아니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영세한 민간 발전사업자도 다수 자리 잡고 있다.
산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도체나 AI 데이터센터는 입지 선정 시 용수, 숙련 인력, 용지 확보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LMP로 인해 오히려 전력 비용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 의원은 “수도권 전력망이 1년의 60%나 막혀 있는 충격적인 인프라 실패를 방치한 채 만만한 지방 발전소만 쥐어짜는 것은 전형적인 주먹구구식 땜질 처방”이라며 “정부는 무리한 제도 강행을 즉각 중단하고 유예기간을 설정한 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공적 재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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