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야당 “전기본 위원 명단 왜 공개 안하나”…국감서 김성환 장관과 공방
입력 2026-10-06 12:29:03 | 수정 2026-10-06 12:29:03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국가 전력정책 수립 과정 검증해야”…김 장관 “위원들에 로비·외부 연락 등 잡음 우려”
“11차 때도 비공개” vs “11차 전기본 확정 후 명단 공개”…회의록 제출·명단 공개 요구
“11차 때도 비공개” vs “11차 전기본 확정 후 명단 공개”…회의록 제출·명단 공개 요구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을 총괄하는 위원회의 위원 명단 공개 여부를 놓고 국정감사 시작부터 야당 의원들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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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부 국정감사에서 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 위원 명단의 국회 제출 여부를 놓고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자료사진=기후부 | ||
야당 의원들은 국가 전력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전기본 수립 과정에 누가 참여하는지 국회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위원 명단과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다. 반면 김 장관은 위원 명단이 공개될 경우 위원 개개인에 대한 로비나 외부 연락 등 불필요한 잡음이 발생할 수 있어 그동안 비공개해 왔다고 설명했다.
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 위원 명단의 국회 제출 여부가 첫 쟁점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기후부가 위원 명단 제출 요구에 대해 “위원 자격 검증 등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명단 공개가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중요한 전기 정책을 수립하는 전기본에 누가 참여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 책무”라며 “불필요한 논쟁이라는 정부 측의 잘못된 인식에 대해 매서운 질타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기본은 향후 15년간의 전력수요를 전망하고 이에 필요한 발전설비와 전원구성 등을 담는 국가 중장기 계획이다. 재생에너지와 원전, 화력발전 등 발전원별 역할과 신규 발전설비 필요량 등이 전기본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에너지산업과 전력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계획이다.
실제 12차 전기본은 인공지능(AI) 확산과 반도체 산업 투자 등으로 급증하는 전력수요 전망을 반영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공개된 전망에서는 2040년 최대 전력수요가 158.4~165.0GW로 제시돼 앞서 4월 전망보다 26.6~26.8GW 높아졌다.
이 의원은 위원 명단 공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명단 공개는 투명한 계획 수립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이라며 “명단을 굳이 공개하지 않는 것은 거기에 무언가 숨겨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인물이 총괄위원회에 포함됐는지 여부를 김 장관에게 물었다.
김 장관은 과거 전기본 수립 때도 위원 명단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비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김 장관은 “제가 윤석열 정부 당시 산자위 위원이었을 때도 11차 전기본의 위원 명단을 받은 기억이 없다”며 “제가 장관이 돼서 담당 실국장들에게 물어보니 전기본 위원회 특성상 명단이 공개될 경우 위원 개개인에 대한 로비가 있어 위원장만 공개한다고 하더라”고 언급했다.
이에 이 의원이 11차 전기본에서는 위원 명단이 제출됐다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11차 전기본이 공개된 뒤 사후에 위원 명단이 공개됐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실제 기후부는 12차 전기본을 ‘국민과 함께 만드는 개방형 전기본’으로 추진하면서 전력수요 전망과 에너지믹스 등 주요 정책 쟁점에 대한 대국민 토론회를 이어가고 있다. 기후부는 지난해 12월 첫 총괄위원회를 개최한 이후 전력수요와 에너지믹스 등에 대한 공개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정책 쟁점을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과 정책 수립에 참여하는 위원들의 구성 및 이해관계를 국회가 확인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산업부의 에너지 업무가 환경부로 넘어가 기후부가 탄생했는데 그 핵심 업무가 전기본”이라며 “기후부로 넘어가서 첫 작품이 12차 전기본인데 이게 어떻게 탄생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괄위원회 회의록은 국회에 공유돼야 하고 (위원) 명단도 공개 안 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자료 제출 문제를 거론하며 정부의 비공개 방침을 따져 물었다.
나 의원은 “명단 제출에 대해서 관행적으로 안 해왔다, 여러 편향이 생길 수 있다고 안 한다고 한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는 국회법이나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보면 국가 안위에 중요한 사항이라고 돼 있는데 이게 주요한 사항이냐”고 질의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위원들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전기본 수립 위원은 이해관계 충돌 문제가 있다”며 “그 위원회에 들어간 사람이 자기 사업이나 자기와 관련된 업체하고 관련된 무슨 일을 할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유착관계가 있는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아야 그 전기본이 정확하게 수립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위원 명단 비공개의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 장관은 “윤석열 정부 때는 (위원 명단을) 왜 공개 안 했나.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분들은 자문위원들인데 명단이 공개되니 그 자문위원들한테 온갖 연락이나 이런저런 잡음이 많이 생겼던 게 과거 관행이어서 공개를 안 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즉 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특정 인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위원들에게 외부의 로비나 민원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자문 기능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존 관행이라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동시에 국회의 검증 필요성까지 부정하지는 않았다. 명단을 즉각 제출하겠다고 확답하기보다는 국회가 필요할 경우 열람 등 적절한 방식을 통해 위원 구성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또 전기본 총괄위원회가 정책을 최종 결정하는 법적 의결기구가 아니라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한 자문기구라는 점도 강조했다. 최종적인 전기본 작성 책임은 기후부에 있으며, 주요 정책 쟁점은 국민토론회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 위원 명단을 둘러싼 논란은 12차 전기본의 정책 방향뿐 아니라 전력정책 수립 과정의 투명성과 전문성, 외부 영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를 둘러싼 문제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확대로 향후 전력수요 전망이 크게 상향된 가운데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역할, 신규 발전설비 구성 등 12차 전기본이 담을 내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본 수립 과정에 참여하는 전문가의 전문성과 이해관계, 회의 과정 등을 둘러싼 국회의 검증 요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