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시중은행에서 시작된 정보유출 사고가 저축은행·캐피탈 등 제2금융권까지 번지면서 금융권 전반에 사이버 보안 비상이 걸렸다. 보험사 등에서도 최근 금융권 해킹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 인터넷주소(IP)의 접근 시도가 확인되면서 금융회사를 겨냥한 공격이 업권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시중은행에서 시작된 정보유출 사고가 저축은행·캐피탈 등 제2금융권까지 번지면서 금융권 전반에 사이버 보안 비상이 걸렸다./이미지 생성=제미나이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외부 해킹으로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된 금융사는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BNK부산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곳이다. 금융당국은 이들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침해사고를 점검하는 한편 전 금융권에 공격에 사용된 IP와 보안 유의사항을 공유하고 긴급 점검을 지시했다.

신한은행에서는 약 2만5000명의 정보가 빠져나갔으며 이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각각 119명, 89명의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됐다.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용 시스템,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 등이 공격 대상이 됐다.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약 4만명의 성명과 생년월일, 연락처 등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웰컴저축은행에서도 법인명과 담당자의 이름·이메일·전화번호 등 법인 고객 관련 정보가 최대 2200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캐피탈에서는 주택대출 모집인 146명의 이름과 연락처, 이메일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이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 2곳에서도 최근 해킹 사태와 관련된 IP가 서버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태는 금융회사 내부의 핵심 전산망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보안 관리가 느슨할 수 있는 업무지원 시스템이나 외부 웹페이지 등이 공격 통로로 활용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격자가 고객이 직접 이용하는 금융거래 시스템이 아닌 직원용·대출모집인용 시스템 등 주변 영역의 취약점을 노린 사례가 잇따르면서 금융회사들이 보안 사각지대까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금융당국과 보안업계는 이번 공격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대량의 자동화 공격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실제 일부 공격에서는 AI가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고 공격 결과에 따라 다음 침입 방법을 선택하는 방식의 도구가 활용된 정황도 거론되고 있다. 이는 실제 피해가 확인된 금융회사보다 공격을 시도받은 금융회사가 더 많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제2금융권은 대형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안 인력과 투자 여력이 부족한 회사가 많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별 회사의 자체 전산시스템뿐 아니라 외부에 노출된 홈페이지와 대출모집인 관련 서비스 등 주변 시스템에 대한 보안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AI를 활용한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회사 역시 AI 기반 보안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존에는 알려진 악성코드나 공격 패턴을 차단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정상적인 접근과 비정상적인 접근을 실시간으로 구별하고, 공격자의 행동 패턴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핵심 내부 시스템 외에 대출모집인용 조회서비스·임직원용 업무 시스템 등 외부에 노출된 부가 시스템까지 보안 수준을 높이고 공격 정보를 업권 전체가 신속하게 공유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AI를 활용한 공격이 더욱 정교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회사들이 보안체계 전반의 실효성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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