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K-GX전략 마련, 10년간 1000조원 재정 투입…신성장동력으로
입력 2026-10-07 14:28:49 | 수정 2026-10-07 14:28:49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2035년까지 녹색대전환…민간 10대 시그니처 프로젝트 가동
5대 다배출업종 탈탄소·재생에너지 100GW·전 산업 전동화 추진
전기차·배터리·태양광·풍력·SMR 등 10대 녹색산업 육성
5대 다배출업종 탈탄소·재생에너지 100GW·전 산업 전동화 추진
전기차·배터리·태양광·풍력·SMR 등 10대 녹색산업 육성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가 2035년까지 1000조 원 규모의 재정·기후금융을 투입해 산업 전반의 녹색대전환에 나선다.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전기차·배터리·태양광·풍력·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녹색산업을 차세대 수출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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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7일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을 발표하고 향후 10년간 총 1000조 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여수산업단지 전경./자료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기후위기가 본격화되고 글로벌 산업질서가 재편되는 지금이 GX 추진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AX·기술혁신 기반 한국형 녹색대전환(K-GX)으로 신성장동력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7일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Korea-Green Transformation) 전략’을 발표하고 2026~2035년 10년간 재정 200조 원과 기후금융 790조 원 이상 등 총 1000조 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기업 주도의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에 220조 원 규모의 민간투자도 유도한다.
이번 전략은 △신성장동력 K-GX △모두의 K-GX △지속가능한 K-GX 등 3대 추진방향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탄소중립과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동시 실현’을 달성하고 잠재성장률 제고와 GX 수출동력화, 녹색 제조강국 도약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K-GX 전략은 재경부·기후부·과기부·산업부·국토부·농식품부·해수부 등 13개 관계부처와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 주요 산업 협·단체로 구성된 민관합동 K-GX 추진단을 통해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마련됐다.
철강·석화·정유 등 ‘제조업 그린 리빌딩’
우선 추진되는 분야는 국내 제조업의 생산공정 자체를 탈탄소 구조로 바꾸는 것이다. 정부는 철강·석유화학·시멘트·반도체와 디스플레이·정유 등 온실가스 다배출 5대 업종을 대상으로 탈탄소 기술개발과 설비 전환을 집중 지원한다.
철강은 수소환원제철 실증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저탄소·고급강 생산을 확대한다. 석유화학은 전기·무탄소 연료와 바이오·재활용 원료로 생산구조를 바꾸고, 정유업계는 지속가능항공유(SAF)와 바이오디젤 등 친환경 연료 생산을 확대한다.
시멘트는 혼합시멘트 생산을 확대하고 제조공정의 인공지능·자동화 전환을 추진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저온난화 공정가스 대체기술과 저감장비 개발을 통해 공급망 전반의 탄소경쟁력을 높인다.
특히 철강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30만 톤급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을 확보하고 2037년부터 단계적인 상용화를 추진한다. 포스코홀딩스는 동남권에 수소환원제철 생산설비와 전기로를 구축하고 100만 톤급 수전해 시설 및 수소 배관망 구축에도 민관 공동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정부가 제시한 산업부문 탄소배출 감축 규모도 확대된다. 2024년 2억5000만 톤이었던 산업부문 탄소배출량을 2035년에는 2018년 대비 24.3~31.0%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을 핵심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풍력 발전 입지를 적극 발굴하는 한편 발전단가를 낮추기 위한 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대규모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에 맞춰 송·변·배전망을 확충하고 직류 송배전 산업을 육성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에너지 인공지능(AI) 산업도 키운다. 재생에너지·ESS·히트펌프 등 분산자원의 운영과 제어, 거래를 최적화하는 ‘한국형 크라켄’ 개발·실증 등이 추진된다.
취약한 수송부문 역시 전기·수소차 중심으로 전환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정부는 2035년까지 신규 차량 가운데 전기·수소차 비중을 70% 이상으로 확대하고 철도·버스·이륜차·건설장비·선박까지 전동화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전기차·배터리·태양광·SMR…10대 녹색산업 ‘수출산업화’
K-GX가 기존 탄소중립 정책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녹색전환 자체를 새로운 산업의 성장판으로 삼았다는 데 있다.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풍력, SMR, 전력기기, 전력반도체, 히트펌프, 수소,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을 국가대표 10대 녹색산업으로 선정했다. 기술개발과 상용화, 국내 생산기반 확충, 세제지원 등을 묶어 글로벌 시장 선점을 추진한다.
전기차는 2035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배터리는 고성능 ESS·전기차 시장 선점을 추진한다. 차세대 태양전지는 2028년 상용화·양산을 목표로 하며, SMR은 2030년 250억 달러 이상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4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기후테크 스타트업도 대규모 스케일업 대상이다. 정부는 2027년부터 4년간 유망 기후테크 기업 200개 사를 선정해 최대 100억원+α 규모의 사업화·R&D·수출 패키지를 지원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지역도 ‘GX 산업기지’로 연계…중소·근로자까지 지원
K-GX는 수도권 중심의 산업전환에 그치지 않고 지역 성장과 연계한다. 5극 3특을 중심으로 지역별 산업·에너지 여건에 맞는 GX 모델을 발굴하고 산단과 클러스터를 녹색산업 거점으로 전환한다.
구미 탄소중립산단과 경북·부산의 자원순환 GX 클러스터, 나주 에너지특화도시, 제주 탄소중립 혁신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또 당진·제주·보령·노원 등지를 2030년까지 도심형 태양광·분산형 전원·전기 모빌리티 전환 지원 등의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조성한다.
산업전환 과정에서 중소·중견기업과 근로자가 배제되지 않도록 금융·컨설팅·기술지원과 함께 ‘정의로운 전환 특구’도 추진한다. 기후위기에 취약한 노후산단과 취약업종에는 기후리스크 진단과 설비 개선 지원도 제공한다.
이번 전략의 또 다른 핵심은 정부 재정이 민간투자를 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금융·세제·규제를 한꺼번에 손질하는 것이다.
정부는 10년간 재정 200조 원과 기후금융 790조 원 이상을 투입한다. 특히 790조 원의 정책금융은 지방에 50% 이상, 중소·중견기업에 70% 이상을 중점 배분한다. 기후대응기금도 2026년 2조6000억 원에서 2027년 7조6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녹색국채 발행도 추진한다.
세제 측면에서는 태양광·풍력·이차전지 핵심 부품·장비에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하고 SMR의 국가전략기술 지정도 추진한다. 순환경제 규제특례구역을 신설하고 GX 핵심기술 보유기업의 인허가 패스트트랙도 마련한다.
정부는 이 같은 공공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 주도의 220조 원 규모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는 입장이다. 시그니처 프로젝트는 청정에너지 공급망 자립, 국가 주력산업 탈탄소화, 모든 이동수단의 전동화, 국민 주거공간 GX 등 4대 분야에서 대표적인 민간 투자모델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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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 주요 내용./자료=기후부 | ||
‘1000조 원 마중물’로…민간 투자 220조 원 끌어낸다
대표 사례로 한화큐셀은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 등 핵심 청정발전 소재·기술 국산화에 나선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GX를 기반으로 탈탄소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국민 주거공간의 GX 확산에 공동으로 나선다.
정부는 앞으로 민관합동 K-GX 협의체를 통해 프로젝트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기업 애로를 해소하는 한편 K-GX의 법적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K-GX 전략은 ‘탄소를 얼마나 줄이느냐’에서 ‘탄소를 줄이는 과정에서 어떤 산업과 시장을 새로 만들어낼 것이냐’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1000조 원의 재정·기후금융을 투입하고 민간 220조 원의 프로젝트를 연결해 녹색전환을 산업투자와 수출의 성장동력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내놓고 “기술·공급망을 선점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시장을 지배한다는 점에서 선제적 GX 대응이 미래 국가 위상과 국부를 좌우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