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은행 털렸는데 인뱅 '잠잠'…인증·투자·훈련 덕분
입력 2026-10-07 11:46:40 | 수정 2026-10-07 11:46:40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피해 전무 인뱅 눈길…당국, 2차피해 특별대응기간 운영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은행 등 금융권 해킹에 활용된 공격자 인터넷 프로토콜(IP)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서버에도 접근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사는 당시 이상 접근을 탐지한 후 즉각 차단하면서 시스템 침해나 고객정보 유출 등의 피해를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 은행과 달리 3사는 비대면 은행인 탓에 외부 시스템의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다중인증체계를 도입한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함께 IT 보안 투자 비중과 모의해킹 훈련 등에서도 대형 은행과 극명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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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은행 등 금융권 해킹에 활용된 공격자 인터넷 프로토콜(IP)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서버에도 접근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사는 당시 이상 접근을 탐지한 후 즉각 차단하면서 시스템 침해나 고객정보 유출 등의 피해를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사진=각사 제공 | ||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을 해킹한 IP 중 일부는 인터넷은행 3사 서버에도 비정상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우선 토스뱅크에서는 올해 총 14차례의 침투시도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올해 1월 최근 해킹 사고에 쓰인 해외 IP 2개가 토스뱅크에 접속을 시도했다가 차단됐다. 원격 관리용 접속 방식(SSH) 시도가 3차례 있었는데, 토뱅이 이 통로를 외부에 열어 두지 않아 방화벽 단계에서 차단된 것이다. 이어 7~8월에도 일반 웹 접속 방식(HTTPS) 해킹 시도가 11차례나 있었는데 모두 접속에 실패했다.
카카오뱅크에서는 올해 1월과 3월 총 6회의 단순 접근과, 지난달 29일 취약점 발견을 위한 접근 시도가 1회 있었다. 해당 시도는 보안 체계를 통해 탐지·차단됐으며, 현재까지 추가 공격이나 피해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 카뱅은 스마트폰 기기 인증서 기반 인증 방식을 적용해 외부 유출 정보만으로는 접속할 수 없도록 설계했다. 이와 함께 '제로트러스트(Zero Trust·모든 단계마다 보안 적용) 원칙'에 따라 시스템 격리 체계를 가동했다.
케이뱅크에서는 올해 7월 최초의 접속 시도가 있었고, 이후 총 4번의 접근 시도가 있었다. 접속 시도로 인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은행 및 캐피탈·저축은행 등 주요 금융권과 달리 인터넷은행에서만 해킹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인데, 이를 두고 분석 의견도 다양한다. 업계에서는 △외부에 노출된 업무 시스템 범위 △접속·인증 방식 △정보보안 의지 △해킹 훈련 등이 피해 여부를 가른 변수로 보고 있다.
당장 이번 공격의 타깃이 대부분의 고객이 주로 활용하는 인터넷·모바일뱅킹 대신 대출모집인 전용 시스템이나 직원 업무지원 등이었던 까닭이다.
실제 신한은행에서는 대출모집인 전용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간편조회 서비스를 통해 고객 2만 5700여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업무지원 시스템이 공격을 받아 119명의 고객·직원 정보가 유출됐다. 하나은행에서는 영업지원시스템이 공격을 받아 89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BNK부산은행에서는 모바일 영업지원 연계웹이 공격을 받으면서 외주직원 11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반면 3사는 전면 비대면 은행인 탓에 별도의 업무 시스템을 통한 외부 점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들이 정보보안에 쏟는 의지도 재조명되고 있다. 인터넷은행 3사는 내부 역량 중심의 보안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한 덕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올해 정보보호 자율공시에 따르면 카뱅은 지난해 IT 투자액 2113억원 중 약 12.4% 규모인 261억원을 정보보호에 투입했다. 토뱅도 총 1065억원 중 약 11.9%인 127억원을 보안에 투입했다.
반면 시중은행의 경우 △KB국민은행 433억원(8.2%) △신한은행 369억원(8.0%) △하나은행 372억원(9.0%) △우리은행 364억원(9.1%) 등으로 약 8∼9%대에 그쳤다. 이와 함께 3사가 내부 인재를 활용해 자체 보안체계를 구축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는 대형 금융사들이 외부 업체에 외주를 주는 행보와 대비된다.
해킹 훈련 과정에서도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국내 20개 은행이 실시한 모의해킹은 총 78건인데, 이 중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모의해킹은 9건에 불과했다.
은행별로 보면 7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한국씨티·iM뱅크)은 올해 8월까지 44건의 모의해킹을 실시했는데,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건 4건에 그쳤다. 5개 지방은행(BNK부산·BNK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은 13건 중 1건에 그쳤다. 5개 특수은행(산업·기업·수출입·농협·수협은행)은 올해 13건의 모의해킹을 실시했는데,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반면 인터넷은행 3사는 올해 8건의 훈련 중 4건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터넷은행도 해킹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혹시 모를 해킹 위협에 더욱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당국은 전날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금융권 해킹 공격과 관련해 IP 28개를 특정했다. 금감원은 전날 기자단 공지에서 "최근 금융권에서 발행한 침해사고 관련 해킹을 시도한 IP 주소 33개, 중복을 제거하면 28개를 일부 국가 정보와 함께 전파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IP는 국가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고, 국가가 특정되더라도 우회할 수 있어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당국은 전날 해킹으로 유출된 정보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악용될 가능성에 대비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하고, '2차피해 특별대응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특별대응기간 동안 금융권은 개인정보 유출 전담 상담창구를 운영하고, 정보유출 고객에 대해서는 안심차단서비스 가입 등을 개별 안내하도록 했다.
또 피해 신고가 접수되거나 의심될 경우 즉시 보고 및 타 금융회사와 공유해 피해 확산 방지 조치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했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결합한 이상거래에 대해서는 밀착 모니터링하고 임시조치를 실시하는 등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운영 강화도 지도했다. 이에 해당 고객 명의의 비대면 대출 및 계좌개설, 고액 이체 등 고위험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과 추가 본인확인이 강화된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통신사·수사기관이 참여하는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ASAP)으로 유출사고 관련 의심정보를 신속 공유해 의심계좌 지급정지 등 피해 차단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당국은 개인정보 유출을 이용한 실제 피해가 확인되는 경우 소비자경보 등급을 주의에서 경고로 격상하고, 추가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