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창작자 소환은 검열" vs 野 "역사 왜곡 책임 물어야" 정면충돌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장으로 번졌다. 여야 의원들은 영화의 역사적 해석과 제작진의 책임, 창작의 자유를 놓고 정면으로 맞섰으며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정부가 영화 내용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국감 초반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은 '암살자(들)' 제작진을 국회에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영화 제작 경위와 역사적 사건을 다룬 의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허진호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등을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 역시 "영화의 역사 왜곡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며 제작진을 불러 왜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으려 했는지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제작진의 국회 출석 요구가 사실상 창작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대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영화 속 연출 의도를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며 국회가 창작자를 불러 추궁하는 것이 적절한지 반문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도 국정감사장이 사상을 검열하거나 문화예술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증인 채택에 반대했다.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영화 내용을 점검하기 위해 창작자를 국회에 부르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며 증인·참고인 출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진 최휘영 장관에 대한 질의에서도 창작의 자유와 역사 왜곡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역사적 사건을 영화화하는 것이 창작의 무제한적 자유 영역이라고 보느냐고 묻자 최 장관은 "상상력과 창작에는 제약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다만 '암살자(들)'의 내용이 실제 역사에 대한 왜곡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과 관객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최 장관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사전 검열이 엄격하게 금지된 상황에서 정부가 창작물의 내용에 관여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영화 내용으로 인해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민·형사상 사법 절차를 통해 판단받을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최 장관에게 '암살자(들)'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묻자 최 장관은 문화정책을 이끄는 입장에서 개인적인 감상평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윤석열차'와 '암살자(들)' 등을 거론하며 창작과 표현의 자유에는 제약이나 진영 논리가 없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 결국 7일 국회 국정감사장을뜨겁게 달군 영화 '암살자(들)'./사진=(주)하이브코프미디어 제공


배우들을 둘러싼 신변 위협 논란도 국감장에서 쟁점이 됐다.

최 장관은 지난 5일 SNS를 통해 '암살자(들)' 출연 배우들의 자택 앞 시위와 광고 활동 방해 등에 대해 관계 당국에 안전 조치와 엄정한 법 집행을 요청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측에서 장관이 SNS를 통해 특정 사안에 개입하는 것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지적이 나오자 최 장관은 "창작의 결과물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에 대해서 문체부 장관이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서겠느냐"고 반박했다.

최 장관은 자신의 SNS 글이 영화에 대한 평가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창작자에 대한 신변 위협이 발생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대한 정부의 투자 과정도 질의 대상이 됐다. 최 장관은 '암살자(들)'에 대한 정부 모태펀드 투자 과정에 여당 의원들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해당 영화에 투자한 펀드는 모태펀드가 아니라 지난 정부 때 만들어진 자펀드라며 정부가 투자 결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펀드 운용사가 자체적으로 수익성과 투자 판단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이날 문체부 국감에서는 '암살자(들)'의 역사적 해석 자체를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뿐 아니라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에 대한 국회의 역할, 창작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의 경계, 창작자와 배우에 대한 비판이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지를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제작진을 국회에 불러 영화의 제작 의도와 역사적 책임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과 이재정 위원장은 이를 창작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행위로 규정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장관 역시 영화 내용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나 개입에는 선을 그으면서 창작자에 대한 신변 위협과 불법 행위에는 문체부가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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