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병 “다시는 담합 없도록, 농식품부 관리·감독 체계도 개선돼야”
CJ·삼양사 대표 출석 “공정경쟁 질서 훼손에 사과, 내부통제 강화”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식품업계의 잇따른 담합 행위를 적발한 가운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CJ제일제당과 삼양사 경영진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열린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식품 대기업들의 담합 문제를 지적하며 기업들의 자정 노력을 주문했다./자료사진=윤준병 의원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식품 대기업들의 담합 문제를 지적하며 농식품부의 관리·감독 체계 개선과 기업들의 자정 노력을 주문했다.

윤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올해 공정위 공식 의결서와 조사 과정에서 식품 대기업들의 조직적인 담합 행위가 확인됐다며 “담합을 통해 얻은 매출액이 15조원대에 이르고 과징금도 2조원대”라고 말했다.

실제 윤 의원이 공정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적발된 식품업체 담합 5건의 관련 매출액은 약 14조9866억 원, 과징금은 1조8178억 원에 달한다. 설탕·밀가루·전분·전분당 등 주요 식품 원재료 시장에서 대규모 담합이 잇따라 적발됐다.

특히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올해 공정위가 제재한 설탕과 전분·전분당 등 주요 담합 사건에 잇따라 이름을 올렸다. 설탕 담합 사건에서 공정위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3개 사에 총 40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이들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설탕 가격 변경의 폭과 시기를 총 8차례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분·전분당 시장에서도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이 가격 인상·인하 폭과 시기 등을 장기간 합의한 것으로 공정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사건의 4개 업체에 부과된 과징금은 총 7475억7800만 원으로, 당시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윤 의원은 이 같은 담합 문제가 공정위의 제재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식품부가 2022년 식품·외식업계 등에 안정기금을 지원하고 할당관세와 저리 융자 등의 지원책을 제공했던 점을 언급하며 정부 지원을 받는 기업들의 시장질서 준수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에게 관련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엄중히 점검하고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송 장관은 농식품부가 담합을 직접 강제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권한에는 한계가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윤 의원은 “그 내용은 입법적으로 만들겠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윤 의원은 국감장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기업인들에게 직접 발언 기회를 주며 국민을 향한 입장과 재발 방지 대책을 물었다.

김찬호 CJ제일제당 대표는 공정경쟁 질서를 훼손하고 시장과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회사 차원의 사과를 표명했다.

김 대표는 “공정경쟁 질서를 훼손하고 시장과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회사를 대표해서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발 방지 방안으로는 경쟁사와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불가피한 경쟁사 미팅에 대해서는 사전·사후 보고 절차를 통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담합 방지 교육을 강화하고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인사 조치를 취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CJ제일제당은 경쟁사와의 접촉 차단을 위해 관련 협회를 탈퇴했으며, 내부 리니언시 제도를 활용해 담합 가능성이 있는 사안을 사전에 발굴하고 선제적으로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CJ제일제당이 공정거래와 준법경영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양사 이운익 대표 역시 정부와 국회의 지원을 받는 기업으로서 신뢰를 지키지 못한 점을 사과했다.

이 대표는 “정부와 국회에서 지원을 받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지키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다시 한번 재발되지 않도록 내부 통제와 준법 대응에 전력을 다해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삼양사는 향후 담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시스템을 보다 근본적으로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불가역적으로 확고하게 만들고 임직원의 책임과 준수 의무를 복무규정 및 취업규칙 등에 명확하게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다시 사랑받고 신뢰받는 주식회사 삼양사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담합 행위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 지원을 받는 식품기업들이 시장의 공정경쟁 질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와 내부통제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설탕·밀가루·전분·전분당 등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식품 원재료 시장에서 잇따라 담합이 적발된 만큼 향후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 체계와 기업의 준법경영 시스템을 둘러싼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