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IP', 제각각 해외진출 공식…엔씨 표준화, 넥슨 초현지화
입력 2026-10-08 15:10:35 | 수정 2026-10-08 15:10:35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아이온2, PC·스팀 앞세워 북미·유럽·일본 동시 공략
마비노기 모바일, 콘텐츠·음성·운영까지 일본 맞춤형 현지화
마비노기 모바일, 콘텐츠·음성·운영까지 일본 맞춤형 현지화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같은 장수 지식재산권(IP)을 앞세운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해외 진출 공식이 엇갈리고 있다. 엔씨가 ‘아이온2’를 앞세워 하나의 글로벌 PC 빌드로 여러 권역을 동시에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면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을 국가별로 순차 출시하며 현지 이용자에 맞춘 운영과 콘텐츠 조정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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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씨 ‘아이온2’./사진=엔씨 | ||
8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와 넥슨은 각각 ‘아이온2’와 ‘마비노기 모바일’을 통해 국내에서 검증한 장수 IP의 해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게임 모두 국내 출시 이후 해외 시장으로 보폭을 넓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엔씨는 플랫폼과 서비스 환경을 표준화해 시장 규모를 빠르게 키우는 전략을 넥슨은 지역별 특성에 맞춰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 세계로 넓힌 엔씨…PC·스팀 앞세워 권역 동시 공략
엔씨의 ‘아이온2’는 지난해 11월 한국과 대만에서 먼저 출시된 뒤 약 10개월 간 운영 경험을 쌓고 지난 5일 북미·남미·유럽·일본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국내·대만에서 선행 서비스를 통해 게임 콘텐츠와 과금 구조, 서버 운영 등을 검증한 뒤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2단계 전략이다.
특히 글로벌 버전에서는 플랫폼 전략을 달리했다. 국내판과 달리 글로벌판은 PC 전용으로 서비스하며 스팀과 엔씨의 퍼플을 주요 유통 채널로 활용한다. 북미·남미·유럽·일본 등 권역별 서버를 구축하고 출시 시점부터 8개 언어를 지원하는 등 하나의 글로벌 빌드를 기반으로 여러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도록 했다.
출시 전 검증 과정도 단계적으로 설계했다. 지난 9월 론칭 스케일 테스트를 진행한 데 이어 유료 파운더스 팩 구매자를 대상으로 얼리 액세스를 실시한 뒤 무료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개방했다. 서버와 인프라를 사전에 점검하는 동시에 실제 결제 의사가 있는 이용자를 먼저 확보해 초기 수요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초기 성과도 강했다. 엔씨에 따르면 아이온2는 글로벌 정식 출시 첫날 최고 동시접속자 40만 명을 넘어섰다. 앞선 얼리 액세스 기간에는 스팀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출시 초반 글로벌 이용자 유입에 성공했다.
다만 초기 동시접속자 규모가 장기 흥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스팀에서는 과금과 게임 내 시스템 등에 대한 이용자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어 글로벌 이용자 확보 이후 얼마나 많은 이용자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향후 성과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 일본에 공들인 넥슨…콘텐츠·운영까지 초현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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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비노기 모바일 이미지./사진=넥슨 | ||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을 국가별로 순차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해 3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올해 7월 대만·홍콩·마카오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으며 지난 7일에는 일본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한꺼번에 여러 지역을 여는 대신 앞선 지역에서 확보한 서비스 경험을 다음 시장에 반영하는 구조다.
일본은 특히 넥슨이 공을 들인 시장이다. 원작 마비노기가 2005년 일본 서비스를 시작해 현지 서비스 20주년을 맞은 만큼 기존 IP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원작을 기억하는 이용자와 모바일을 통해 처음 IP를 접하는 신규 이용자를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넥슨은 일본판을 단순 번역 수준의 현지화로 접근하지 않았다. 일본 이용자를 겨냥해 설치와 다운로드 과정을 간소화하고 현지 성우를 기용했으며 콘텐츠 구성과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주거 콘텐츠인 ‘마이홈’을 초기부터 제공하고 솔로 플레이 편의성을 높이는 등 현지 이용 패턴을 고려한 요소도 적용했다.
마케팅에서도 현지화 전략이 두드러진다. 넥슨은 도쿄게임쇼에서 ‘마비노기’의 세계관을 구현한 별도 부스를 운영하고 일본 성우와 버추얼 스트리머 등을 활용해 현지 팬덤과 접점을 넓혔다. 일본판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 역시 한국판과의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출시 전 분위기도 긍정적이었다. 일본 사전등록자는 출시 직전 35만 명을 넘어섰고 사전 다운로드 시작 이후 애플 앱스토어 무료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며 높은 초기 관심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장수 IP의 해외 확장이 단순히 국내 서비스를 번역해 내놓는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내와 해외 시장의 이용자 데이터를 축적한 뒤 플랫폼, 콘텐츠, BM, 운영 방식까지 시장별로 재설계하는 것이 새로운 해외 진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수 IP는 이미 축적된 인지도가 있다는 점에서 신규 IP보다 해외 시장에 진입하기 유리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모든 시장을 공략한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글로벌 표준화를 통해 규모를 빠르게 확보할 것인지 국가별로 서비스를 세밀하게 조정해 이용자 충성도를 높일 것인지는 게임의 플랫폼과 장르, 기존 IP의 지역별 팬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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