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사 영업이익률 7.9%→2.3%…기술 투자·가격 경쟁 부담
기아 타스만·포드 레인저 군용차로…르노, 드론 조립 추진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 기술 투자와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확대되는 국방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기존 차량 플랫폼과 생산시설·부품 공급망을 군용차와 드론 사업에 접목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양산 역량이 국방 분야에서도 경쟁 요소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타스만 군용 지휘차 등 특수차량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는 양산 픽업 기반 차량으로 영국 군용차 사업 수주에 나섰다. 르노는 프랑스 르망 사업장에서 드론을 조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 기아, '유로사토리 2026' 방산전시회 참가./사진=기아 제공


◆ 기술 투자 부담 커진 완성차…기아, 유럽 군용차 시장 공략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완성차 업계의 수익성 변화와 그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완성차 20개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2023년 7.9%에서 2025년 2.3%로 하락했다.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전년보다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2.9% 감소했다. 보고서는 전동화와 소프트웨어·인공지능(AI) 투자 부담에 중국발 공급 확대, 통상환경 변화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방 분야에서는 장비와 생산 기반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지난해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안보 관련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최소 3.5%는 핵심 국방비에 배정한다.

국방 수요가 확대되는 유럽에서 기아도 특수차량 제품군을 알리고 있다. 지난 5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BSDA 2026'에 참가해 타스만 군용 지휘차를 선보였다. 이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로사토리 2026'에는 10년 만에 참가해 경형부터 대형까지 특수차량 제품군을 소개했다.

타스만 군용 지휘차는 양산 픽업의 오프로드 성능과 안전·편의 기능에 무전기, 등화관제 등 군용 사양을 더한 차량이다. 기아에 따르면 2025년부터 대한민국 국군의 표준 지휘차로 실전 투입됐다. 두 전시회에서는 소형전술차(KLTV) 2인승 카고 차량도 함께 선보였다.

소형전술차는 2016년부터 한국군에 납품됐으며 유럽·중동·아시아·태평양·중남미 등에서도 운용되고 있다. 유로사토리에서는 차세대 중형표준차와 대형표준차 모형도 전시하며 병력·화물 수송차량까지 소개했다. 기아는 50년 이상의 특수차량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군 고객을 위한 맞춤형 모델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 포드·GM, 플랫폼·정비망 활용…르노, 드론 조립 참여

포드는 지난 9월 제너럴다이내믹스 랜드시스템즈 영국법인(GDLS UK), 리카르도와 협력해 레인저 기반 차량으로 영국 국방부의 경량기동차량(LMV) 사업 입찰에 나선다고 밝혔다. 포드가 기본 플랫폼과 사후 지원을 제공하고, GDLS UK가 군용 장비 통합·개조를, 리카르도가 군의 운용 요구에 맞춘 개조 설계를 맡는 방식이다.

포드 측은 기존 플랫폼과 공급망을 활용하면 개발 비용과 기간을 줄이고 요구 물량에 맞춰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내 딜러·공인 정비시설과 이동식 서비스 차량을 활용한 유지보수 지원도 제안했다.

GM은 방산 자회사 GM디펜스와 BAE시스템즈, NP에어로스페이스가 구성한 '팀 라이언스트라이크'를 통해 영국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 5월 영국 국방부의 육상기동체계 사업 제안에 쉐보레 실버라도 HD를 추가했다. 북미에서 생산한 GM 차량을 영국 협력사들이 개조하고 장비를 통합하며, 운용 지원까지 제공하는 방식이다.

르노는 지난 2월 공식 발표에서 방산업체 튀르지스 가이야르와 협력하는 '코러스' 프로젝트의 드론을 프랑스 르망 사업장에서 조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계·양산 경험과 품질·비용·납기 관리 역량을 활용해 12개월 이내에 월 최대 600대의 생산능력을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방산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것은 아니며, 본업인 자동차 사업의 투자 여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참여 원칙으로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의 강점은 요구 물량에 맞춰 생산을 늘리고 부품 공급과 정비까지 이어갈 수 있는 체계가 있다는 점"이라며 "군용차에서도 이런 역량을 활용할 수 있어 자동차 사업에서 쌓은 기반이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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