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최근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제도 개선으로 개별 차량의 배터리 상태 및 이력에 관한 정보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를 차량가액 산정과 사고 후 수리, 보험위험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의 수집, 활용 및 분석을 보다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11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정보 투명성 제고와 자동차보험'에 따르면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 의무화, 안전성 인증, 이력관리제를 도입하는 등 배터리의 안전성과 정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배터리 정보 투명성 제고는 차량의 안전관리뿐 아니라 자동차보험에서 전기차의 차량가액 평가, 손상 여부 판단 및 향후 보험위험 분석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다.

차량가액을 기초로 자기차량손해의 보험가입금액과 사고 발생 시 보상한도 등이 정해지므로 보험료 산정과 사고 후 보상 과정에서 차량의 시장가치를 적절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기차는 차량가치에서 배터리 비중이 크고, 동일 차종·연식이라도 배터리의 열화 정도와 수리 가능성 등이 달라질 수 있어 기존의 차종·연식 중심 평가만으로는 개별 차량의 상태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전기차 차량가액 평가에는 신차가격 변화와 기술 발전뿐 아니라 차량가치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성능과 상태가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으나 현재 국내 차량가액 평가에 직접 활용되고 있지는 않다.

보험개발원 차량가액 적용기준에 따르면 자동차 보험가액은 피보험자동차의 용도, 차명, 형식, 모양 및 연식 등을 적용하고 있으나 배터리 정보는 직접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다.

전기차는 사고 후 배터리의 손상 여부와 수리 가능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워 배터리 교체 또는 차량 전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국내 보험회사는 주로 배터리 교체 비용 부담 완화를 중심으로 대응해 온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험회사는 배터리 신품가액 보상 특약, 차량가액을 초과하는 수리비 보상 등 전기차의 높은 배터리 수리·교체 비용에 대응하기 위한 보험 보장을 확대해 왔으나 이는 주로 사고 발생 이후의 비용을 보전하는 것으로 배터리 자체의 수리 가능성을 높이는 것과는 구분된다.

모든 보험회사가 자기차량 사고로 배터리를 교체할 때 감가상각 공제분을 보상하는 배터리 신품가액 보상 특약을 도입하고 있으며, 일부 보험회사는 전기차의 높은 수리비에 대응해 사고로 수리비가 차량가액을 초과하더라도 차량가액의 130%까지 보상하는 전기차 초과수리비용 지원 특약을 운영하고 있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배터리 상태와 이력 정보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사고 발생 이후의 상태를 사고 이전 정보와 비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배터리 수리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배터리 진단정보 및 수리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장기간 축적된 배터리 정보를 보험계약 및 사고자료와 연계해 배터리 상태와 보험위험 간 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보험제도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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