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취소·영업정지 도입하고 담합 처분시효 연장… 피해구제 체계도 강화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 행동 보장 방향으로 공정거래법 개편
플랫폼 독과점·AI 악용 과장광고 대응… 지자체에 하도급·가맹 등 조사권 부여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하고 전속고발제를 개편하는 등 공정거래 제도 전반의 손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생 분야 담합을 근절하는 동시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협상력을 높이고, 디지털 플랫폼의 독과점 및 인공지능(AI)을 악용한 소비자 피해에도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하고 전속고발제를 개편하는 등 공정거래 제도 전반의 손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주 위원장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공정위의 핵심 과제로 민생 분야 공정거래질서 확립,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 강화, 디지털 시장 혁신 생태계 조성,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 완화를 제시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공정거래 집행체계 개편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식재료·에너지·교육·주거 등 가계 부담과 밀접한 분야의 담합 감시를 강화한다. 복지시설과 생활필수품 시장의 불공정행위에도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반복 담합을 근절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반복적으로 담합한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하고, 가격재결정명령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담합 처분시효를 연장해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불공정거래 피해자의 신속한 피해 회복을 위해 소송 지원과 피해 예방에 활용할 기금 신설을 추진하고, 분쟁조정통합법 제정과 손해배상소송에서 공정위 자료 활용 확대도 검토한다. 결혼식장과 골프장의 불공정약관, 상조업계의 선수금 관리 등 소비생활과 밀접한 불합리한 거래 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을 높이는 방안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주 위원장은 이른바 ‘을’의 단체행동이 담합에 해당하지 않도록 공정거래법 체계를 개편하고, 가맹·하도급·대리점 분야에서 단체 구성과 협의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기술탈취와 대금 지급 지연, 안전 비용 전가 등 악의적인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기술보호감시관과 익명제보센터 등 감시체계를 활용하고 하도급대금 지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유통 분야 대금 지급기한 단축 등 제도 개선 사항이 현장에 안착하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디지털 시장에서는 독과점 규제를 온라인 환경에 맞게 현대화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다. 온라인 거래의 특성을 악용한 반칙행위를 규율하기 위한 입법 논의를 지원하고, 오픈마켓·배달앱·숙박앱 분야 실태조사를 통해 필요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배달앱과 앱마켓, 반도체 분야의 독과점 남용행위도 엄정하게 다룬다. 빅데이터와 온라인 플랫폼 등 혁신 분야 기업결합은 기술혁신과 공정한 경쟁을 함께 고려해 심사하고, 생성형 AI를 악용한 과장광고와 소비자를 속이는 새로운 유형의 상술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기업집단 지정자료를 허위로 제출하거나 계열사를 누락하는 행위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허위자료 제출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지 않은 경우 미지정 기간의 사익편취 행위도 규율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

부당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대기업집단의 자발적인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할 새로운 지표를 마련하고 ESG 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시제도도 개편할 계획이다.

공정거래 집행체계 개편안에는 전속고발제 개선과 지방정부의 권한 확대가 포함됐다. 일정 수 이상의 국민과 중앙행정기관, 광역지방정부가 수사기관에 직접 고발할 수 있도록 전속고발제를 개편하고, 지역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광역지방정부에 하도급·가맹·대리점 분야 조사·처분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법 위반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하는 동시에 과도한 경제형벌은 합리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조사 불응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조사절차의 투명성을 높여 집행의 실효성과 절차적 공정성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주 위원장은 “경제적 강자의 반칙과 착취행위에 엄정 대응해 기업이 본업과 기술혁신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중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기울어짐이 없는 공정한 운동장을 보장하기 위해 공정위의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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