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남았는데 전년比 '반타작'…체코 원전 빠지고 중동마저 막힌 해외건설
입력 2026-10-12 13:53:13 | 수정 2026-10-12 13:53:13
서동영 기자 | westeast0@mediapen.com
9월 말 누적 206억6000만 불…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체코 원전 빈자리에 중동도 급감, 사우디 빼면 5분의 1
사우디마저 네옴 축소·후티 공격에 흔들…500억 달러 빨간불
체코 원전 빈자리에 중동도 급감, 사우디 빼면 5분의 1
사우디마저 네옴 축소·후티 공격에 흔들…500억 달러 빨간불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올해가 석 달밖에 남지 않았건만 해외건설 수주는 지난해 실적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끌어올린 체코 원전 수주가 빠진 데다, 그 공백을 메워야 할 '텃밭' 중동마저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수주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연말까지 정부 목표 500억 달러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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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도별 해외건설 수주 통계./사진=해외건설협회 | ||
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06억6000만 달러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 472억6000만 달러의 43.7%, 올해 정부 목표 500억 달러의 41.3% 수준에 불과하다.
감소분의 대부분은 유럽에서 나왔다. 올해 유럽 수주는 6억 달러로 지난해 201억5000만 달러의 3%에 불과하다. 지난해와의 격차 266억 달러 가운데 195억 달러, 73%가 유럽 몫이다. 지난해에는 187억2000만 달러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한 건이 유럽 실적 대부분을 채웠다.
체코 원전을 빼면 지난해 수주액은 285억4000만 달러다. 올해 누적 실적은 이 수치의 72.4%에 해당한다. 일회성 초대형 계약의 빈자리는 예견된 것이었고, 관건은 다른 시장이 이를 얼마나 메우느냐였다.
그러나 전통의 텃밭 중동이 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올해 중동 수주액은 59억1000만 달러다. 지난해 연간 118억8000만 달러의 절반(49.8%)이고, 2024년 184억9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32%에 그친다. 중동은 1966년 이후 누적 수주의 48.5%를 차지해 온 최대 시장이다.
충격은 상반기에 집중됐다. 상반기 중동 수주는 12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7.2% 줄었다. 해외건설협회는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발주 예정 사업이 미뤄지거나 취소됐고, 분쟁 영향국의 사업 추진도 지연됐다고 분석했다.
현지 발주도 뚜렷이 꺾였다. 쿠웨이트 투자사 캄코인베스트가 MEED 프로젝츠 집계를 바탕으로 낸 보고서에 따르면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의 3분기 계약 체결액은 47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2% 줄었다. 상반기 물량 덕에 1~9월 누계(2041억 달러)는 전년 동기보다 2.5% 많지만, 내용은 한쪽으로 쏠렸다. 3분기 건설 부문 계약은 44.7% 급감한 반면 가스 부문은 59.9% 늘었다. 건축·토목 발주가 비고 가스 플랜트만 남은 셈이다.
그나마 중동 실적을 떠받친 최대 시장 사우디아라비아다. 올해 사우디 수주는 41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28억5000만 달러)을 이미 넘어섰고, 중동 수주의 69%를 차지했다. 사우디를 빼면 중동 수주는 지난해의 5분의 1 수준이다.
문제는 그 사우디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사우디는 최근 메가 프로젝트인 네옴시티를 축소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사우디가 저탄소 미래 신도시 '네옴'(NEOM)에 지을 4만6000석 규모의 네옴 스타디움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경기장은 2034년 월드컵에서 사용될 예정이었다. 170km를 잇겠다던 거울 도시 '더 라인'은 입주 목표가 15분의 1로 축소됐다.
게다가 이란과 미국의 격돌이던 중동 전쟁이 사우디와 후티의 참여로 확대되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은 10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공항을 공격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300명 넘게 다쳤다. 사우디와 예멘 정부군의 공격에 대한 보복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연말 '막판 몰아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지난해에도 11~12월 두 달간 늘어난 수주액은 44억 달러 안팎이었다. 500억 달러 목표는 사실상 멀어졌고, 체코 원전을 뺀 지난해 실적(285억4000만 달러)을 지킬 수 있느냐가 현실적인 기준선이 됐다.
변수는 전쟁 이후다. 해외건설협회는 종전 뒤 산업설비·인프라 복구 수요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철도·가스 파이프라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걸프 지역에서 가스 플랜트 발주가 이어지는 점도 기회로 꼽힌다. 중동 정세가 가라앉을 때까지 북미와 에너지 플랜트에서 일감을 확보하며 버티는 것이 당면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동 실적은 사실상 사우디 몇 건이 만든 것"이라며 "사우디가 기가프로젝트를 줄이고 수도인 리야드까지 공격받는 상황이라 내년 물량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 수요는 분명 있겠지만 발주처 재정이 전쟁으로 악화돼 실제 발주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종전 기대만으로 내년 실적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 [이런 기사 어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