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엔 자금, 대형사엔 IP…게임업계, 지분 결합형 '상생 모델' 확산
입력 2026-10-12 15:47:28 | 수정 2026-10-12 15:47:28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자체 개발 의존 낮추고 외부 개발사와 협력 확대
개발사는 제작, 대형사는 유통·마케팅…계약 조건이 관건
개발사는 제작, 대형사는 유통·마케팅…계약 조건이 관건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대형 게임사들이 개발사를 직접 인수하거나 자체 개발조직을 확대하는 대신 지분투자와 판권 확보, 퍼블리싱을 결합해 신작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개발사는 제작 역량과 독립성을 유지하고 대형사는 자금과 글로벌 서비스 역량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신작 확보 비용과 흥행 위험을 분산하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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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씨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글로벌 CBT 시작./사진=엔씨 | ||
12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엔씨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외부 개발사와의 협력을 통해 신작 IP(지식재산권)과 서비스 권한을 확보하고 있다. 대형 게임의 개발 기간이 길어지고 제작비 부담이 커지면서 모든 개발 역량을 내부에 두기보다 외부 스튜디오의 전문성을 활용해 장르와 플랫폼별 신작 공급을 다변화하는 움직임이다.
◆ 직접 키우기보다 판권부터…외부 신작 확보하는 게임사
엔씨는 올해 1월 국내 게임 개발사 디나미스원과 덱사스튜디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두 회사의 신규 IP 국내외 퍼블리싱 권리를 확보했다. 개발사를 완전히 인수하는 대신 지분투자와 판권을 결합해 독립 개발사의 제작 역량을 활용하면서 신규 게임의 사업화 권리를 선점한 것이다.
디나미스원이 개발한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는 엔씨의 퍼블리싱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다. 엔씨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글로벌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하며 게임의 완성도와 이용자 반응을 점검했다. 엔씨가 강점을 보유한 대규모 MMORPG뿐 아니라 서브컬처 등 다른 장르의 IP까지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넥슨은 특정 개발사에 대한 투자보다는 다양한 외부 작품을 서비스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신작 공급원을 넓히고 있다. 빌리빌리 ‘히간: 이루실’, 만쥬게임즈 ‘아주르 프로밀리아’ 등 해외 개발작을 비롯해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PC판 국내 퍼블리싱과 라이브 서비스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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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템빨 오버기어드 키비주얼./사진=넥슨 | ||
국내 개발사 그레이게임즈가 제작하는 ‘템빨: 오버기어드’도 외부 IP를 활용한 신작 확보 사례다. 넥슨은 지난 1일 사전등록을 시작했으며 한국과 대만·홍콩·마카오에서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웹소설·웹툰으로 인지도를 쌓은 원작 IP에 넥슨의 서비스와 운영 역량을 결합해 이용자층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엔씨가 전략적 투자와 판권 확보를 결합해 개발사와 협력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면 넥슨은 개발 단계와 장르가 서로 다른 작품을 폭넓게 확보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양사모두 자체 개발작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 파트너십을 활용해 신작 공백을 해소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 개발 위험은 나누고 흥행 수익은 배분…계약 조건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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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슨, 서브컬처 수집형 RPG ‘히간 이루실’ 국내 정식 출시./사진=넥슨 | ||
외부 개발사와의 협력이 확대되는 배경에는 대작 개발의 비용과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자체 개발은 인력 확보부터 제작, 테스트, 출시 이후 운영까지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 반면 외부 스튜디오와 협력하면 특정 장르에 전문성을 갖춘 개발조직을 활용하고 대형사는 마케팅과 현지화, 서버 운영, 고객지원 등 서비스 역량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퍼블리싱이 개발 위험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 퍼블리셔는 계약에 따라 개발비와 마케팅비를 부담하거나 MG(최소보장금)를 지급할 수 있다. 게임이 흥행하지 못하면 선투입한 비용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개발사 역시 자금과 유통망을 확보하는 대신 매출 일부와 지역별 서비스 권한 등 사업적 권리를 퍼블리셔에 제공할 수 있다.
실제 수익 배분은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총매출과 순매출의 배분 기준, 플랫폼 수수료와 마케팅비 매출에서 차감치, 개발비 지원금 회수 대상 여부 등에 따라 양측의 실질적인 수익이 달라진다. MG 지급 이후 추가 로열티가 발생하는 시점과 후속작·2차 사업화에 대한 IP 권리 귀속도 주요 변수다.
특히 지분투자와 판권을 결합한 방식은 단순 퍼블리싱과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투자자는 개발사의 성장 가능성에 참여하면서 게임의 사업화 권리를 확보할 수 있지만 투자 자체가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개발사 입장에서도 외부 자금과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는 반면 계약에 따라 향후 사업 확장이나 IP 활용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외부 개발작 확보 경쟁이 확대될수록 단순히 판권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는지보다 계약 구조와 출시 이후 운영 성과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개발과 외부 퍼블리싱을 병행하면서 각 작품의 장르와 시장성에 맞춰 투자 규모와 사업화 권리를 설계하는 역량이 게임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개발사와의 협력은 개발조직을 무조건 확대하지 않고도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판권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성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닌 만큼 개발비와 마케팅비 부담, 수익 배분, IP 권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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