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치 담그고 딸기 따고…상하농원, ‘체험’을 ‘소비’로 잇는다
입력 2026-10-15 08:00:00 | 수정 2026-10-15 08:00:00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김장·딸기 수확부터 수목원 탐방까지 체험 다변화
유아동 동반 고객 넘어 성인 대상 프로그램도 확대
현장 체험과 상품 판매 연계해 온라인 수요층 확보
유아동 동반 고객 넘어 성인 대상 프로그램도 확대
현장 체험과 상품 판매 연계해 온라인 수요층 확보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직접 담근 김치는 집으로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지난 12일 오후 전북 고창군 상하농원. 김장 체험장에는 절임 배추와 양념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인근 스마트팜에서는 겨울 수확을 앞둔 딸기 모종이 자라고, 식품 공방에서는 유리창 너머로 먹거리 제조 과정이 펼쳐졌다.
연간 20만~30만 명이 찾는 이곳에서 농촌 체험은 단순한 즐길 거리에 그치지 않는다. 방문객이 직접 만들고 맛보는 경험을 상품 구매로 연결하는 것. 전체 매출의 약 70%를 상품 판매에서 올리는 상하농원이 체험 콘텐츠를 확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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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오후 전북 고창군 상하농원 방목장에서 저지 젖소(왼쪽)와 홀스타인 젖소(오른쪽) 풀을 뜯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
기자가 방문한 이날은 연휴가 끝난 월요일이었지만 농원 곳곳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이 눈에 띄었다. 한적한 농장 풍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거나 목초지에서 풀을 뜯는 동물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 많았지만 20~30대와 중장년층 일행, 반려동물과 함께 온 이들도 있었다.
매일유업과 고창군이 손잡고 조성한 상하농원은 식품 공방과 농사·동물 체험, 숙박시설 등을 갖춘 체험형 농촌 테마파크다. 주중에는 어린이집과 학교 등 단체 방문객이, 주말에는 가족 단위 고객이 주를 이룬다.
상하농원 관계자는 "10월은 핼러윈 행사 등으로 연중 방문객이 가장 많은 달"이라며 "올해는 약 5만 명 방문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달 둘째 주 기준으로 이미 목표치의 약 55%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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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농원을 찾은 방문객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
상하농원에 마련된 다섯 개 공방에서는 참기름과 발효식품, 빵 등 다양한 먹거리를 생산한다. 각 공방은 의인화된 캐릭터를 모티브로 모두 다른 외관으로 설계됐다. 발효공방이 80대 노부부를 상징하고, 노부부의 첫째 아들이 과일공방, 둘째 아들이 참기름공방인 식이다. 공방마다 건물 모양 스탬프도 비치돼 있어 다섯 공방의 스탬프를 모두 모으는 '스탬프 투어'를 마치면 간식꾸러미 등 선물도 받을 수 있다.
각 공방에서는 유리창 너머로 식품 제조 과정도 관람할 수 있었다. 식품 제조시설인 만큼 방문객 동선과 분리돼 있지만, 직원들이 제품을 만드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참기름 공방에서는 저온 가공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카스텔라 공방에서는 농원에서 생산한 동물복지 유정란을 원료로 사용하는 등 제조 방식과 원료에서 차별점을 강조했다. 별도 체험교실에서는 소시지와 김치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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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농원 과일공방(왼쪽)과 카스텔라 공방(오른쪽)에서 제품을 생산 중인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
이날 진행된 '김장 체험' 시연에서는 절임 배추와 김치 양념부터 장갑과 김장봉투까지 필요한 재료와 도구가 모두 준비돼 있었다. 진행자는 김장의 역사와 시대에 따른 김치의 변화를 소개한 뒤,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는 방법부터 완성한 김치의 보관법까지 단계별로 설명했다. 직접 담근 김치는 택배로 집까지 보낼 수 있다. 상하농원은 오는 11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김장 체험을 운영하고, 숙박시설인 파머스빌리지와 결합한 패키지도 선보일 예정이다.
겨울철 '딸기 체험'을 위한 준비도 한창이었다. 폐컨테이너를 재활용해 구축한 상하농원 스마트팜에서는 푸른 딸기 모종의 잎이 줄지어 자라고 있었다. 상하농원은 스마트팜 6개 동 모두에 설향 딸기 모종을 심고 겨울 수확을 준비 중이다. 11월에는 딸기 수분을 돕는 벌을 투입하고,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수확 체험을 운영한다.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딸기의 생육 과정과 수확 방법을 설명하고 관련 퀴즈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기존 딸기 수확 체험과 단품 판매에 더해 처음으로 딸기 정기배송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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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농원 체험교실에서 '김장 체험'이 준비된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
상하농원은 먹거리 체험뿐 아니라 자연을 배우는 공간도 마련했다. 2024년 문을 연 상하농원 수목원에서는 가이드와 함께 숲길을 걸으며 계절별 식물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었다. 가이드는 참나무의 종류를 잎과 줄기, 열매인 도토리의 모양으로 구별하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이어 도토리를 먹이로 삼는 동물들이 열매를 옮기면서 씨앗이 퍼지고 새로운 나무가 자라는 원리까지 설명했다. 이 밖에 다양한 식물의 특징을 직접 관찰할 수 있으며, 정상 부근에는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 공간도 배치했다.
상하농원은 올해부터 기존 어린이·가족 중심의 체험 프로그램을 성인 고객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 주요 체험 고객이었지만, 올해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시지 굽기와 막걸리 빚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새롭 도입했다. 앞으로 김치와 발효식품 등을 활용한 성인 대상 프로그램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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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태연 상하농원 조경팀 프로가 상하수목원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
상하농원은 체험을 통해 농원을 찾은 방문객을 지속적인 상품 구매 고객으로 연결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공방에서 제조 과정을 살펴보거나 직접 음식을 만드는 경험을 통해 제품을 알리고, 방문 이후에도 온라인 구매가 이어지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상하농원 관계자는 "상하농원 개장 이후 숙박시설과 체험 콘텐츠를 꾸준히 확대하는 등 시설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전체 매출 중 약 70%가 상품 판매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방문객을 온라인 구매 고객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