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종자 수확 적기, AI가 알려준다…예측 프로그램 개발
입력 2026-10-14 11:00:00 | 수정 2026-10-14 11:00:00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국립종자원, 기상·생육정보 기반 수확기 예측 프로그램 개발·활용
과거 46년 기온자료·당해 기상정보 분석…필지별 수확시기 예측
올해 벼 보급종 24품종·9565필지 적용…수확시기와 ±3일 이내 일치
지방정부·민간 종자업체에도 무상 제공…종자 생산관리 체계화 기대
과거 46년 기온자료·당해 기상정보 분석…필지별 수확시기 예측
올해 벼 보급종 24품종·9565필지 적용…수확시기와 ±3일 이내 일치
지방정부·민간 종자업체에도 무상 제공…종자 생산관리 체계화 기대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기후변화로 벼 수확 적기를 판단하기 어려워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이 기상정보와 작물 생육정보를 분석해 종자의 적정 수확시기를 알려주는 기술이 개발됐다. 과거 기온자료와 당해 연도 기상정보를 토대로 필지별 수확시기를 예측해 집중호우나 태풍 등 기상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종자 품질을 높이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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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종자원이 개발한 AI 기반 종자 수확기 예측 프로그램 화면./자료=종자원 | ||
국립종자원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전북본부는 기상정보와 벼 생육정보를 활용해 적정 수확시기를 예측하는 ‘AI 기반 종자 수확기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해 정부 보급종 생산현장에 적용하고 지방정부와 민간 종자업체에도 무상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후변화로 인한 수확기 예측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데이터 기반의 종자 생산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개발됐다. 최근 고온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이 잦아지면서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지역과 연도별 기상여건에 따라 출수기와 성숙기, 수확시기가 달라지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종자 생산에서 수확시기는 발아율과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너무 일찍 수확하면 종자가 충분히 여물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수확이 늦어지면 비를 맞거나 이삭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가 발생해 종자의 발아율과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수확기 강우나 태풍이 예상되더라도 기존에는 농업인의 경험과 현장 관찰에 의존해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기상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종자원과 전자기술연구원은 재배지역과 품종, 출수일, 기상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벼의 성숙 정도와 적정 수확시기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생산자가 재배지역과 필지, 출수일 등 기본정보를 입력하면 AI가 1980년부터 2025년까지 46년간의 적산온도 자료와 당해 연도 기상정보를 분석해 필지별 수확 적기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적산온도는 작물의 생육기간에 걸쳐 일정 기준으로 누적한 온도를 의미한다. 벼는 출수 이후 온도 조건에 따라 성숙 속도가 달라지는 만큼, 누적된 기온정보를 활용하면 날짜 계산보다 작물의 생육상태를 반영한 수확기 판단이 가능하다.
프로그램은 과거 평균과 최근 추세, 머신러닝, 다항식 회귀, 중기예보 등 5가지 예측방법을 활용해 수확시기를 비교·분석한다. 출수 이후 적산온도의 변화와 종자 성숙기, 예상 수확기 등을 그래프로 보여줘 현장 담당자가 품종별·필지별 수확 적기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현장 적용에서도 예측 가능성을 확인했다. 종자원은 올해 정부 보급종으로 생산 중인 벼 24품종, 9565필지에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예측한 수확시기가 실제 현장의 수확시기와 ±3일 이내로 일치하는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해당 생산현장에 적용한 결과로, 향후 다양한 재배환경에서의 정확도 검증과 지속적인 자료 축적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의 활용 범위도 정부 보급종 생산현장을 넘어 확대되고 있다. 종자원이 생산하는 정부 보급종뿐 아니라 지방정부가 생산하는 원원종·원종 등 상위단계 종자와 민간 식량종자 생산에도 무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원원종과 원종은 이후 종자 증식에 사용되는 상위단계 종자로, 이 단계부터 생산관리를 체계화하면 후속 종자 생산의 품질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방정부나 민간 종자업체가 별도의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고도 동일한 기준으로 수확시기를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기관별 경험과 판단에 의존하던 수확기 관리를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해 지역과 생산단계에 따른 관리 편차를 줄이고, 기상위험이 예상될 때는 수확 가능한 시기에 앞당겨 수확하는 등 사전 대응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자원과 전자기술연구원은 앞으로 현장에서 축적되는 실제 수확자료와 기상자료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예측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한 농업위성 정보와도 연계해 채종포의 생육상태까지 정밀하게 파악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고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수확시기 예측을 넘어 종자 생산 전반의 과학적 관리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양주필 종자원 원장은 “기후변화로 과거의 경험만으로 적정 수확시기를 판단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생산자가 기상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적정 수확시기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립종자원은 프로그램을 활용하려는 벼·맥류 생산자단체와 기관에 프로그램 및 활용 매뉴얼을 무상 제공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