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사 14일 본교섭 재개…제시안 불만족 시 ‘3차 부분파업’ 가능성
HD현대중공업, 잠정합의안 부결·한화오션도 협상 난항…노사 갈등 격화 우려
산업계 파업 불안감 지속…“대립 피하고 대화 여지 남겨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철강·조선업계의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산업 현장에 파업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포스코가 노사 간 본교섭을 앞둔 가운데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조선업계에서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 경쟁과 원가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파업만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철강·조선업계의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산업 현장에 파업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 노조의 ‘쟁의대책위원회 출범 및 2026 단체교섭 출정식’ 모습./사진=포스코노동조합 라이브 방송 캡쳐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사는 이날 임단협 본교섭을 진행한다. 지난달 15일 교섭 이후 새 집행부 체제에서 약 한 달 만에 다시 교섭을 재개하게 됐다. 이달 7일, 8일, 13일에는 세 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하며 협상 재개의 물꼬를 텄다.

특히 노사가 일부 쟁점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요청한 탄력적 근로시간제 서면합의 진행과 연장근로 거부 지침 유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는 실무교섭에서 노사가 조합원 사기 진작 방안 마련의 필요성에 뜻을 모은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전히 임금 격차가 크다는 점이 협상의 변수로 꼽힌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함께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2% 인상에 목표 달성 격려금 35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 지급 등을 제시해 여전히 간극이 큰 상황이다. 

포스코가 노조가 원하는 만큼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제시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영업이익 487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3% 감소한 수치다. 게다가 하반기에도 높은 원가 부담과 철강 수요 회복 지연 등으로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노조 측의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1조4000억 원이 들어간다는 추산이 나오기도 했다.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추가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도 사측이 진전된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3차 부분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1차와 2차 부분파업을 각각 48시간, 120시간 동안 진행했다. 3차 파업을 벌이게 되면 앞선 파업보다 강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어 노사 간 긴장감도 고조될 전망이다. 

포스코 측은 이번 본교섭에서 협상에 성실히 임해 원만한 합의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포스코 노사 협상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중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포스코 노사 협상과 관련해 “포스코 노사협상이 상당히 난항을 겪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교섭을 지도하겠다”고 언급했다. 

◆조선업계도 ‘임단협 난항’…HD현대 합의안 부결·한화오션 고공농성

조선업계 역시 임단협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도출한 첫 번째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며 재교섭 수순을 밟게 됐다. 

1차 합의안에서는 기본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노조 내부 불만이 나왔고, 이는 결국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로 이어졌다. 

노조 측은 지난 8일 교섭 재개를 요청했고, 13일 본교섭을 진행한 데 이어 15일에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화오션 역시 기본급 인상 폭과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두고 노사 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7일 기본급 및 승급·승격분을 합쳐 총 13만8689원 인상, 일시금 750만 원 지금, 연 100만 원 상당의 복지포인트 지급 등을 담은 제시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노조 측은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800%에서 900%로 확대 등을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게다가 김유철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장은 지난 8일 거제사업장 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에 나서면서 노사 간 대립도 격화하는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 협상이 길어질 경우 추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파업은 누적 손실일 뿐”…대화 통한 해결 촉구

산업계에서는 임단협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파업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임금과 근로 조건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은 협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갈등이 실제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협력업체와 고객사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대외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산업계가 파업 가능성을 우려하는 배경이다. 조선업계는 글로벌 선박 발주와 선종별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생산성을 높이고 납기 일정을 맞춰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중국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주도권을 중국에 내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철강업계 역시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 불확실성, 원가 부담 등 여러 변수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황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발생하면 수익성 개선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격화하더라도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고 파업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파업은 노사 양측 모두에게 누적 손실만 안길 뿐이며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임단협에서 노사 간 입장 차이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갈등이 파업으로 이어지면 지역 경제를 넘어 국가 경제까지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노사가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고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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