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하루 최대 48만 톤 방류…“여러 측면 문제 우려”
수질·수온·안개·농업피해 쟁점화…“농업용수, 농업에 우선 시용돼야”
두 차례 반대의견 냈지만…“관리기관 스스로 권한 포기한 것 아닌가”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서 발생하는 처리수의 고삼저수지 상류 방류를 둘러싸고 한국농어촌공사의 관리 책임과 대응 권한이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서 발생하는 처리수의 고삼저수지 상류 방류를 놓고 농어촌공사의 관리 책임과 대응 권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농업용수의 수질 악화와 저수지 안전성 문제, 겨울철 안개에 따른 도로 안전 및 농업 피해 가능성을 제기하며 농어촌공사가 목적 외 사용허가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어촌공사가 그간 고삼저수지 유입에 반대해 왔음에도 최근 사업 추진 과정에서 관리기관으로서의 권한을 충분히 행사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신 의원은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처리수 방류 계획과 관련해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고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반도체를 먹고살 수는 없다”며 “농업용수는 농업에 쓰이는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이 문제 삼은 것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서 발생하는 처리수를 고삼저수지 상류로 유입시키는 방안이다. 그는 처리수 방류량이 당초 하루 33만 톤에서 36만 톤으로 늘어난 데 이어 현재는 최대 48만 톤으로 변경됐다며, 대규모 처리수가 저수지로 유입될 경우 수량과 수질, 수온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특히 저수지에 처리수를 직접 방류하는 방식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하천을 통해 방류수가 흘러가는 사례와 달리 저수지에 대규모 처리수가 유입되면 오염물질이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고삼저수지의 하루 평균 자연 유입량을 약 15만 톤으로 제시하면서 처리수 방류량이 최대 48만 톤에 이르면 저수지의 물 수용 능력과 수위 관리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수지의 담수 용량과 실제 유입·방류 조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문학적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수질 악화 가능성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신 의원은 처리수 유입에 따라 총질소와 총인 등 오염부하가 증가하고 녹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관련 조사 결과도 언급했다.

앞서 농어촌공사는 2020년 두 차례 검토를 통해 처리수의 고삼저수지 유입에 반대하고 저수지를 우회해 하류에 방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원은 처리수의 수온이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도 문제 삼았다. 그는 SK하이닉스 측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방류수 온도가 17도로 계획돼 있다고 설명하면서, 겨울철 저수지 수온과 큰 차이가 날 경우 안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고삼저수지의 월별 평균 수온 자료를 제시하며 겨울철에는 방류수와 저수지 물의 온도 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인근 세종~포천고속도로 교량 구간에서 안개가 발생할 경우 도로 결빙과 블랙아이스 등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농업 분야의 피해 가능성도 거론했다. 안개가 장기간 발생하면 시설하우스의 일조량이 줄어들 수 있고, 친환경 농업 현장에서는 병해충 방제를 위한 약제 사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당초 검토 과정에서 다뤄졌던 안개 대책이 최근 계획에서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아니냐며 관련 대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과거 이천 SK하이닉스 공장 주변의 농업 피해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 공장 방류수와 관련한 문제가 제기된 뒤 주변 농경지에서 작물이 피해를 입고 일정 기간 농사를 짓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으며, 종합폐수처리장 설치와 별도 용수 확보 이후에야 농업이 가능해졌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그냥 흐르는 물에 방류한 경우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고삼저수지는 물이 갇혀 있는 곳”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오염물질이 더 축적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사례에서 드러난 문제를 고려할 때 고삼저수지 방류 계획에 대해서도 수질과 농업 피해를 사전에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쟁점은 농어촌공사의 관리 권한 행사로 옮겨갔다. 신 의원은 농어촌공사가 처리수 방류에 반대 의견을 제시해 왔지만, 방류수가 하천을 따라 약 10㎞를 이동해 저수지로 유입되는 간접 유입이라는 이유로 목적 외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단을 하면서 실질적인 권한 행사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농어촌공사가 스스로 관할권을 포기한 것 아닌가”라며 “간접 유입이냐 직접 유입이냐를 따져 권한이 없다고 스스로 포기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저수지 관리기관이라면 처리수 방류가 농업용수와 농업기반시설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필요한 법적 권한을 행사하고,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로 풀이된다.

이어 신 의원은 향후 환경영향평가 절차에서도 농어촌공사가 명확한 반대 의견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업시행자인 SK하이닉스가 처리수 방류의 원인 제공자인 만큼, 농업 피해가 발생할 경우 농민들이 농어촌공사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법률적 책임 관계를 사전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어촌정비법 제22조와 관련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신 의원은 농업기반시설의 본래 목적과 산업시설 입지·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외적 이용 사이의 충돌을 지적하며 농어촌공사 차원에서도 관련 법 개정안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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