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위대한 수업’ 5편 방송 마무리…국가 성장 위한 화두 제시
취업·창업·교육 등 청년들의 현실적 고민에 답변…미래 인재상 공유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청년들에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창업과 과감한 도전을 주문했다. 인공지능(AI)이 일자리와 산업 구조를 바꾸는 시대에는 정해진 답을 찾는 능력보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회문제 해결을 새로운 경제활동으로 연결하고, AI 활용과 한일 경제협력을 통해 국가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청년들에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창업과 과감한 도전을 주문했다. 사진은 최태원 회장이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는 모습/사진=EBS 제공)


18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간 방송된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시즌6에 출연해 ‘AI와 새로운 자본주의 그리고 청년’을 주제로 강연했다. 한국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한 최 회장은 세 차례 강연에서 경제·사회적 과제와 미래 성장 전략을 설명한 데 이어 두 편에 걸쳐 청년 질문에 직접 답하면서 취업과 창업, AI 시대의 일자리, 미래 인재상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0대로 돌아가면 무조건 창업”…작은 문제부터 해결

최 회장은 마지막 방송에서 자신이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창업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AI 시대에 어떤 일에 도전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일단 저는 무조건 창업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반도체를 하는 창업은 아닐 것”이라며 “대한민국이나 인류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 혹은 고통받는 사람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 부족과 탄소 배출 등 환경 문제, 식량 부족을 대표적인 과제로 꼽았다. 기존 방식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새로운 농사법을 개발하거나 인공식품을 만들어서라도 식량을 공급하는 방법을 찾겠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청년들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성장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자신이 관심을 가진 작은 문제부터 해결해보라고 조언했다. 환경과 돌봄, 저출생, 금융 취약계층 등 사회가 직면한 과제가 다양하지만 처음부터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내 손에 잡히는 작은 문제부터 해결하고 그 경험들이 쌓이면 점점 더 큰 해결책을 만들어갈 수 있다”며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가슴 속에 있는 걸 그냥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AI 확산에 따른 노동의 변화와 미래 교육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최 회장은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 노동의 가치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묻는 취업준비생에게 “노동의 선택이 변할 것”이라고 답했다. 

과거에는 한 회사나 직종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일하는 것을 직업으로 여겼지만, AI가 업무 방식을 바꾸면 일하는 시간과 방식에 대한 선택지도 넓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를 활용해 8시간 걸리던 업무를 1~2시간 만에 끝낼 경우 남은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거나 다른 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 교육에 대한 질문에는 기존의 지식 전달과 시험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학교가 하나의 정형화된 방식으로 인재를 길러내던 시대는 달라져야 한다”며 “학교는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직접 도전하고 실험하는 장소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장 자체보다 실제 문제를 해결해본 경험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문제를 정의하고 질문을 던지는 능력, 사고력과 공감 능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가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AI가 할 수 없는 일 찾아야”…사고력·공감·회복탄력성 강조

AI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과 개인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을 넘어 사람과 사회를 이해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AI 시대의 리더는 AI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며 “AI를 활용해 조직과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직접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지능을 높여주는 도구이지만 지능이 곧 지혜는 아니다”라며 문제 해결 과정에서는 사람을 이해하고 움직이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길러야 할 역량으로는 생각하는 힘과 공감 능력, 적응의 근육, 바디 스킬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정답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설정하며, 타인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자세도 주문했다. 최 회장은 “실패하지 않으려고 안전장치를 모두 마련할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오히려 AI가 진화하는 속도에 뒤처질 수 있다”며 “실패 후 다시 일어나 도전하는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사회문제 해결부터 한일 경제협력까지…새로운 성장전략 제시

청년들과의 문답에 앞서 진행된 세 차례 강연에서는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했다.

첫 강연에서는 사회문제 해결을 새로운 경제활동으로 연결하는 구상을 소개했다. 사회문제 해결 성과를 측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면 기업과 민간 조직, 사회적기업 등이 자발적으로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SK가 10여 년간 추진해온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실험을 사례로 들며 “인센티브를 지급한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최소 3배 이상의 사회적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강연에서는 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건으로 속도(Speed)·규모(Scale)·안전(Safety)을 뜻하는 ‘3S’를 제시했다. AI 인프라와 모델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과 일상에서 기술을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이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고 활용하면서 새로운 기술과 제도를 실험하는 ‘AI 네이티브 사회’로의 전환도 강조했다.

세 번째 강연에서는 지정학적 환경 변화와 저출생·고령화에 대응할 성장 방안으로 한일경제연대를 제안했다. 한국과 일본이 경제공동체로 발전하면 약 6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너지와 AI, 헬스케어, 관광, 벤처·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찾으면 청년들에게도 더 넓은 시장과 일자리, 창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결국 다시 성장하는 새로운 국가를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젊은 여러분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함께 고민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우리가 밝게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이번 강연이 AI 시대 기업의 역할을 기술 도입과 생산성 향상에서 사회문제 해결과 새로운 가치 창출로 확장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 인프라와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이를 실제 산업과 일상에 적용해 성과를 만들고, 변화에 대응할 인재를 길러내는 일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위대한 수업’ 최태원 회장 편은 E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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