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기업인 증인 채택 놓고 여당 압박…“국감서 기업 책임 물어야”
입력 2026-10-19 13:51:48 | 수정 2026-10-19 13:51:48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기노위, 호남 반도체·AI 데이터센터·산업재해 관련 증인 요구
이철규·나경원·서왕진 의원 “총수 아니더라도 책임자 불러야”
이철규·나경원·서왕진 의원 “총수 아니더라도 책임자 불러야”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기업인 증인 채택에 소극적인 여당을 향해 공세를 이어갔다.
![]() |
||
| ▲ 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들의 증인 선서./사진=국회방송 화면 | ||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실현 가능성, 대기업의 산업재해 책임 등을 검증하려면 관련 기업의 총수나 책임자급 인사를 국감장에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야당은 총수가 어렵다면 실무책임자라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며 여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삼성전자와 SK 총수, SK하이퍼 대표이사 등 3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며 특히 SK하이퍼 대표이사의 증인 채택을 거듭 요구했다. 전국적으로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과잉 투자와 지역별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관련 기업을 통해 사업의 실체와 투자 계획을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데이터센터 유치를 둘러싼 과잉 설비와 부작용을 미리 점검하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라며 증인 채택을 촉구했다. 이종배 의원도 대기업 총수의 증인 출석에 여당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총수 출석이 어렵다면 책임 있게 답변할 수 있는 인사라도 불러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한 증인 채택 요구도 이어졌다. 김위상 의원은 해당 사업에 896조원이 투입되는 국가적 사업이라고 언급하며 투자 규모와 일정, 전력·용수 확보, 지역 상생 방안 등을 국감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의 출석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며 한발 물러선 대안을 제시했다. 기업의 책임 있는 부문장급 인사를 통해서라도 전력과 용수, 부지 확보 등 사업 추진 여건을 점검하자는 것이다. 나 의원은 “사업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채 추진될 경우 지역 주민에게 실현 가능성이 불확실한 기대만 안길 수 있다”며 국회의 검증 필요성을 강조했다.
야당의 공세는 산업재해 관련 기업 경영진의 책임 문제로도 확대됐다. 윤재옥 의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계열사의 사망사고 현황을 거론하며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그룹 경영진의 책임을 확인하지 못한다면 산업안전을 담당하는 상임위원회의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 역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는 국가 전력수급과 전력망 구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라며 관련 기업을 통한 직접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인 채택이 어렵다면 참고인으로라도 불러 사업의 실체와 국가 차원의 인프라 지원이 적정한지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L만도의 중대재해 사망사고와 관련한 경영책임자 책임성 및 불법파견 의혹도 국감에서 다뤄야 할 사안으로 제시했다.
서 의원은 특히 정부 정책을 뒷받침한다는 이유로 국회가 기업의 책임을 묻는 일까지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 역시 정치적 공방에 치우치지 말고 국민을 위한 실질적인 검증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선 국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출석하지 않은 기업인에 대한 조치 요구도 나왔다. 김주영 의원은 “대유위니아 박영우 회장과 DIA 박원진 대표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며,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동행명령과 고발 등 법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증인 채택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시한이 다가온 만큼 이날 중 합의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김정호 위원장은 “증인 채택과 관련해 여야 간사가 계속 협의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점심시간을 활용해서라도 합의 가능한 부분을 최대한 도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야당의 증인 채택 요구는 대규모 반도체·AI 인프라 사업의 실현 가능성과 기업의 산업안전 책임을 국회가 직접 검증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간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관련 현안을 국감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