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수출, 역대 최대 훈풍…기업 실적, '환율·재고·제품 믹스'서 갈려
입력 2026-10-19 15:45:36 | 수정 2026-10-19 15:45:36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바이오의약품 수출 66억달러…유전자재조합·유럽 시장이 성장 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팜, 생산·원가·신약 판매 상이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팜, 생산·원가·신약 판매 상이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실적은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출 규모뿐 아니라 매출 인식 시점과 환율, 제품별 수익성, 생산 일정이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좌우하면서 산업 수출 증가율과 개별 기업의 실적 성장률 사이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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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제 4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
19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집계한 올해 1~9월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6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전체 의약품 수출액은 90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 중 바이오의약품 비중은 73.4%에 달했다. 바이오의약품이 국내 의약품 수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기업별 실적은 환율과 생산·출하 일정, 고수익 제품 판매 비중에 따라 차이를 나타냈다.
◆ 유전자재조합의약품·유럽 수출이 견인…통관액과 매출은 달라
품목별로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이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올해 1~9월 수출액은 57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8% 늘었으며 전체 바이오의약품 수출의 86.5%를 차지했다. 독소·항독소 수출은 4억3000만 달러로 43.3% 증가했다. 반면 백신 수출은 1억8000만 달러로 21.7%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향 수출이 10억7000만 달러로 최대 규모를 유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23.7% 줄었다. 스위스는 10억1000만 달러로 27.3%, 헝가리는 9억2000만 달러로 28.0% 증가했다. 식약처는 유럽 시장 내 글로벌 제약사 대상 CDMO(위탁개발생산) 공급 확대와 바이오시밀러 수요 증가를 수출 성장 배경으로 꼽았다.
국가별 수출 증가율이 기업의 매출 성장률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수출 통계는 제품이 국경을 넘어간 시점을 기준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기업 매출은 계약 조건과 회계 기준에 따라 인식된다.
특히 CDMO의 경우 생산·출하 일정과 계약 조건에 따라 매출 반영 시점이 달라지며 바이오시밀러는 해외 법인 공급과 현지 판매 사이에 시차가 발생한다. 여기에 현지 유통 재고와 제품별 판매 구조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산업 전체의 수출 증가가 개별 기업의 실적에 반영되는 양상은 달라진다.
◆ 환율·생산 일정·제품 믹스가 실적 좌우…기업별 수익성 차별화
환율은 수출 기업의 원화 기준 실적에 영향을 대표적 변수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3원으로 2분기 1502원보다 약 5% 하락했다. 달러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동일한 달러 매출을 기록해도 원화 환산액이 줄어드는 영향을 받는다. 실제 손익 영향은 계약 통화와 원가 통화, 환헤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분기 실적은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 매출 1조3380억~1조4063억 원, 영업이익 5890억~6354억 원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하나증권·SK증권 등은 5공장 가동 확대와 생산·품질 검증(PPQ) 물량의 매출 반영을 주요 성장 요인으로 제시했다. 반면 5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출하 일정 변경은 실적 변수로 꼽혔다. SK증권은 생산 차질 규모를 약 15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셀트리온은 3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1조5000억 원, 영업이익은 51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8%, 69.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34%를 기록했다.바이오시밀러 신제품 판매 확대와 제조원가 개선이 수익성 향상을 이끌면서 환율 하락에 따른 부담을 상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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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사진=SK바이오팜 | ||
SK바이오팜은 미국 자체 신약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사례다. 하나증권은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SK바이오팜의 3분기 매출을 2532억 원, 영업이익을 968억 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38% 증가한 수준이다.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의 미국 처방량 증가와 세노바메이트의 일본 허가에 따른 마일스톤 수익이 실적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했다.
세 기업의 사례는 바이오 산업의 수출 증가가 기업별 실적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반영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 확대와 출하 일정,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신제품 판매와 제조원가, SK바이오팜은 미국 자체 신약의 처방 성장과 기술료 수익이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전체의 수출 증가율만으로 개별 기업의 성적을 판단하기보다 매출을 창출하는 사업 구조와 제품별 수익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수출 증가가 기업 실적에 반영되는 규모와 시점은 제품 구성과 출하 일정, 현지 유통 구조, 원가에 따라 달라진다”며 “산업 전체의 수출 증가율과 개별 기업의 매출·영업이익을 구분하고, 각 기업의 핵심 제품 판매와 수익성 개선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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