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만 반대매매 900억원 나오기도…"투자 난이도 급상승 국면"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급격한 낙폭을 기록한 이후 제한적인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을 겨냥한 강제청산의 파장이 가시지 않고 있다. 주가지수가 조금씩 반등을 하는 국면에서도 수백억 원대 규모의 반대매매가 속출하면서 급락장 여파에 따른 투자자들의 손실 확대 우려가 증폭되는 양상이다.

   
▲ 국내 증시가 급격한 낙폭을 기록한 이후 제한적인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을 겨냥한 강제청산의 파장이 가시지 않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가 가파른 조정을 받은 직후 3거래일간(14~16일) 집행된 실제 반대매매 금액이 총 22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별로 살펴보면 지난 14일 893억원, 15일 805억원에 이어 16일에도 572억원의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 14일 기록한 수치는 지난 7월 31일(1220억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15일과 16일에도 각각 800억원대와 500억원대의 강제청산이 이어지며 증시 전반에 무거운 압박을 가하고 있다. '금융위기' 급의 명시적인 사건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일각에선 그에 필적할 만한 폭락장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달 전체 누적 규모로 시야를 넓히면 충격은 더욱 선명해진다. 이달 초부터 지난 15일까지 집계된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총 3391억원에 달해 이미 지난달 전체 반대매매 규모(2191억원)를 크게 뛰어넘었다. 이번 달이 겨우 반 정도 경과된 시점에서 이미 '3개월 내 최고' 수준의 강제청산 폭탄이 터진 셈이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정해진 기한 내에 대금을 갚지 못하거나 담보유지비율을 맞추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본인 동의 없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를 뜻한다. 최근 코스피가 6000선 아래로 주저앉는 등 급락 장세가 연출되자 미수거래 투자자들의 담보가치가 급감했고, 이에 따라 강제청산 위험에 노출되는 계좌가 급증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거센 하락 압력을 받았다. 지수 추이를 보면 지난 12일 6383.89였던 코스피는 13일 6035.35로 밀려났고, 14일 6008.81을 거쳐 15일에는 5554.22까지 추락했다. 이후 16일 2.05% 상승한 5668.05로 숨 고르기에 나섰고 19일 역시 1.76% 올랐지만 낙폭을 만회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비중 자체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0~2%대에 머물렀던 이 비중은 지난 13일 5.6%, 14일 7.2%, 15일 5.9% 등으로 3거래일 연속 5%선을 상회했다.

설상가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실탄' 역시 눈에 띄게 말라가는 흐름이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지닌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6일 기준 94조4030억원으로 집계되며 10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이는 지난 12일(100조4389억원)과 비교했을 때 단 4거래일 만에 약 6조원 넘는 금액이 증발했다는 의미다.

그런 한편 '빚투'의 또 다른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여전히 32조원을 웃돌며 높은 수준을 지키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8160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소폭 늘어났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의 매수 여력이 한풀 꺾이면서 증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여기에 당국과 증권업계는 특정 종목의 신용융자 조건을 엄격히 관리하는 등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투자 난이도는 급격하게 올라갔다는 점에 업계 다수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대응하기에는 매우 힘겨운 국면이라는 평가도 흔히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수가 일시적으로 반등 흐름을 나타내더라도 앞선 폭락장에서 입은 손실이 곧바로 만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어려운 국면"이라고 짚으면서 "미수거래를 활용한 투자자들은 주가가 본래 가치로 회복되기도 전에 강제 매도 처분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은 장세일수록 철저하게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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