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고객에게 2차 피해 여부와 관계없이 VIP 고객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현금 보상 방안은 포함하지 않아 실질적인 피해 구제보다 생색내기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지난 1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에서는 외부 접근이 가능한 업무 시스템을 통한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고가 잇따랐다. 

신한은행에서는 대출모집인용 모바일 조회 서비스가 해킹돼 약 2만5000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에서도 각각 89명과 119명의 고객 정보가 빠져나갔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해킹 공격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고객 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해킹 사고로 정보가 유출된 KB국민·신한·하나은행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전액 배상 방침을 밝혔다. 

2차 피해에 대한 배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에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 지금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범위와 수준을 적극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히 저희들이 100% 배상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국감에서 보상 범위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내놓은 지원책은 보험 가입과 은행 거래에서 누릴 수 있는 우대 서비스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이 취합한 금융권 해킹 보상안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정보 유출 고객 2만5000여 명 전원을 금융범죄 피해 보상 보험에 가입시키기로 했다. 보장 한도는 1인당 연간 1000만원으로 비용은 은행이 부담한다. 또 각종 수수료 면제와 환율 우대 등 VIP 고객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영업점 방문 고객에게는 전담 창구와 직원을 배정해 우대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정보가 유출된 고객 89명 모두에게 최고 고객 등급인 '하나(HANA VIP)'를 내년 말까지 적용한다. 각종 수수료 면제와 함께 신용정보 조회 차단과 금융사고 안심보험 등이 포함된 금융명의보호 서비스 가입도 1년간 제공한다. 반면 국민은행은 2차 피해 발생시 전액 배상한다는 기존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들 은행이 내놓은 대책은 수수료 면제와 VIP 등급 부여 등 간접적인 혜택에 그치면서 실질적인 피해 구제보다는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객별 거래 규모나 이용 빈도에 따라 혜택이 달라지는 데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도 없어 은행의 책임 이행을 강조하는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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