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도 예외 없다" 증권업계 3분기 '실적 쇼크' 현실 되나
입력 2026-10-21 14:01:19 | 수정 2026-10-21 14:01:19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거래대금 급감하자 주요 5개사 3분기 순이익 전망치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상반기 ‘역대급 실적’이라는 화려한 축포를 터뜨리며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증권업계가 3분기 들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눈높이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단순한 성장세 둔화를 넘어 대형사들마저 '분기 적자'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여의도 증권가에 깊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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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역대급 실적’이라는 화려한 축포를 터뜨리며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증권업계가 3분기 들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70% 이상 급감하며 '실적 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증권 등 주요 증권사 집계에 따르면, 삼성증권·한국금융지주·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 주요 5개사의 3분기 연결 지배주주순이익 합산 전망치는 1조 63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무려 76.6% 폭락한 수치이며 전년 동기 대비로도 44.9% 감소한 규모다. 메리츠증권과 BNK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 역시 주요사들의 합산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며 일제히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이처럼 실적이 고꾸라진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단연 '거래대금의 급격한 감소'로 요약된다. 상반기 증시를 뜨겁게 달구며 유동성 장세를 주도했던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 약 50조원에서 9월 들어 21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분기 전체 기준으로도 3분기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52조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1.7% 급감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역시 1249억달러로 전분기보다 30.7% 줄어들며 투자심리 위축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전분기 대비 34% 이상 고꾸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반기 증권사들의 이익 체력을 지탱했던 트레이딩(운용) 부문도 금리 변동성 확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6월말 3.7% 수준에서 9월말 4.0%대까지 상승하고 증시 변동성마저 커지면서 채권 및 주식 등 보유 자산의 평가손익이 대거 악화됐다.
여기에 상장지수펀드(ETF) 일평균 거래대금마저 3분기 23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8.5% 감소하면서 유동성공급자(LP) 관련 수익 또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금융(IB) 부문 역시 중복상장 규제 강화와 IPO 시장 침체, 고금리에 따른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 선호 현상이 겹치면서 인수·주선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개별 종목의 대규모 평가 손실 우려가 부각되며 공포감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스페이스X 등 해외 대체투자 자산의 주가 하락과 평균 환율 변동 영향이 겹쳐 3분기에만 7000억~7656억원에 달하는 평가 손실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4000억원대 수준의 연결 지배주주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암울한 관측까지 제기된다.
다른 주요 대형사들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한국금융지주는 4321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되나 전분기 대비 56.6%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삼성증권(-26.0%), 키움증권(-50.2%), NH투자증권(-30.7%) 등 주요사 모두 전분기 대비 순이익이 반토막 나거나 큰 폭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실적 악화 직격탄을 맞으면서 증권사들을 향한 증권가의 눈높이도 급속도로 냉각돼, 최근 주요 증권사들의 목표주가가 릴레이로 하향 조정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4개월 동안 주요 상장 증권사 12곳의 주가는 평균 24% 이상 급락했으며, 미래에셋증권(-46.15%), 키움증권(-33.96%), 삼성증권(-32.55%) 등은 30~40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주가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조정을 받으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0.8배 수준까지 낮아져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키움증권(8.5%), NH투자증권(8.2%), 삼성증권(8.1%), 한국금융지주(6.0%) 등 주요 증권사들의 연말 예상 배당수익률이 6~8%대 고배당 매력을 형성하고 있어 저가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논리다. 9월 말 기준 고객예탁금이 105조원으로 여전히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증시가 반등할 경우 거래대금 회복 여력은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실적 쇼크가 가시화된 국면에서 단순한 고배당 매력만 믿고 접근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경고한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대금 위축과 금리 상승, 자산 평가 손실 요인이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짚으면서 "발행어음이나 종합투자계좌(IMA) 등 조달 수단 다변화나 자산관리(WM) 부문을 통한 체질 개선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