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최초 한국형 전기버스 달린다…K-녹색모빌리티, 동남아 진출 시동
입력 2026-10-21 14:00:30 | 수정 2026-10-21 14:01:44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ODA로 전기버스 11대·급속충전기 6기 보급
91억 원 투입, 전기버스·충전인프라 동시 구축
친환경 교통 전환과 수출 기반 동시 확보
91억 원 투입, 전기버스·충전인프라 동시 구축
친환경 교통 전환과 수출 기반 동시 확보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인도네시아 발리에 한국형 친환경 대중교통 모델이 들어선다.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전기버스와 충전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이번 사업은 개발도상국의 탄소 감축을 지원하는 동시에 국내 친환경 자동차·충전 설비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넓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교통수단 보급을 넘어 한국의 녹색산업 기술을 현지에 적용하고,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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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 발리에 보급된 전기버스./자료사진=기후부 | ||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인도네시아 발리 바즈라 산디 기념탑에서 ‘인도네시아 전기자동차 및 충전 기반시설 구축 시범사업’ 출범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발리 주정부 등이 협력하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 기업 관계자 등 약 3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발리에는 현대자동차의 전기버스 11대와 국내 충전 설비기업 채비의 100kW급 급속충전기 6기가 도입된다. 사업 인계와 운영 사업자 선정 절차를 거쳐 11월 중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발리에 공공 전기버스가 공식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업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추진되는 ODA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91억8600만 원이다. 발리의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전기차 보급 타당성 조사와 정책 로드맵 수립부터 차량·충전시설 도입, 후속 사업 개발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사업 초기에는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정책과 시장 현황을 조사하고, 전기차 보급 타당성을 검토해 현지 여건에 맞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이후 전기버스와 충전시설 도입 방안을 협의하고 연계 사업을 발굴했으며, 현재는 실제 차량과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향후에는 녹색기후기금(GCF) 연계사업을 구체화하고 관련 기관의 전문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기버스와 충전시설을 함께 보급한다는 점은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전기차 보급만으로는 친환경 교통체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어렵다. 차량 운행에 필요한 충전 기반시설과 운영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차량과 충전 인프라를 패키지로 구축해 현지 대중교통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사업의 참고 모델이 될 수 있다.
관광도시 발리, 탄소 감축과 대중교통 개선 시험대
발리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의 이동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이다. 관광산업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교통수요 관리와 환경 개선은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주요 과제이기도 하다.
공공 전기버스 도입은 대중교통 부문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도시의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대된다. 특히 관광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서 친환경 대중교통을 운영하면 관광객과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환경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감축 효과를 확인하려면 기존 운행 차량과의 비교,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 차량 운행거리와 승객 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하는데, 충전시설의 이용률과 차량의 운행 안정성 역시 사업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범 운영 결과를 객관적인 수치로 제시할 수 있다면 향후 인도네시아의 다른 도시로 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 해외 진출, 보급 실적 넘어 운영 데이터 확보가 관건
이번 사업은 국내 기업의 녹색모빌리티 기술을 해외 현장에서 실증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대자동차의 전기버스와 채비의 급속충전 설비가 함께 도입되면서 차량과 충전 인프라를 연계한 한국형 전기 대중교통 모델을 현지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현지 운행을 통해 축적되는 데이터는 향후 사업 확대와 기술 개선을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배터리 효율과 에너지 소비량, 충전 유형, 승객 수요, 차량 운행 패턴 등은 전기버스의 경제성과 운영 효율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정보다.
실증 결과가 축적되면, 국내 기업은 동남아시아의 기후와 도로 여건, 교통수요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고 후속 사업 수주에도 활용할 수 있다. 차량 판매에 그치지 않고 충전 인프라 구축, 유지·관리, 운영 지원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가능성도 있다.
ODA를 녹색산업 수출 기반으로…후속 사업 연계가 과제
이번 사업은 기후변화 대응과 국내 산업의 해외 진출을 연계한 개발협력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개발도상국에는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과 관련 역량 강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 기업에는 해외 실증 경험과 현지 시장 진출 기반을 제공하는 구조다.
사업 기간에는 후속 사업 발굴과 GCF 연계사업 구체화도 추진된다. 시범사업을 통해 현지 수요와 기술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추가적인 재원 확보와 사업 확대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발리에서 검증한 모델이 인도네시아 다른 지역과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확산된다면 국내 친환경 운송수단과 충전 설비의 수출 기반도 넓어질 수 있다.
김지영 기후부 국제협력관은 이번 사업이 한국형 녹색모빌리티의 해외 적용 가능성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ODA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는 한편 국내 친환경 자동차 및 충전 설비 기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발리에서 시작되는 전기버스 시범사업은 한국의 녹색기술이 해외 현장에서 실증되고 사업 확장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첫 단계다. 앞으로의 과제는 시범사업의 운영 성과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하고, 이를 후속 투자와 현지 교통체계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개발협력의 성과와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함께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