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L 80주년·바워스앤윌킨스 60주년… 음향 기술력 한자리에
하만 매출 15조8000억원 돌파… 삼성과 기술 시너지 확대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오디오 명가들의 기술력과 브랜드 유산을 앞세워 프리미엄 오디오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하만 인수를 발표한 지 10년 만에 매출을 2배 이상 키운 데 이어 지난해에는 바워스앤윌킨스 등 고급 오디오 브랜드까지 품으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기념 전시를 통해 JBL과 바워스앤윌킨스가 쌓아온 음향 기술을 선보이고, 이를 스마트폰과 TV 등 자사 제품의 경쟁력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 21일 서울 삼성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 위치한 JBL 80주년 및 바워스 앤 월킨스 60주년 특별 전시관 내부 모습./사진=배소현 기자


삼성전자는 21일 서울 강남구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서 JBL 창립 80주년과 바워스앤윌킨스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는 '사운드 레전드(Sound Legends)' 미디어데이를 열고 주요 제품과 기술을 공개했다.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전시는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하만이 올해 암스테르담과 로스앤젤레스, 뮌헨, 뉴욕,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진행 중인 'JBL 플레이백 갤러리'의 일환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11월 하만 인수를 발표한 지 10년이 되는 해에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전시장은 JBL과 바워스앤윌킨스가 각각 80년, 60년 동안 선보인 대표 제품부터 최신 모델까지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과거 녹음실과 공연장에서 사용되던 전문 음향 기술이 가정용 스피커를 거쳐 오늘날 휴대용 오디오 제품으로 이어진 과정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 데이비드 글로브키, 하만 프로페셔널 & 력서리 오디오 담당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사진=배소현 기자


우선 JBL 전시 공간에서는 1920년대 잭슨-벨 라디오부터 1957년 출시된 파라곤, 1970년 출시된 L100 센추리 등 브랜드를 대표하는 제품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특히 파라곤은 좌우 스피커와 음향 반사 구조를 하나의 대형 캐비닛에 담은 제품으로, 스피커를 하나의 가구이자 예술 작품으로 완성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현장 도슨트는 당시 파라곤의 캐비닛 하나를 제작하는 데 약 100시간의 숙련된 목공 작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 21일 서울 삼성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 위치한 JBL 80주년 및 바워스 앤 월킨스 60주년 특별 전시관에서 '파라곤(Paragon)'이 전시돼 있다./사진=배소현 기자


이어 진행된 청음 프로그램에서는 파라곤과 L100 센추리의 소리를 차례로 비교할 수 있었다. L100 센추리는 전문가용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인 '4310 컨트롤 모니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가정용 제품이다. JBL이 전문 음향 현장에서 쌓은 기술을 일반 소비자용 제품으로 넓혀온 대표 사례다.

전시장에는 JBL의 최신 포터블 스피커와 헤드폰도 함께 마련됐다. 도슨트는 과거 제품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델부터 PULSE 6, GO 5 등 휴대용 제품까지 선보이며 전문 오디오와 일상용 오디오를 아우르는 제품군을 소개했다.

◆ JBL부터 바워스앤윌킨스까지… 삼성의 오디오 경쟁력 확대

영국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앤윌킨스의 전시 공간에서는 JBL과 또 다른 매력의 음향 기술을 경험할 수 있었다.

   
▲ 21일 서울 삼성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 위치한 JBL 80주년 및 바워스 앤 월킨스 60주년 특별 전시관 내부에 스피커들이 진열된 모습./사진=배소현 기자

1966년 설립된 바워스앤윌킨스는 녹음된 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는 '트루 사운드(True Sound)' 철학을 이어온 브랜드다. 영국 애비 로드 스튜디오를 비롯한 세계적인 녹음실에서 모니터링 스피커로 사용되며 전문 음향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장에서는 1993년 공개된 '노틸러스(Nautilus)'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앵무조개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형은 단순히 디자인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 스피커 내부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소리와 진동을 줄이기 위한 연구 끝에 탄생한 구조다. 현재까지도 주문 제작 방식으로 생산되는 브랜드의 상징적인 제품이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선보인 최신 플래그십 '800 시리즈 다이아몬드 D5'도 전시됐다. 이 제품은 다이아몬드 돔 트위터를 적용하고 진동 제어 구조와 내부 회로 등을 개선해 원음 재현 성능을 높였다. 현장에서는 애비 로드 스튜디오와 관련된 음원 시연도 진행돼 전문 녹음 환경에서 활용되는 바워스앤윌킨스의 사운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 21일 서울 삼성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 위치한 JBL 80주년 및 바워스 앤 월킨스 60주년 특별 전시관 내부에 스피커들이 진열된 모습./사진=배소현 기자


이처럼 두 브랜드의 오랜 기술력을 한자리에서 선보인 이번 전시는 삼성전자가 지난 10년간 키워온 하만의 사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1월 약 80억 달러(당시 약 9조4000억 원)에 하만 인수를 발표하고 이듬해 3월 인수를 완료했다. 당시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인수 이후 하만의 실적은 꾸준히 성장했다. 2017년 7조1000억 원이었던 글로벌 매출은 지난해 15조8000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조500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오디오 매출 역시 인수 이후 1.5배 가까이 늘었다.

   
▲ 21일 서울 삼성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 위치한 JBL 80주년 및 바워스 앤 월킨스 60주년 특별 전시관 내부에 캠핑 시 사용하기 좋은 스피커들이 진열된 모습./사진=배소현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만을 통해 바워스앤윌킨스와 데논, 마란츠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3억5000만 달러에 추가 인수했다. 기존 JBL을 중심으로 확보한 포터블 오디오 시장의 경쟁력에 고급 홈오디오 제품군까지 더한 것이다.

하만은 현재 글로벌 포터블 오디오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2025년 기준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하만을 통해 소비자용 오디오부터 차량용 음향 시스템까지 폭넓은 사업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향후 삼성전자는 하만과 바워스앤윌킨스가 보유한 음향 기술을 스마트폰과 TV, 사운드바 등 자사 제품에 접목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들이 오랜 기간 축적한 전문 기술을 갤럭시와 영상·음향 제품의 경쟁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 21일 서울 삼성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 위치한 JBL 80주년 및 바워스 앤 월킨스 60주년 특별 전시관 내부에 스피커들이 진열된 모습./사진=배소현 기자


한편 이번 전시는 네이버 지도에서 'JBL 팝업' 또는 '바워스앤윌킨스 팝업'을 검색해 사전 예약할 수 있다. 방문객을 위한 도슨트 해설과 청음 프로그램, 국내 아티스트와의 협업 행사도 마련된다. 삼성닷컴과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JBL 제품을 최대 48% 할인 판매하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손영권 삼성전자 고문(하만 이사회 의장)은 "JBL이 80년간 쌓아온 사운드의 역사와 바워스앤윌킨스의 60년 유산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며 "삼성전자는 하만과 함께 전 세계 고객이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최상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오디오 기술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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