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태와 관련해 다시 한번 사과했다. 다만 졸속 심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폐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대상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관련해 질의가 쏟아졌다.

   
▲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2026.10.22./사진=연합뉴스


◆“단종레 투자자 손실에 무거운 마음…폐지는 어려워”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최고가 대비 90%까지 떨어졌고 상장가 대비로는 70%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좋은 주식인데 레버리지 도입으로 시장이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며 폐지 여부를 논의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억원 위원장은 “도입 당시 정책적 필요성이나 도입 취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를 초래한 데 대해 굉장히 무거운 마음”이라면서도 “지금 상품을 폐지하는 것은 재산권 문제가 있어 어렵다. 여러 가지 조치를 통해서 안정화돼 있는데 계속해서 고민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대규모 투자자 손실과 시장 변동성 확대 논란이 불거지자 투자자 보호장치를 강화했다. 지난 7월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였으며, 8월 19일부터는 신규 투자자의 모의거래를 의무화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금감원은 금융위가 발표한 상장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심사를 서둘렀다고 밝혔는데 심사기간을 29일로 단축하게 된 구체적인 요청을 누구로부터 받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찬진 금감원장은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어 다시 설명을 드리면 법상 심사기간은 15일로 돼 있다”며 “증권신고 심사할 때 15일 동안 상품구조나 위험 등을 신고서별로 엄정하게 모두 심사해서 15일 됐을 때 수리했다”고 강조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상품 도입 결정 주체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이후 8월 14일까지 개인투자자 손실이 6조 3130억원에 이른다. 특히 40·50대 피해가 가장 크다”며 “누군가는 책임지고 이 사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하는데 종감 때까지 책임자에 대해 추궁도 할 수 없고 관련자들이 이 자리에 다 없다는 사실에 다시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항상 무거운 마음”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앞으로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금융감독기구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관해 깊게 되새기고 뼈저리게 돌이켜보는 자리로 새길 것”이라고 밝혔다.

◆솔리다임 나스닥 상장 중복상장 적용…해외 상장도 동일

SK하이닉스가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불거진 중복상장 논란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이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는 금감원장의 판단에 동의하느냐”는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라며 “수직적 지배구조 하에 있는 계열사로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가 모회사로서 주주충실의무에 기반한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8월 3일부터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허용 받으려면 모회사가 자회사 상장에 따른 주주 영향평가, 주주 보호방안 마련, 주주와의 소통, 이사회 찬반 결의, 관련 내용 공시 등 5대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위원장은 “해외에서 상장할 때도 국내의 중복상장 규제가 동일하게 적용되느냐”는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도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할 때 해외 상장이든 국내 상장이든 다 적용된다”고 답했다.

다만 솔리다임이 국내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상장을 하겠다고 발표하거나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 위헌 공방…은행 가산금리 인상도 도마

가계대출 총량규제의 법적 근거와 은행권의 대출금리 산정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법률상 근거가 부족하다”며 “위헌 소지가 있다. 총량 규제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한국은행법이 있지만 이 경우에도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금융당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금융시장 안정”이라며 “금융산업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어느 나라든 별도의 감독기구를 두고 있다. 그만큼 금융산업은 영향이 크기 때문에 건전성 규제와 영업행위 규제를 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법 개정 이후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 혜택을 줄이면서 은행법 개정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지난 7월 시행된 개정 은행법은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법정비용을 대출 가산금리에 반영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이 원장은 “가산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은행법을 개정했는데 은행들이 시스템이 아닌 목표수익률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가산금리를 바꾸고 있다”며 “이는 완전한 풍선효과이자 법을 우회하는 행위”라는 민 의원의 지적에 “은행업권과 관련해 이 부분은 건전성과 별개로 민생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챙기겠다”고 답했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은행에 가산금리를 얼마 받아라마라 할 권한은 없으니 대출금리 결정 과정을 공시하면 자연스럽게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할 수 있지 않겠나는 유동수 의원의 질문에 이 원장은 “소비자영향평가와 포용금융 평가 등을 통한 인센티브와 페널티 부여 방안을 언급하며 공시를 포함해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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