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수요 부진 속 ‘미국 수출’ 버팀목…현지 견제는 ‘불안 요소’
입력 2026-10-22 16:15:10 | 수정 2026-10-22 16:32:52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3분기 누적 대미 수출 354만5000톤…전년 대비 85.4% 급증하
일·중·EU·동남아 등 수출 일제히 감소…미국 시장이 부진 상쇄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현지 견제 및 트럼프 리스크 등 불확실성 상존
일·중·EU·동남아 등 수출 일제히 감소…미국 시장이 부진 상쇄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현지 견제 및 트럼프 리스크 등 불확실성 상존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철강업계가 내수 회복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중국·유럽 등 다른 주요 시장에서는 수출 감소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이 이를 상쇄한 셈이다. 다만 한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 내 견제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수출 불확실성도 커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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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 수출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가운데 현지 견제 움직임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에서 생산된 열연강판./사진=포스코 제공 | ||
2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미국으로 수출된 한국산 철강재는 354만5000톤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91만2000톤보다 85.4% 증가한 수치다.
미국은 지난해 6월부터 수입산 철강재에 50%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확대되면서 철강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이 기회를 포착하고 수출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철강업체들도 철강 출하를 늘리며 현지 수요에 대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미국철강협회에 따르면 미국 철강업체들의 올해 8월까지 누적 철강재 출하량은 6396만7195순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6070만214순톤보다 5.4% 증가한 규모지만 현지 수요를 모두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대미 수출 급증은 다른 해외 시장의 판매 부진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까지 일본으로의 수출은 247만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4만5000톤보다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으로의 수출은 124만 톤으로 전년 동기 136만 톤 대비 8.8% 줄었다.
EU(회원국 27개국과 영국 포함) 수출도 271만2000톤으로 지난해 309만7000톤보다 12.4% 줄었다. 동남아시아로의 수출도 404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440만 톤보다 8.1% 감소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올해 전체 철강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3%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며 “미국 수출 증가가 없었다면 내수 부진에 수출까지 위축되면서 업계의 어려움이 한층 더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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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주요 국가·지역별 3분기 누적 철강 수출량./사진=AI 생성 | ||
◆AI 데이터센터 지연·통상 규제 ‘먹구름’…수출 다변화 과제
일각에서는 미국 수출 호조가 장기간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반응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 AI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도 나타나고 있는 데다가 한국산 철강재 수입 증가에 대해 견제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어서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은 향후 철강 수요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1월 이후 취소되거나 지연된 AI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는 86건으로, 이 가운데 76건이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건설 일정이 늦춰지거나 사업이 취소되면 철골 구조물과 철근 등 건설용 철강재는 물론 내부 자재 역시 발주가 줄거나 지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늘어난 국내 철강업체들의 대미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미국 철강업계는 한국산 철강 수입 증가를 문제 삼으며 미국 정부에 관련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존 관세에 더해 추가적인 통상 조치까지 요구하고 있는데, 이 같은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철강업체들의 무역장벽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산업계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수입 철강재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같은 미국 내 움직임에 국내 철강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철강 시장은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포기하기 어려운 핵심 시장이다. 이에 미국 시장의 기회를 활용하면서도 수출 다변화 전략을 통해 통상 환경 변화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지 고객사와 거래 관계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마련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미국을 대체할 판로를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수출 시장 다변화는 중장기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수출 환경은 변동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인 수출 물량 확대에만 의존하기보다 위험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신규 거점을 지속 발굴하는 장기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