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이마트 각자대표로…김홍극 이마트·SSG닷컴 대표 겸임
경영전략실 주요 보직 교체, 수장은 공석…신규 임원 36명 발탁
정유경 백화점 부문 경영진 유임…효율성·전문성 강화에 초점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신세계그룹이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재편하고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하며 쇄신과 안정을 병행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부문은 직접 경영 확대와 대표 교체로 인적 쇄신에 나선 반면, 정유경 회장의 백화점 부문은 핵심 경영진을 유지하면서 일부 사업조직을 재편했다.

   
▲ 신세계그룹이 23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김홍극 이마트 대표, 허민호 신세계까사 대표, 김덕주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Division 대표, 기인주 신세계야구단 대표./사진=신세계그룹 제공


23일 신세계그룹은 역대 최대 규모인 신규 임원 36명 승진과 주요 계열사 대표 교체 등을 담은 2027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 대표이사로 내정됐으며,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를 함께 맡는다. 기존 한채양 이마트 대표 대신 김 대표를 배치하면서 정 회장과 전문경영인이 함께 회사를 이끄는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로 취임한 데 이어 이마트 경영에도 직접 참여하게 됐다. 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이마트 대표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에서 각각 김홍극·이형천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본업 경쟁력 강화와 중장기 성장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사는 정 회장이 지난 5월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이후 책임경영을 선언한 데 따른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당시 정 회장은 경영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경영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핵심 계열사의 대표를 맡고 함께 일할 경영진을 새롭게 구성하면서 직접 경영체제를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의 주요 보직도 재편됐다. 인사와 감사를 총괄하는 경영지원총괄에는 최택원 SSG닷컴 대표가, 홍보와 대관을 맡는 대외협력본부장에는 박승학 조선호텔앤리조트 레저사업부장이 각각 선임됐다.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은 유임돼 그룹 운영 전반을 맡는다.

지난 4월부터 공석인 경영전략실장 후임은 이번 인사에서도 선임되지 않았다. 별도 실장 선임 없이 주요 보직을 재정비한 가운데 정 회장의 그룹 전략 주도 역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향후 경영전략실장 선임 계획이나 구체적인 운영 방침 등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정 회장과 함께 이마트를 이끌 김홍극 신임 대표는 그룹 내 상품기획(MD)·영업 전문가로 꼽힌다. 이마트 가전문화담당과 상품본부장 등을 거쳐 신세계TV쇼핑, 신세계까사 대표를 지냈다. 신세계그룹은 김 대표가 신세계TV쇼핑의 영업손실을 흑자로 전환하고 신세계까사의 수익성을 개선한 경험을 이번 발탁 배경으로 설명했다.

김 대표에게 이마트와 SSG닷컴을 함께 맡긴 것은 온·오프라인 유통사업의 연계를 강화하려는 인사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를 온라인 주문·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SSG닷컴도 오는 12월 신세계몰과의 인적분할을 통해 장보기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기존 점포망과 상품 운영 역량을 온라인 사업에 접목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마트의 본업 수익성 개선과 자회사 실적 회복도 신임 경영진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7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지만,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353억 원으로 25.2% 감소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의 실적 악화와 SSG닷컴의 적자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할인점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주요 자회사의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그룹 전반의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40대 인재를 적극 발탁하면서 전체 임원 중 40대 비중이 역대 최고인 18%로 높아졌다. 주요 계열사 대표뿐 아니라 실무 책임자급에서도 성과와 역량을 기준으로 인재를 발탁해 조직 변화를 추진한다는 취지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은 핵심 경영진을 유지하면서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은 자리를 지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과 코스메틱 부문을 분리해 김덕주 대표가 패션 부문을 맡고, 외부에서 영입한 허민호 대표가 신세계까사와 코스메틱 부문을 함께 이끄는 체제로 재편했다.

백화점 부문의 안정 기조는 최근 실적 개선과도 맞물려 있다. 신세계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65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5.7% 증가했다. 백화점 본업과 주요 자회사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주요 사업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일부 사업조직의 운영 효율과 전문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정기인사를 시작으로 향후에도 필요에 따라 수시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쇄신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2024년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의 계열분리를 공식화한 이후 양측의 독립경영 체제를 강화해 온 가운데, 이번 인사에서도 각 사업의 경영 여건에 따라 인선 방향에 차이를 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회사가 당면한 과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미래 성장 계획을 차질없이 실행하기 위한 인적 쇄신"이라며 "책임경영을 선언한 정 회장이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파트너를 '실력'이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선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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