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개발 지연부터 여객선 안전점검·수산 R&D 사업화까지 질타
협은행장 추천 구조 개편 필요성도 제기… 황종우 “시스템 바꿔야”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해양수산부 종합감사에서 항만 개발사업 지연과 여객선 안전관리의 실효성, 수산 분야 연구개발(R&D) 성과의 현장 활용 문제가 잇따라 도마에 올랐다. 수천억 원을 투입한 항만시설이 제때 활용되지 못하거나 안전점검을 마친 여객선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등 정책 집행과 사후관리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수부 종합감사에서 김성범 의원이 제주신항과 평택항의 사업 추진방식에 대해 황종우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수부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은 제주신항 개발 지연과 평택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운영 차질, 여객선 안전관리 체계 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연구개발 예산이 실제 산업 현장의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과 수협은행장 추천위원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주신항 7년째 진척 없어… 평택항은 2000억 원 들인 터미널 미운영

김성범 의원은 2019년 기본계획이 고시된 제주신항 개발사업이 7년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 추진 방식을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제주신항 개발 방식으로 현행 지방관리항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 신항만건설촉진법에 따라 국가가 개발하는 방안, 제주항을 국가관리항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제주항 개발에 활용되는 제주계정 예산이 연간 600억~800억 원 수준인 반면 제주신항의 총사업비는 3조8000억 원으로 추산되고 국비 부담도 약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국가 차원의 개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개발 방식과 관계없이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어느 방향이든 조속히 해결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평택항 개발사업도 도마에 올랐다. 신장식 의원은 2078억 원을 들여 2024년 준공한 신국제여객터미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2030년 화물량을 23만8000TEU로 전망했지만 실제 물동량이 이미 30만2000TEU에 이르러 추가 야적장 확보가 필요해졌고, 배후단지 개발도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신국제여객터미널과 추가 야적장, 배후단지 개발계획이 각각 별도로 추진되고 있다며 종합적인 평택항 개발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입차 주차장으로 활용되는 배후단지 문제와 3단계 매립 지연도 함께 지적했다.

황 장관은 관련 계획을 세워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해수부는 내년도 진입도로와 외곽시설 보강 등에 707억 원을 편성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조승환 의원이 여객선 사고원인과 안전관리 체계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여객선 사고 53.6% 증가… R&D도 현장 성과로 이어져야

여객선 안전관리의 실효성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조승환 의원은 해양사고가 7.9% 증가한 가운데 여객선 사고는 53.6% 늘었다며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체계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여객선 사고 9일 전에 특별점검이 이뤄졌는데도 사고가 발생한 사례를 언급했다. 인적 과실을 점검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안전조치 완료율이 100%로 집계되더라도 같은 설비에서 약 70일 만에 화재가 발생했다면 점검의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안전관리 성과평가체계와 점검 방식 전반을 재검토하고, 2025년 여객선 사고 증가 원인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산 분야 R&D 예산이 실제 산업 현장에 미치는 효과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철현 의원은 해양수산 R&D에 최근 5년간 약 2조200억 원이 투입됐지만 사업화 실적은 69건, 매출은 2201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주 의원은 고수온 대응 품종을 개발했더라도 양식 현장에서 활용되지 못한다면 어업인의 피해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사하거나 중복된 연구과제가 반복적으로 선정되는 문제도 제기하며 연구개발 성과를 실제 사업화로 연결할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측은 다른 부처와 유사하게 사업화·수출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해양 분야는 기초연구 비중이 높아 사업화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진흥원 측은 관련 계획을 마련해 의원실에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수협은행장 추천위 개편 필요성도 제기… 장관 “시스템 바꿔야”

수협은행장 선출 과정의 지배구조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이성권 의원은 수협은행장 추천위원회가 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정부 추천 인사가 3명, 수협 추천 인사가 2명으로 정부 측 비중이 과반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과거 은행장 선출 과정에서 의결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았던 사례를 들어 현행 추천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적자금 상환이 완료되면 정부와 수협 간 추천권 배분을 포함해 지배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황 장관은 “내년이 되면 공적자금 상환이 다 완료된다”며 “이 시스템을 바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번 종감에서는 항만 개발사업의 지연과 안전점검의 실효성,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 등 정책을 실제 현장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과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개별 사업의 추진 상황뿐 아니라 예산 투입 이후의 성과와 제도 운영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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