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선서 5500선까지 추락한 코스피…반등 열쇠는 반도체 실적
입력 2026-10-25 09:31:06 | 수정 2026-10-25 09:43:41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3주 만에 20% 넘게 하락…AI 투자 수익성 우려에 반도체주 조정
외국인 매도세 지속…빅테크 실적·설비투자 계획이 반등 변수
외국인 매도세 지속…빅테크 실적·설비투자 계획이 반등 변수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이달 초 7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가 3주 만에 5500선까지 밀려났다.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주가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조정을 받으면서 외국인 매도세까지 확대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 회복과 외국인 수급 안정이 코스피 반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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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초 7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가 불과 3주 만에 5500선까지 밀려났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3일 전 거래일보다 16.53포인트(0.30%) 오른 5550.30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305.98까지 떨어졌지만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다.
지난 2일 7003.74를 기록했던 코스피는 23일 종가 기준 20.75% 하락했다. 불과 3주 만에 지수의 5분의 1가량이 빠진 셈이다. 장중 저점과 비교하면 낙폭은 24.24%에 달한다.
이번 급락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도체주가 흔들리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 기대를 바탕으로 코스피 상승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AI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 요구가 높아진 것이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차입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부각되면서 관련 산업 전반으로 경계심이 확산했다. 미국 빅테크의 투자 확대가 지속되더라도 수익성 개선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반도체 기업의 향후 이익 전망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동반 약세를 보인 것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웠다. 메타의 AI 투자비 부담이 부각되는 등 미국발 악재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관련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 기대를 높여 왔다. 그러나 주요 고객사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달라지면 제품 수요와 이익 증가 속도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바뀔 수 있다.
반도체 업종의 불확실성은 외국인 수급과도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외국인의 반도체 투자 비중 조정이 지수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다.
지난 12~16일 한 주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업종에서만 약 9조1000억원의 매도 물량이 나왔다. 반도체에 집중됐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코스피도 같은 기간 14.46% 급락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지난 23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67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이 869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외국인 자금의 이탈 흐름까지 되돌리지는 못했다.
지수 반등의 폭도 제한적이었다. 23일 코스피에서 하락 종목은 719개로 상승 종목 173개의 네 배를 웃돌았다. 지수는 상승했지만 시장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하지는 못한 것이다.
반도체 대형주 사이에서도 흐름이 엇갈렸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검토 중단 소식에 4.01% 오른 127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삼성전자는 21만4500원으로 보합 마감했다.
SK하이닉스의 상승은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완화된 데 따른 개별 기업의 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러한 재료가 반도체 업종 전반의 실적 불확실성까지 해소한 것은 아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코스피 반등의 지속성을 판단하려면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이 안정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더라도 향후 이익 추정치가 함께 낮아진다면 밸류에이션 매력을 근거로 저점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앞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29일 발표 예정인 아마존의 실적과 투자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관건은 AI 관련 투자 규모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현금창출 능력과 수익성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설비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 사업 성과까지 입증한다면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한 우려도 완화될 수 있다. 반대로 투자비 부담이 예상보다 크게 부각될 경우 반도체주에 대한 경계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 급락은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반도체 기업의 실적 불확실성으로 번지면서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한 영향이 크다"며 "지수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은 만큼 단기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계획과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외국인 수급도 안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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