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성과급과 배당, 정부의 가계 지원 확대가 내년 민간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다만 가계부채와 건설경기 부진, 증시 조정 가능성은 소비 회복의 걸림돌로 꼽힌다.

   
▲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성과급과 배당, 정부의 가계 지원 확대가 내년 민간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전망이다./사진=김상문 기자


24일 한국은행의 '경제상황 평가(2026년 10월) 이슈분석-향후 민간소비의 회복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경기 호조의 영향이 가계로 확산하면서 내년 민간소비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민간소비는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품목과 소득계층 전반으로 확산하는 정도는 제한적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서비스와 비내구재·준내구재 소비가 견조했지만 내구재와 국외소비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3분기 들어 회복 강도도 다소 약해졌다.

한은은 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요인으로 기업 성과급과 배당, 정부 이전지출 확대, 환율 하락에 따른 구매력 개선을 제시했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요 기업의 특별성과급 규모는 약 60조~70조원으로 추정된다. 내년 초부터 성과급 지급이 본격화하면 대상 가계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일시소득이 100만원 증가할 때 소비가 약 11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회복이 더뎠던 내구재와 여가 서비스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기업의 배당도 소비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배당 효과는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고소득층의 재량적 지출을 중심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다만 주식 보유 저변이 넓어진 만큼 과거보다 소비 파급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가계 이전지출 확대는 중·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에 따른 법인세 수입 증가가 가계 지원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중·저소득층에 지원이 집중될 경우 소비 진작 효과가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환율 하락도 가계 구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약 0.35% 개선될 것으로 추정됐다. 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일수록 구매력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다.

다만 소비 회복을 제약할 위험도 남아 있다. 높은 가계부채와 원리금 상환 부담은 소비 여력을 제한하고, 주택건설경기 부진은 가전·가구 등 내구재 수요와 건설업 고용·소득을 위축시킬 수 있다. 증시가 추가 조정을 받거나 주가 반등 기대가 약해질 경우에도 자산효과와 소비심리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성과급과 배당 지급 효과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에 집중되는 가운데 정부 이전지출 확대와 환율 하락도 소비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회복세가 가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가계부채와 건설경기 부진 등 구조적 제약 요인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