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 종목 10년 이상 후원…올림픽 금메달 결실
롯데오픈 김효주 우승…유망주 해외 진출 지원도
LPGA 장기 개최…기업 교류·계열사 홍보 장으로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0여 년간 묵묵히 이어온 '스포츠 경영'이 국내외 무대에서 잇따라 결실을 맺으며 재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단기적 성과나 기업 홍보 차원을 넘어 골프와 스키 등 유망·비인기 종목에 대한 신회장을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한국 스포츠의 저변 확대와 그룹의 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오랜 스포츠 후원이 올해 스키·스노보드와 골프에서 잇따라 결실을 맺고 있다. 롯데는 유망주 육성과 국내외 대회 개최를 연계한 지원을 확대해 선수들의 성장과 국제무대 진출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3월19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에서 열린 2026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스키·스노보드 국가대표단 격려 행사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에게 사재로 마련한 특별포상금을 수여했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 최가온 선수, 유승은 선수, 김상겸 선수./사진=롯데 제공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는 이달 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롯데 챔피언십' 개최 계약을 5년 연장해 2031년까지 대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내년부터 개최 시기를 기존 10월에서 3월로 옮기고, 대회 장소도 하와이 마우이 카팔루아 골프클럽으로 변경한다. 같은 달 신설되는 '나니아컵'과 연속 개최해 선수들의 이동 부담을 줄이고, 연간 25만 달러 규모의 체재 지원금도 추가 편성한다.

롯데의 스포츠 후원은 10년 넘게 이어져 왔다. 201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오픈'을 시작으로 이듬해 LPGA 롯데 챔피언십을 개최하며 국내외 골프대회 운영을 확대했다. 2014년부터는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를 맡아 설상 종목에 300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골프에서는 대회 출전 기회를 넓히고, 설상 종목에서는 선수 육성과 훈련환경 개선에 무게를 뒀다.

특히 설상 종목은 신 회장이 선수 육성체계 마련에 직접 관여해 온 분야다. 신 회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장을 맡아 국가대표와 후보 선수뿐 아니라 청소년·꿈나무까지 단계별로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2022년에는 롯데 스키앤스노보드팀을 창단해 전담 매니저가 훈련 일정과 해외 대회 참가 등을 관리하도록 했다.

올해 동계올림픽에서도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와 함께 이탈리아 리비뇨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했다. 장비 전문가와 의무·체력 지원 인력, 코치 등을 배치해 선수들의 현지 훈련과 경기 준비를 도왔다. 신 회장은 2024년 스위스 월드컵 도중 허리 부상을 당한 최가온의 수술·치료비 7000만 원을 사비로 지원하기도 했다.

골프에서는 국내외 대회를 연계해 선수들의 국제무대 진출을 지원해 왔다. 롯데오픈은 예선을 통과한 아마추어 선수에게도 본선 출전 기회를 제공하고, 우승자에게는 LPGA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을 부여한다. 올해는 유소년 골프 육성 프로그램 '롯데 스윙 키즈'를 처음 운영해 골프단 선수들이 어린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레슨과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이 지난 1월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오른쪽)으로부터 국내 동계 스포츠의 발전에 힘을 보탠 공로로 감사패를 수여받았다./사진=롯데 제공


장기간 이어온 후원 속에 올해 들어서는 국내외 무대에서 성과도 잇따랐다. 지난 2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롯데 스키앤스노보드팀 소속 최가온이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고, 유승은도 동메달을 땄다. 김상겸의 은메달까지 더해 한국은 설상 종목에서 3개의 메달을 확보했다. 앞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이상호가 한국 스노보드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7월 롯데오픈에서는 롯데 골프단 소속 김효주가 우승하고 유현조와 황유민이 각각 공동 2위와 공동 6위에 올랐다. 소속 선수 3명이 한 대회에서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대회 출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LPGA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황유민은 올해 LPGA 투어에 진출했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사재로 마련한 특별 포상금 총 2억500만 원을 전달하며 선수들의 성과를 직접 격려했다.

롯데가 개최하는 골프대회는 주요 기업인들과의 교류 기회로도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이달 초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와 함께 박정빈 신원 부회장 등 주요 기업인을 초청해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은 롯데백화점에 주요 브랜드를 입점시킨 패션기업으로, 양사는 유통사업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국내 골프대회에서는 그룹 계열사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열린 롯데오픈에는 롯데웰푸드·롯데칠성음료·롯데홈쇼핑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해 상품 전시와 체험 공간을 운영했다. 올해는 갤러리 플라자를 지난해보다 약 4960㎡ 넓히고 관람시설과 콘텐츠도 보강했다. 골프대회 개최가 선수 지원뿐만 아니라 계열사 상품을 알리고 관람객과의 브랜드 접점을 넓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롯데그룹 측은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훈련비와 장비 지원뿐 아니라 교육·건강관리 등 맞춤형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LPGA 롯데 챔피언십 개최와 선수 지원을 확대하는 등 국내외 스포츠 발전과 유망주 육성을 위한 지원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