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평형’ 84㎡ 월세 비중 1년 새 9.9%p 급등
선호 아닌 ‘공급 가뭄’ 탓…평균 월세 166만원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물량이 급감하며 월세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1인 가구가 주로 찾는 초소형을 넘어 ‘국민평형’(전용 84㎡)이 포함된 중형 아파트에서 월세화 속도가 두 배 이상 가파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및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17만2027건) 중 월세 거래 비중은 51.0%(8만7740건)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3.7%)보다 7.3%포인트 급등한 수치로,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6년은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연간 기준 월세 거래가 전세를 추월하는 첫해가 될 전망이다.

   
▲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물량이 급감하며 월세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1인 가구가 주로 찾는 초소형을 넘어 ‘국민평형’(전용 84㎡)이 포함된 중형 아파트에서 월세화 속도가 두 배 이상 가파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특히 가족 단위 거주가 많은 중형 아파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두드러졌다. 전용 60㎡ 초과∼85㎡ 이하 중형 아파트의 월세 거래 비중은 지난해 34.9%에서 올해 44.8%로 1년 만에 9.9%포인트 뛰었다. 이는 1인 가구 주거 수요가 밀집된 전용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의 상승폭(82.5%→87.2%, 4.7%포인트 상승)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용 40㎡ 초과∼60㎡ 이하는 51.8%(9.4%포인트 상승), 85㎡ 초과 대형도 44.6%(7.0%포인트 상승)로 전 평형에서 월세 비중이 일제히 치솟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의 월세화 현상이 세입자의 선호 변화라기보다 극심한 ‘전세 품귀’에 기인한 강제적 이동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8만4287건)은 전년 동기 대비 27.5% 급감했다. 월세 거래 역시 2.8% 줄었지만, 전세 거래 감소폭이 월세의 10배에 달하면서 상대적 월세 비중이 뒤집힌 셈이다. 

특히 중형 평형(60~85㎡)의 전세 거래량은 1만5599건으로 전년 대비 37.3%나 줄었다. 이는 1인 가구 증가나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구조적 변화라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전세대출 규제와 실거주 규제가 맞물려 중형 매물이 시장에서 사라졌음을 보여준다.

전세 매물 감소는 전·월셋값의 동반 폭등을 불렀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1000원으로 1년 새 15.1%(21만8000원) 상승했다. 4인 가구 중위소득(약 649만 원)의 4분의 1(25.6%)을 월세 복덕방에 쏟아 붓는 구조다. 

여기에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다세대주택 평균 월세 역시 68만 원(동남권 95만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에 토지거래허가구역 2년 실거주 의무 부과, 획일적 전세대출 규제, 비거주 1주택자 및 다주택자 세금 중과가 겹치면서 임대차 시장의 전세 물량을 마르게 했다고 분석한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중요한 것은 몇 채를 짓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실제 착공과 입주”라며 “기존 관행과 절차에 얽매이지 말고 공급 전격전을 펼쳐주기 바란다”고 신속한 주택 공급을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성과는 더딘 상황이다. 10월 둘째 주 기준 올해 수도권 주택 착공 실적은 9만9000채로 정부 연간 목표치(26만8000채)의 37%에 불과하다. 과거 3기 신도시 계획 역시 토지 보상과 인허가 지연으로 당초 2025~2026년 입주 목표가 2029년까지 줄줄이 연기된 실정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실수요자 전세 매물을 유도할 수 있도록 강북권 토지거래허가구역 차등 적용 및 비거주 1주택자 세 부담 속도 조절 등 현실적 규제 완화와 구체적 공급 로드맵 이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