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자 최대 5년 사육금지…동물보호 안전망 강화한다
입력 2026-10-26 11:00:00 | 수정 2026-10-26 11:00:00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농식품부, 동물보호법 개정안 공포…내년 10월 28일 시행
학대 재발방지부터 생산업 허가갱신·신종펫숍 규제까지 보완
학대 재발방지부터 생산업 허가갱신·신종펫숍 규제까지 보완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동물학대 범죄자의 사육을 제한하고 반려동물 생산업에 허가갱신제를 도입하는 등 동물보호 제도가 한층 강화된다. 동물병원이나 펫호텔에 맡긴 동물을 찾아가지 않는 행위도 유기 범위에 포함되며, 재난이나 소유자의 사망 등으로 방치된 동물까지 지방자치단체의 구조·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 |
||
| ▲ 동물 학대 재발 방지 수단 확충과 안전망을 강화하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7일 공포된다./자료=농식품부 | ||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학대 재발 방지와 동물보호 체계 강화를 위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10월 27일 공포된다고 밝혔다. 개정법은 공포 1년 뒤인 2027년 10월 28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민간동물보호시설의 농지 타용도 일시 사용 특례는 공포 즉시 시행된다.
이번 개정은 동물보호단체와 학계·전문가 등의 의견을 반영해 마련됐다. 사후 처벌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학대 재발을 차단하고, 유기·방치동물의 구조부터 반려동물 생산·판매 단계까지 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중대한 동물학대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법원이 최대 5년간 동물 사육금지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동물보호 제도는 학대 행위에 대한 처벌과 피해 동물의 구조·보호에 중점을 뒀지만, 학대자가 다시 동물을 사육하면서 유사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사육금지명령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학대 범죄자의 동물 소유·관리와 관련한 제한도 강화된다. 동물학대 범죄로 기소된 소유자의 동물은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보호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일정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은 정해진 기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동물을 기증받거나 분양받을 수 없게 된다.
반려동물의 사육·관리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도 보완된다. 적절한 사육·관리 의무를 위반한 경우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목줄 길이 기준 위반이나 혹서·혹한을 피할 휴식 공간 미제공 등 부적절한 사육환경에 대한 관리가 강화될 전망이다.
이는 동물이 실제로 죽거나 다친 뒤에야 학대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부적절한 사육환경과 관리 소홀을 사전에 개선하도록 유도한다는 의미가 있다.
맡긴 동물 미인수도 유기…구조·보호 범위 확대
동물 유기의 범위도 명확해진다. 펫호텔 등 동물위탁관리업소나 동물병원에 맡긴 동물을 찾아가지 않는 행위도 동물유기에 해당한다는 점을 법률에 명시했다.
반려동물을 다른 사람이나 시설에 맡기는 행위가 책임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위탁 후 연락을 끊거나 동물을 장기간 방치하는 행위에 대한 대응 근거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가 구조·보호할 수 있는 동물의 범위도 넓어진다. 기존 유실·유기동물과 학대 피해 동물뿐 아니라 재난, 소유자의 사망 또는 행방불명으로 방치된 동물도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재난 현장이나 갑작스러운 보호자 부재 상황에서 발생하는 동물 방치 문제에 공공 부문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효과를 거두려면 지자체별 구조 인력과 보호시설, 의료·임시보호 체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생산업 허가 5년마다 갱신…‘신종펫숍’ 규제 근거 마련
반려동물 생산업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동물생산업 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5년마다 허가 갱신 여부를 심사받게 된다.
기존에는 한 번 허가를 받으면 계속 영업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시설과 인력 등 법정 기준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허가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이는 영업 초기의 허가 기준 충족 여부뿐 아니라 실제 운영 과정에서 동물복지 기준을 지속적으로 준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보호시설을 가장해 반려동물을 판매하거나 파양동물을 인수한 뒤 재판매하는 이른바 ‘신종펫숍’에 대한 규제 근거도 마련됐다. 반려동물 영업자가 동물보호센터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거나 광고하는 행위가 제한되고, 영업자가 아닌 자가 영리 목적으로 반려동물을 기증하거나 인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그동안 보호소와 유사한 명칭이나 광고로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영업 방식은 동물보호를 위한 활동인지 상업적 판매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개정은 동물보호시설에 대한 신뢰를 악용하는 영업을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데 의미가 있다.
보호시설과 영업시설의 구분 기준, 위반 행위에 대한 점검·제재 체계가 시행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맹견·개물림 관리 강화…은퇴 봉사동물 지원 근거도 마련
맹견사육허가제는 동물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보완된다. 노령이나 질병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 중성화수술이나 기질평가를 면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되, 해당 동물의 번식과 사육 장소 이탈을 제한하는 의무를 부과했다. 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개물림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관련 내용을 동물등록사항에 기재해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사고 이력을 관리해 위험 상황에 대한 대응과 사후 관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군견·구조견·탐지견 등 국가와 사회를 위해 활동하는 봉사동물에 대한 지원 근거도 마련됐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봉사동물의 소유자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은퇴한 봉사동물을 위한 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2026년 4월 27일 이전부터 설치·운영 중인 민간동물보호시설이 신고할 때 농지를 다른 용도로 일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도 포함됐다. 민간 보호시설의 제도권 편입과 운영 여건 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동물보호법 개정은 사육금지명령, 유기 범위 확대, 생산업 허가갱신, 신종펫숍 규제 등을 통해 동물보호의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대 발생 이후의 처벌뿐 아니라 재발 가능성을 줄이고, 동물이 생산·유통·사육·보호되는 전 과정에서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보완됐다.
이용직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국장은 이번 개정안이 동물보호단체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사항을 반영한 결과라며, 하위법령 마련과 시행 준비를 통해 제도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개정법은 내년 10월 28일 시행될 예정으로, 앞으로는 법률에 담긴 보호 원칙을 구체적인 집행 기준과 현장 대응 역량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한 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