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총파업 제동에 숨고른 CDMO…'강경 투쟁' 대신 접점 찾아야
입력 2026-10-26 16:30:33 | 수정 2026-10-26 16:30:33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임금·격려금·영업이익 연동 성과급까지…노조 요구안 부담 가중
총파업 연기·집회 취소…생산 안정과 실질적 교섭 필요성 부각
총파업 연기·집회 취소…생산 안정과 실질적 교섭 필요성 부각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임금 인상과 단체협약 확대안을 제시했지만 노동조합이 추가 보상 요구를 이어가면서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법원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에 대한 쟁의행위 제한 범위를 확대한 가운데 노조는 쟁의기금 조성까지 추진하면서 갈등의 부담이 조합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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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지난 22일부터 25일 오후 6시까지 모바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임시총회를 열고 쟁의기금 조성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률 81.92%로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 4008명 가운데 2998명(74.8%)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찬성은 2456명, 반대는 542명으로 집계됐다. 노조는 기본 20만 원에 필요시 최대 10만 원을 추가 징수하는 방안을 통해 파업 참여자의 임금 손실 등을 보전할 계획이다.
◆ 임금 인상·격려금·이익 배분까지…겹겹이 쌓인 보상 요구
노사 갈등의 핵심은 임금 인상률뿐 아니라 별도 격려금과 이익 연동 성과급 등 보상 전반으로 확대된 요구 수준이다. 사측은 기본급과 개인평가에 따른 인상률을 합쳐 6.2%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으며 일시금 600만 원 지급 방안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조는 평균 9.5%의 임금 인상과 정액 300만 원 추가 인상, 1인당 2250만 원의 별도 격려금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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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임금·성과급 및 단체협약 주요 요구안 비교./사진=AI 이미지 제작 | ||
여기에 세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까지 포함됐다. 고정급 인상과 정액 지급, 일회성 보상에 더해 이익을 연동한 성과급까지 요구하는 구조다. 기업 입장에서는 임직원 보상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인건비 부담과 투자 여력, 사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노조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사측은 임직원 평균 급여가 약 1억1400만 원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높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평균 급여만으로 직급별·연차별 보상 수준을 단정할 수는 없으나 사측이 임금 인상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의 인상과 별도 보상을 제시했다는 점도 협상 과정에서 함께 살펴볼 대목이다.
단체협약에서도 사측은 기존 41개 조항을 개정·보완하고 신규 33개 조항을 신설하는 등 총 74개 조항의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측이 협상에 나서지 않았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일수록 제시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수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법원, 생산공정 보호 범위 확대…파업 압박 전략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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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
노조가 예고했던 2차 총파업은 법원 결정 이후 잠정 연기됐다. 서울고등법원 인천재판부는 지난 16일 쟁의행위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공정을 기존 3개에서 9개로 확대했다. 플라스크 배양과 배양기 배양, 회수, 배지 제조·공급, 크로마토그래피, 바이러스 여과 등 초기 생산공정까지 제한 범위에 포함됐다.
법원 결정의 핵심은 임금 인상 요구의 타당성이 아니라 바이오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원료와 제품의 변질·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한 대상 공정의 정상적인 수행을 방해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2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간접강제도 일부 인정됐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은 생산 일정과 품질 관리가 고객사와의 계약 이행에 직결된다. 일부 공정이 중단되면 생산 중인 배치의 폐기나 일정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단기 손실뿐 아니라 고객사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닷새간 진행된 파업으로 약 15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3주간의 장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차질과 고객사 대응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이유다. 법원의 결정은 이러한 생산공정 보호 필요성을 둘러싼 법적 판단으로 노조의 쟁의권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한 것은 아니다.
◆총파업 연기·집회 취소…강경투쟁보다 교섭 통한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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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와 사측이 임금 인상과 단체협약 확대안을 두고 공회전을 지속하고 있다./사진=AI 이미지 제작 | ||
노조는 당초 21일 예정했던 대규모 집회를 취소하고 26일부터 3주간 진행하려던 2차 총파업도 잠정 연기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기존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생겼고 당시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 비율도 4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쟁의기금 조성안을 가결하며 향후 쟁의행위에 대비한 재원 마련에도 나섰다. 법원이 생산공정 보호를 위한 쟁의행위 제한 범위를 확대한 가운데 기존과 같은 생산 차질 압박 전략을 이어가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앞선 파업에서 참여한 노조원들이 임금 손실을 입으면서 참여율이 저조해진 것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노사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강경투쟁을 통한 압박보다 실질적 교섭을 통한 접점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측이 임금 인상과 별도 보상, 단체협약 확대안을 제시한 만큼 노조 역시 추가 보상 요구의 수용 가능성과 생산 안정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인 갈등은 기업의 생산 경쟁력뿐 아니라 조합원에게도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양측이 현실적인 대안을 중심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증권가에서도 생산 안정성 확보가 신규 수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법원의 쟁의행위 금지 범위 확대로 노조의 2차 파업이 연기되면서 고객사의 생산 차질 우려가 완화되고 신규 수주 확보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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