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주가 30% 급락…'삼전닉스' 반등 조건은
입력 2026-10-27 15:07:20 | 수정 2026-10-27 15:07:20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익 76조원 전망…삼성전자도 사상 최대 실적 예고
AI 투자 수익성·외국인 매도에 투심 위축…장기공급계약·주주환원 주목
AI 투자 수익성·외국인 매도에 투심 위축…장기공급계약·주주환원 주목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따른 이익 증가에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수익성과 메모리 업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규모보다 향후 이익의 지속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장기공급계약과 설비투자 계획,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반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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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 생성=Gemini | ||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8일, 삼성전자는 29일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 10곳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액은 평균 96조9747억원, 영업이익은 76조2605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262조7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지난 8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82.5%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주가 흐름은 실적과 정반대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3일 186만2000원이던 주가가 이달 26일 127만5000원으로 떨어졌다. 한 달여 만에 31.5% 하락한 것이다. 2분기 실적 발표 직전인 지난 7월 27일 181만6000원과 비교해도 29.8%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23일까지 주가가 17% 넘게 하락하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악화를 보여줬다.
실적과 주가가 엇갈리는 배경에는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메모리 수요 증가 기대를 바탕으로 주가 상승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 시점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비 부담이 예상보다 커지거나 투자 계획이 조정될 경우 메모리 반도체 수요 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향후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현재의 높은 메모리 가격과 수익성이 향후에도 유지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일시적인 공급 부족뿐 아니라 중장기 수요 기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장기공급계약(LTA)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장기공급계약은 고객사와 일정 기간 반도체 공급을 약정하는 방식으로, 향후 수요에 대한 가시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2028년 이후 메모리 공급이 확대되더라도 주요 고객사의 구매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메모리 생산 예정 물량 가운데 70~80%가 글로벌 빅테크 고객과 체결한 5년 장기공급계약 물량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계약이 실제 실적 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외국인의 매도세도 주가 반등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인 만큼 외국인의 반도체 투자 비중 조정이 개별 기업을 넘어 코스피 전체의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3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67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어 26일에도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6% 내린 5469.47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진행해 온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되면서 향후 주가를 뒷받침할 매수 주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약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고, SK하이닉스도 지난 21일 약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마쳤다. 이 같은 매수세가 사라진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의 복귀 여부가 중요해진 것이다.
추가 주주환원 정책도 실적 발표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3일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했다. 중복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할인과 기존 주주 지분 희석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추가적인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방안까지 제시된다면 주주가치 개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8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일본 키옥시아 지분 매각 차익을 활용한 특별배당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주주환원 확대만으로 업황에 대한 우려를 모두 해소하기는 어렵다. AI 투자 확대가 실제 반도체 기업의 이익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신뢰가 유지돼야 주가 반등에도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역시 이러한 전망을 가늠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클라우드 사업 성장률과 AI 관련 자본지출 규모, 향후 설비투자 계획 등을 통해 메모리 수요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할 전망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가와 기업 이익의 탈동조화가 심화하고 있다"면서 "고금리와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돼야 외국인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1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250원(4.81%) 오른 22만3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8만5000원(6.67%) 상승한 136만원을 기록하며 반도체 대형주가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