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장관 "사회적 대화 통해 지속가능한 합리적 해법 도출할 것"
이주노동자 송출국 보증금·조선업 비자 맹점 및 반복 산재 대책 촉구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정부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연장 등을 포함한 '초광역특구 노동특례' 추진을 강행하면서 여야 의원들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고용노동부와 소속·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초광역특구 내 노동특례의 위헌성과 실효성을 둘러싼 공방이 집중적으로 펼쳐졌다. 이와 함께 이주노동자에 대한 송출국 보증금 부조리와 조선업 E-7-3 비자의 근로감독 사각지대, 대형 사업장의 반복되는 산재 사망 사고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초광역특구 내 230개 규제 특례 중 반도체 등 핵심 R&D 인력의 근로시간 유연화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등 노동특례가 화두에 올랐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대통령이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근로시간 특례가 금년 내에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으나, 노동부는 양대 노총 눈치를 보며 사회적 대화 뒤로 숨어 후퇴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헌법 제32조가 규정한 노동조건 법정주의와 인간의 존엄성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위헌적 시도"라며 "이미 완화된 특별연장근로조차 제대로 다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제한 노동을 허용하는 것은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고 과로사를 부추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도 "윤석열 정부 시절 69시간제 추진 당시 반대했던 분들이 이제 와서 주 52시간 예외 조항과 기간제·파견법 완화를 담은 시대착오적 노동특례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메가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성과 노동자 건강권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다"며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고, 사회적 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합리적 해법을 반드시 도출해 내겠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처우와 관리 부실 문제도 집중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은 "방글라데시·우즈베키스탄 등 일부 송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입국 시 수년째 보증금과 위약금을 강제당하고 있다"며 "이는 불법 인신매매나 강제노동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산업인력공단이 배포하는 '너도나도 한국어' 등 취업 교육 교재 내용이 최저임금 감액 규정을 오인하게 하거나 성폭력 피해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는 등 부실하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이건태 의원은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도입된 E-7-3 비자 제도에 대해 "법무부가 관리하는 E-7-3 비자와 노동부 근로감독 시스템이 연계되지 않아 현장에서 이중계약과 20%에 달하는 임금 삭감, 사업장 변경 제한 등 심각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영훈 장관은 "이주노동자는 우리와 성장을 함께하는 소중한 이웃"이라며 "지적하신 교재 표현이나 송출국 부조리, 부처 간 시스템 연계 미비점 등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이주노동자 인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동일 유형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대형 건설사와 공기업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 요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은 "2017년부터 최근까지 같은 유형의 사망사고가 반복된 기업이 183곳에 달한다. 특히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DL이앤시 등 대형 건설사에서 떨어짐·끼임 등 전형적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형식적 서류 검토를 넘어선 특단의 현장 대책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해철 의원은 SK이노베이션 유족급여 불승인 과정에서의 회사 의견서 비공개 처리 문제와 나이스피앤아이 및 건설 현장 일용직 진정 사건에서의 근로감독관 권한 남용 및 대리권 침해 의혹 등을 지적하며 노동청의 엄정한 대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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