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전문성·해킹대응·내부통제·사회적책임 등 이사회에 강조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주요 은행지주사가 주요 계열사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한창인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따라 투명·공정하게 CEO를 선출하라고 다시금 강조했다.

이 원장은 28일 오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조찬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 국내 주요 은행지주사가 주요 계열사의 차기 CEO 선임에 한창인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따라 투명·공정하게 CEO를 선출하라고 다시금 강조했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 원장은 "현재 금융지주 자회사 CEO의 승계절차가 본격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방안의 취지를 충분히 반영해 자회사 CEO 승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다 강화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강화해 공정·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현재 마련 중인 지배구조 개선방안에서는 사외이사가 권한과 여건을 갖추고 경영진에 대한 견제기능을 충실히 수행토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적 변화가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이에 걸맞는 전문성과 책임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외이사가 금융산업에 대해 깊고, 넓은 시각을 보유하고 독립적 지위에 맞는 책임있는 판단과 실천 의식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해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에 힘써주길 바란다"며 "(사외이사가) 사업다각화, 경영진 보수 및 평가(KPI) 등 핵심 경영현안에 대해서도 회사와 주주의 장기이익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내려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 원장은 과거 금융권 사외이사들이 주요 안건에 반대했던 사례가 매우 드물었다는 점을 가리키며, 업무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경영진이 제공하는 자료에 의존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자료를 요청하고, 외부전문가를 활용하라는 요청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8대 은행지주 의결 안건 총 993건 중 수정 가결된 건수는 9건, 보류는 1건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원안가결됐다.

"해외점포·해킹 사고 빈번…이사회 역할 중요"

아울러 이 원장은 최근 일련의 해킹사고에 대해 금융권이 자체적으로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IT보안을 '비용'이 아닌 '핵심 업무'로서 받아들일 것을 당부했다.
 
그는 "AI가 해킹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보안취약점이 쉽게 탐지되고 동시다발적 공격이 상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융회사 스스로 IT자산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보안 취약점을 능동적으로 찾아내어 제거하는 자율 방어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IT보안을 부수적 업무로 간주해 규제 요구 사항만을 형식적으로 준수하거나, IT보안 투자를 '비용'으로 인식해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 행태가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IT 보안은 고객의 재산과 정보를 보호하고, 금융신뢰를 위한 핵심 업무라는 인식 하에 이사회가 IT보안 역량 제고를 위해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이 원장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리스크관리 중심의 조직문화 조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최근 국내은행 해외점포에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해외점포의 사고 예방체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리스크에도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리스크에 대한 인식부터 측정 및 대응의 단계별로 원칙을 재정립하고, 본점의 정책과 관리수준이 현지 영업에도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또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역량과 성과가 인사정책, 성과평가체계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등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중심의 시스템과 조직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외에도 점포 축소 및 디지털화에 따른 내부통제 취약점을 가리키며, 이사회가 현장 내부통제에 각별한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이 외에도 이 원장은 금융권의 사회적책임이 시혜성 지원을 너머,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금융권이) 얼마나 많이 지원했는가를 넘어, 사회공헌 활동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냈는가를 고민할 시점"이라며 "수동적·일회성 지원, 보여주기식 활동이 아닌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사회가 중심이 돼 각 금융그룹의 경영전략, 강점을 살린 중장기 추진 계획을 마련하고, 그 이행성과를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금융권의 비대면 디지털화 심화 현상을 가리켜,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점포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 시에도 효율성과 함께 소비자의 금융접근성도 고려해달라"며 "은행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공적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전환의 혜택은 넓혀 가되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분들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은행지주 이사회들도 이 원장의 뜻에 크게 동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사회 의장들은 "이번 간담회가 금융권 주요 현안과 감독방향 등에 대한 통찰을 넓히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단순한 의사결정기구를 넘어 경영진과 함께 지속가능한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문화를 선도하는 주체로서 이사회의 위상을 재정립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사회와 감독당국 간 간담회가 서로의 시각을 공유하는 소통 채널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에 대해 뜻깊게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정례적인 소통을 통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교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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