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AI 상품화②]단순 NPC서 동료로 진화한 AI…문제는 수익성
입력 2026-10-28 15:10:31 | 수정 2026-10-28 15:17:36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크래프톤 ‘PUBG 앨라이’ 전투보다 정보·대화 기능 호평
해외 AI 게임 유료화 시도…반복 이용·수익성 입증은 과제
해외 AI 게임 유료화 시도…반복 이용·수익성 입증은 과제
게임 개발 현장에 인공지능(AI)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제작 효율을 높이고 게임 플레이 경험을 바꾸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반복 업무를 줄여 개발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AI 캐릭터를 새로운 콘텐츠로 선보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그러나 업무시간 단축이 개발자의 노동 강도 완화로 이어지는지, AI 캐릭터가 이용자가 비용을 지불할 만큼 매력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다. AI 도입이 실제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두 편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주]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게임 속 인공지능(AI)이 정해진 대사를 반복하는 NPC를 넘어 이용자와 대화하고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동료로 진화하고 있다. 다만 기술적 완성도가 곧 상품성을 의미하지는 않는 만큼 AI 캐릭터가 일회성 체험을 넘어 반복 플레이와 실제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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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래프톤, ‘PUBG 앨라이’./사진=크래프톤 | ||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게임사들은 AI 캐릭터를 활용해 이용자 경험을 확장하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이용자가 직접 경험하는 콘텐츠로 AI를 도입하면서 지속적인 이용 수요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전투 동료보다 정보 제공·말벗…이용자가 찾는 AI는
대표 사례는 크래프톤의 ‘PUBG 앨라이’다. PUBG 앨라이는 이용자와 한 팀을 이뤄 음성이나 문자 명령을 이해하고 이동·파밍·전투·부활 등을 수행하는 AI 캐릭터다. 언어모델이 게임 상황을 파악하고 행동을 계획하며, 빠른 이동과 조준 등 실시간 반응은 별도의 행동 체계가 담당한다.
크래프톤은 실제 이용자 1046명이 28일간 진행한 3만8956세션의 플레이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이후 2026년 6월 약 2주간 라이브 베타를 진행했다. 베타 이후 141개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추천 응답이 비추천 응답보다 25.1% 많았다.
그러나 세부 평가에서는 AI 캐릭터의 한계도 드러났다. 명령 수행은 5점 만점에 2.99점, 상황 판단은 2.88점, 전투 실력은 2.58점이었다. 반면 응답자의 51%는 정보·전술 제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28%는 대화 상대 역할을 좋게 봤다. AI를 팀원으로 인식한 이용자는 18.5%에 그쳤다.
이는 이용자가 AI에 기대하는 가치가 개발사가 내세운 전투 동료의 역할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적의 위치를 알려주거나 혼자 플레이할 때 대화 상대가 되는 기능이 실제 이용자에게 더 유용하게 받아들여진 셈이다. 다만 PUBG 앨라이는 무료 베타 단계임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 AI 대화가 게임의 목표로…해외 유료 게임도 성적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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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스퍼스 프롬 더 스타 플레이 이미지./사진=스팀 홈페이지 | ||
해외에서는 AI와의 대화를 게임의 핵심 규칙으로 설계해 유료 콘텐츠로 선보인 사례가 나오고 있다. ‘위스퍼스 프롬 더 스타’는 외계 행성에 고립된 우주비행사와 음성·문자 등으로 대화하며 생존을 돕는 게임이다. 이용자의 조언에 따라 캐릭터의 생존과 이야기가 달라지도록 설계해 AI와의 대화 자체를 플레이 목표로 만들었다.
‘AI2U: 위드 유 틸 디 엔드’ 역시 AI 캐릭터를 설득해 감금된 공간에서 탈출하는 퍼즐 게임이다. 이용자의 발언과 행동, 주변 상황에 캐릭터가 반응하며 대화가 관계와 결말에 영향을 준다. 두 작품은 AI를 단순한 부가 기능이 아니라 목표 달성에 필요한 게임 규칙으로 활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AI를 활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이용자 만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음성으로 주민을 설득하는 ‘Suck Up!’과 자유로운 대화로 사건을 해결하는 ‘Vaudeville’은 스팀 이용자 평가에서 각각 복합적·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이는 AI 대화라는 차별점이 구매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음성인식 정확도와 답변의 일관성, 버그와 서사 완성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만족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당 사례들은 대화가 게임 목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 이용자가 반복해서 플레이할 이유를 제공하는지가 상품성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 국내 게임사도 교감·전투형 실험…수익성 입증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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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슨, 신작 ‘파레이돌리아’./사진=넥슨 | ||
국내 게임사들도 서로 다른 방향에서 AI 캐릭터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전투와 정보 제공을 중심으로 AI 동료를 개발하고 있다면, 넥슨게임즈의 ‘파레이돌리아’는 캐릭터와의 교감에 초점을 맞췄다. 2026년 12월 AGF에서 공개할 한국어 시연 버전에서는 캐릭터에게 말을 걸거나 음성으로 가위바위보를 하는 상호작용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현재 공개된 기능은 음성인식 기반 상호작용이다. 자유로운 생성형 대화나 자율 판단까지 구현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캐릭터와 대화하는 경험이 정식 출시 이후에도 반복 이용으로 이어질지, 체류시간이나 캐릭터 관련 상품 구매를 늘릴 수 있을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크래프톤의 ‘인조이’에 적용된 스마트 조이 역시 NPC의 자율 행동과 내면을 구현하는 실험적 기능으로 AI가 게임 경험을 확장할 가능성과 완성도 개선 과제를 함께 보여준다.
비용 문제도 남아 있다. 클라우드 기반 AI는 대화가 늘어날수록 언어모델 추론과 음성인식·합성 등에 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 이용자 PC에서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방식은 서버 비용과 응답 지연을 줄일 수 있지만 고사양 그래픽카드와 메모리를 요구한다. 여기에 성우 음성의 디지털 복제에 대한 동의와 보상, 유해 발언 통제, 캐릭터 설정과 세계관의 일관성 유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AI 캐릭터의 경쟁력은 얼마나 자연스럽게 대화하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이용자의 선택이 게임 진행과 보상에 영향을 주고 다음 플레이에서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반복 이용을 유도할 수 있다. 이용률과 재방문율, 유료 전환율 등 실제 지표를 통해 수익성을 입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AI 캐릭터가 새로운 상품으로 자리 잡으려면 대화 기능 자체보다 이용자가 게임 안에서 그 기능을 반복해서 사용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며 “콘텐츠 완성도와 운영 비용을 함께 관리하면서 실제 이용률과 수익으로 연결되는지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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