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전자BG 3분기 영업이익 105.7%↑…박정원 ‘뚝심 투자의 힘’
CCL·테스나 안정적 수익창출원 정착…국내외 생산능력 확충 속도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수직계열화…두산, AI 반도체 핵심 거점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추진해 온 사업 재편과 반도체 투자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고성능 반도체 소재 수요 증가로 전자BG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사업도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자원을 집중해 온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박 회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생산능력 확대와 반도체 밸류체인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투자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추진해 온 사업 재편과 반도체 투자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두산 제공


2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다음 달 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두산 전자BG 부문이 3분기 매출 7567억 원, 영업이익 226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2%, 영업이익은 105.7% 증가하는 규모다.

두산 전자BG 부문에서는 CCL(동박적층판)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CCL은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로,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스위치, 광모듈 등 고성능 전자장비에 폭넓게 사용된다. 특히 AI 시대에 진입하면서 고속 신호 전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해야 해 높은 수준의 소재 기술력이 요구되는데, 두산은 고성능 CCL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CCL의 성장에는 박정원 회장의 뚝심 경영과 선제적인 투자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박 회장은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막하기 전부터 고성능·고주파 소재 시장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기술 개발과 전용 생산 인프라 구축에 대대적인 역량을 집중해 왔다. 

특히 두산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과 사업 재편을 진행하던 시기에도 해당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는 점은 박 회장의 미래를 내다본 안목을 보여준다. 단기적인 재무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하이테크 소재라는 확실한 미래 먹거리를 육성한 박 회장의 결단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특수 결실로 돌아왔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김제 FCCL(연성동박적층판) 공장도 박 회장의 투자 의지가 결실을 맺은 대표적 사례다. 박 회장은 FCCL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예측하고, 그룹 차원의 자원 확충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핵심 생산기지 확보를 완수했다. 김제 공장은 준공 이후 AI 가속기와 고성능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프리미엄 소재 공급을 본격화하며 두산 전자BG의 확실한 실적 버팀목으로 자리 잡았다. 

박 회장의 반도체 승부수는 소재에만 그치지 않았다.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인 테스나를 약 4600억 원에 전격 인수했다. 매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박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M&A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두산테스나는 카메라 이미지센서(CIS), 테스트·패키징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룹 입성 후 2022년 672억 원, 2023년 608억 원, 2024년 37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대대적인 설비 투자 여파로 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올해는 3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곧바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가운데)이 충북 증평 두산 전자BG 사업장을 방문해 CCL 제품 라인업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두산 제공


◆ 생산능력 지속 확대…웨이퍼까지 확보하며 반도체 밸류체인 완성

박 회장은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추가 투자를 통해 반도체 사업의 생산 기반을 확충하고 두산그룹의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사업 관련 투자에 대한 의지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먼저 두산 전자 BG부문은 국내와 중국에 CCL 생산시설 확충에 나선다. 총 9700억 원을 투입해 AI 시대에 급증하는 고성능 반도체 및 네트워크 장비용 소재 수요에 대응하고,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시장 내 경쟁 우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두산테스나도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를 진행 중이다. 평택 제2공장을 2027년까지 건설하고,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공정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두산은 반도체 웨이퍼 사업까지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SK실트론 인수가 내년 초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인수가 완료되면 소재부터 전공정 기반, 후공정에 이르는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된다. 

이처럼 박 회장은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 시장을 겨냥한 투자를 병행하며 두산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그룹의 사업 구조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에서도 두산의 반도체 사업 확대가 AI 산업 성장과 맞물려 새로운 수익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기계 중심의 사업 기반 위에 고부가가치 첨단 반도체 라인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함에 따라, 그룹 전체의 실적 안정성과 기업가치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박정원 회장의 과감한 투자 결단은 AI 시대 두산이 첨단 소재 및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선제적인 투자와 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고, 두산의 중장기 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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