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모션 힌지·상하단 래치 새로 설계…지붕 압축 시험서 14톤포스 견뎌
전용 eMP 플랫폼·루프 에어백 적용…개발진 12명이 양산 과정 소개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제네시스가 초대형 전동화 SUV GV90의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앞뒤 도어가 독립적으로 열리는 코치도어부터 플래그십 전용 플랫폼, 루프 에어백, 주행·정숙성 기술까지 양산차에 구현한 과정을 개발진의 설명을 통해 소개했다.

제네시스는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GV90 테크 데이'를 열어 연구개발·제조 부문 실무 책임자 12명과 함께 네오룬 콘셉트의 양산차 구현 과정과 주요 기술을 살펴봤다. 행사는 4개 대담 세션과 질의응답, 부품 전시로 진행됐다.

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는 환영사에서 "엔지니어링은 흔히 타협의 기술이라고 하지만 GV90는 그 순서를 뒤집어 고객을 위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기준부터 먼저 세우고 이를 끝까지 지켜냈다"고 말했다.

   
▲ 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사진=김연지 기자


◆ B필러 숨긴 코치도어…힌지·래치·차체 구조 재설계

GV90 네오룬의 '네오룬 아치 게이트'는 B필러 없이 앞뒤 도어가 독립적으로 열리는 코치도어다. 최동욱 클로저설계팀 팀장은 "B필러를 없애는 것은 마지막 선택이 아니라 첫 번째 선택이었다"며 혁신적인 실내 공간을 위해 가장 먼저 내린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핵심 부품인 '듀얼 모션 힌지'는 리어 도어가 바깥으로 이동한 뒤 회전하도록 설계됐다. 일반적인 힌지 구조에서 도어가 실내 공간을 침범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다. 개발진은 대학 기구학 교재와 자동차 외 산업 사례까지 살펴본 끝에 산업용 기계 등에 쓰이는 리니어 모션 가이드를 적용했다. 약 70㎏에 이르는 도어를 부드럽게 움직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 GV90./사진=김연지 기자

B필러가 맡던 도어 고정 기능은 상·하단에 배치한 래치가 대신한다. 두 래치를 동시에 해제하는 '멀티 릴리즈 컨트롤러'와 도어를 닫을 때 두 래치를 동시에 당겨 잠그는 '듀얼 신칭 소프트 클로징'도 새로 개발했다. 자동 개폐 때 장애물을 감지하는 레이더 센서는 도어 하단 크롬 가니시 안에 넣었다. 금속 도금층에 미세한 균열을 내 전파가 통과하도록 하는 '크롬 크랙' 기술로 외관과 감지 성능을 함께 고려했다.

B필러가 맡던 지지 기능은 차체 골격과 도어 내부로 분산했다. 도어 개구부 둘레를 '히든 롤케이지' 구조로 연결하고 A필러부터 루프까지 이어지는 골격에는 길이 2.5m의 고강도 스틸 튜브를 넣었다. 제네시스는 자체 시험에서 GV90 네오룬이 지붕 압축 시험 중 14톤포스(tf) 이상의 하중을 견뎠다고 밝혔다. 차체 개발진은 선행 시험에서 목표를 충족하지 못해 구조와 해석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 달항아리 외관·eMP 플랫폼·루프 에어백…공간·안전·주행 성능 구현

외관은 달항아리처럼 이음매 없는 형태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헤드램프에는 차체와 같은 색을 칠한 뒤 빛이 나오는 부분만 레이저로 정밀하게 깎아내는 '컷리스' 공법을 적용했다. 실내에는 리얼 우드와 리얼 스톤, 울 캐시미어 등 천연 소재를 사용하되 자동차에 필요한 내구성을 확보하도록 소재별 가공 방식과 품질 기준을 마련했다.

GV90에는 플래그십 전용 eMP 플랫폼이 처음 적용됐다. 제네시스는 1열부터 2열까지 바닥이 끊김 없이 이어지는 ‘심리스 풀 플랫 플로어’를 목표로 차량의 부품 배치를 다시 설계했다. 바닥 공간을 차지하던 통합 충전 제어 장치(ICCU)와 공조 장치를 전방 PE룸으로 옮기고, 2열 시트 레일은 카펫 아래 차체 안에 배치했다.

   
▲ 제네시스는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GV90 테크 데이'를 진행했다./사진=김연지 기자

후방에는 주요 섀시 부품을 위아래로 겹쳐 배치한 '3차원 PE 모듈 구조'를 적용해 고출력 모터와 서스펜션, 후륜 조향 장치를 담으면서도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차체 구조물의 72%에는 알루미늄 경량재를 사용했고, 하중이 집중되는 서스펜션 연결부 주변에는 여러 폐단면을 접합 없이 한 덩어리로 주조하는 할로우 캐스팅 공법을 도입했다. 충돌 에너지를 의도한 방향으로 분산하도록 새로운 하중 경로도 설계했다.

세계 최초로 양산차에 적용한 루프 에어백은 전복 때 천장을 따라 펼쳐져 탑승객 이탈과 머리 부상을 줄이는 장치다. 제네시스는 실제 사고 상황을 고려해 차량이 180도 이상 회전하는 전복 시험을 도입했다. 실차 40대 평가와 300회 이상의 에어백 단품 평가, 외부 기관 검증도 거쳤다고 밝혔다.

주행 성능은 초대형 SUV의 안정성과 민첩성을 함께 확보하는 데 맞췄다.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에 현대차그룹 최초로 양산한 모노튜브 타입 듀얼 밸브 전자제어 쇽업소버를 결합했다. 소음은 모터 입력 전류에 소음 유발 성분과 반대 위상의 전류를 주입하는 소프트웨어 제어로, 원인이 되는 가진력을 최대 40% 줄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행사장에는 약 1060㎡(약 320평) 규모의 부품 전시관이 마련됐다. 차체와 eMP 플랫폼, 듀얼 모션 힌지, 헤드램프, 배터리 시스템 등이 전시됐고 개발 연구원 30여 명이 현장에서 설계 의도와 작동 원리를 설명했다. 제네시스프로젝트2실 안세진 상무는 "장인이 오랜 시간 집중해 달항아리를 빚듯 GV90에는 수많은 개발진의 시간과 노력이 담겨 있다"며 "혁신적인 기술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로 완성한 가장 현대적인 장인정신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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