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영업익 4078억 원·LG엔솔 7560억 원…SK온은 적자 전환
삼성SDI ESS·BBU 판매 확대
SK온 ESS 매출은 4분기부터 반영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한 반면 SK온은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SK온은 일회성 이익이 없었던 1분기와 비교하면 적자 폭을 약 77% 줄였다.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를 보완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기업별 ESS 매출 반영 시점에 따라 실적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삼성SDI는 ESS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판매 확대 등이 실적 개선에 기여한 반면 SK온은 아직 ESS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전기차 배터리 판매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 사진=연합뉴스


2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매출 4조6856억 원, 영업이익 407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0.9%, 전년 동기 대비 5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00.1% 늘었으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특히 배터리 부문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배터리 부문 매출은 4조4099억 원, 영업이익은 36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영업이익 1593억 원과 비교하면 약 127%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SDI는 AI 데이터센터 성장에 따른 ESS와 배터리백업유닛(BBU) 판매 확대를 주요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전기차 볼륨 모델용 각형 배터리와 고출력·고용량 원형 배터리 판매 증가, 고객사 보상금 반영 등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앞서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매출은 9조6434억 원, 영업이익은 756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7.6%, 567.3% 증가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잠정실적만 공개한 상태로 ESS 사업의 구체적인 실적 기여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실적에는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도 반영됐다.

반면 이날 실적을 발표한 SK온은 적자로 돌아섰다. SK이노베이션의 실적 발표자료에 따르면 SK온 배터리 사업의 3분기 매출은 1조5263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48.2%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전분기 8218억 원 흑자에서 805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2분기에는 일회성 고객 보상금이 반영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 해당 보상금이 없었던 1분기 영업손실 3492억 원과 비교하면 3분기 영업손실은 805억 원으로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SK온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의 판매 물량 감소로 매출이 축소됐지만 지속적인 원가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손실 규모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3사의 실적에는 ESS 사업 확대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판매 변화와 고객사 보상금, 미국 생산 보조금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ESS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변동성을 보완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사업의 매출 반영 시점과 수익성 확보 여부가 중요해지고 있다.

◆ 삼성SDI는 ESS 판매 확대…SK온은 4분기부터 매출 반영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에 대응해 ESS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ESS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보한 수주가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시점에는 기업별 차이가 있다.

삼성SDI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60GWh 이상의 ESS 수주를 확보했다. 현재 확보한 수주 물량을 기준으로 미국 스타플러스에너지(SPE)와 울산 생산라인은 2028년까지 완전 가동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삼성SDI는 이달 미국 SPE 공장에서 ESS용 고용량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10월 중순부터 셀 출하를 시작했으며 모듈과 배터리 박스 조립을 거쳐 12월부터 완제품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추가 2개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추가 생산라인의 생산 물량에 대해서도 이미 수주를 확보한 상태다.

지난 8월엔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이었던 시너지셀즈 지분 전량을 인수해 북미 첫 단독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해당 공장은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을 ESS용으로 전환해 2028년 하반기에서 2029년 초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현재 2029년 이후 SPE와 울산 생산라인에서 공급할 물량과 시너지셀즈의 생산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주요 고객사들과 협의 중인 전력용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장기 공급계약을 연내 마무리하고 국내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SK온은 ESS 수주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관련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

SK온 관계자는 "올해 3분기까지 ESS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은 없다"며 "지난해 미국 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체결한 공급계약에 따른 매출은 올해 4분기부터 발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내 제주지역 장주기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확보한 물량에 대한 매출도 내년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SK온은 최근 미국 네오볼타파워와 2027년부터 5년간 총 9GWh 규모의 LFP 배터리 셀 공급계약도 확보했다. 국내 주요 소재 업체들과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료 조달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온은 올해 4분기를 시작으로 ESS 수주 물량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점진적으로 다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ESS용 LFP 배터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잠정실적에서는 ESS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별도로 공개되지 않아 실적 기여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ESS 수주 넘어 수익성 경쟁…미국 보조금 축소도 변수

ESS 시장 확대가 배터리업계의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지만 수주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생산시설 전환과 신규 투자, 공급망 구축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데다 향후 미국 생산 보조금 축소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는 장기 공급계약의 수익성과 원가 경쟁력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AMPC가 단계적으로 축소되는 2030년 이후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주요 고객들과 2030년 이후의 장기 공급 물량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보조금 축소 영향을 반영한 가격 협상도 진행 중이다. ESS용 고용량 각형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제조 원가를 낮추고 공급망 최적화와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비용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ESS와 함께 AI 데이터센터용 BBU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삼성SDI는 BBU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약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고용량·고출력 원형 배터리와 LFP 제품을 중심으로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지역별 수요 차이도 변수다. 삼성SDI는 유럽의 경우 소형·저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요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은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 조정 등으로 당분간 수요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SK온 역시 4분기 주요 고객사의 판매 물량 증가에 따른 일부 회복을 예상하면서 ESS 사업 확대와 원가 절감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ESS 사업 확대가 본격화하면서 향후 경쟁은 수주 물량 확보를 넘어 실제 공급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 생산 보조금 축소에 대비해 장기 공급계약의 수익성을 확보하고 제조 원가를 낮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조용휘 삼성SDI ESS Business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수주 상황을 고려할 때 ESS 사업은 중장기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주 기반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수주 확대뿐만 아니라 수주 물량을 고객 일정에 맞춰 안정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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