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차질·판매 감소에도 환율 효과와 판관비 감소로 이익 방어
연간 판매 400만대·투자 16조원으로 조정…주주환원 방안도 검토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판매 감소에도 환율 효과와 판매관리비 감소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늘렸다. 다만 누적된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반영해 연간 판매·수익성 목표를 낮췄다. 투자계획과 주주환원 방안도 재점검하는 가운데, 4분기에는 생산 정상화와 신차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29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5조1102억 원, 영업이익 2조677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0.5%포인트 상승한 5.9%를 나타냈다. 당기순이익은 1조9317억 원으로 24.2% 줄었다.

   
▲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사진=현대차그룹 제


◆ 판매 줄고 원가 부담 늘어…환율·판관비 감소로 수익성 방어

현대차의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도매 기준 92만710대로 전년 동기보다 11.3%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27.2% 줄어든 13만1468대, 해외 판매는 8.0% 감소한 78만9242대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글로벌 산업 수요 위축 등이 영향을 미쳤다.

2분기 부품사 화재로 재고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3분기에도 생산 회복이 지연됐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국내 공장 생산 차질로 내수뿐 아니라 주요 시장에 수출할 물량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동 지역 판매 축소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물량 감소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영향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조1000억 원에 달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발생한 3분기 비용 부담은 약 5000억 원이었다. 현대차는 원가 최적화 활동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비용 증가 영향을 약 5000억 원 상쇄했다고 밝혔다. 다만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5%포인트 상승한 83.8%를 기록했고, 매출총이익은 11.6% 감소했다. 비용 절감에도 판매 감소와 원가 상승 부담을 모두 해소하지는 못했다.

영업이익 증가에는 환율 효과와 판매관리비 감소가 기여했다.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보다 2.8% 오른 1423원으로, 회사가 설명한 평균 환율 상승 효과는 약 5000억 원이다. 기말 환율 하락으로 판매보증충당부채 전입액도 줄었다. IR 자료상 판매보증비는 약 1조2570억 원에서 340억 원으로 감소했고, 전체 판관비는 약 1조1020억 원 줄어든 4조6450억 원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HEV)는 판매 물량과 비중이 모두 늘었다. 글로벌 HEV 판매는 16만7414대로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했고,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포인트 상승한 18.2%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HEV 도매판매가 18.4% 늘면서 판매 비중이 분기 기준 최대인 26.8%에 달했다. 미국 산업 수요가 1.3% 감소한 가운데 현대차의 현지 소매판매는 HEV와 제네시스 판매 호조로 3.5%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와 달리 당기순이익은 감소했다. 영업외손익이 약 7890억 원에서 2290억 원으로 71.0% 줄어든 데다 법인세 비용도 약 9750억 원으로 25.3% 늘었다. 현대차는 외화 자산의 환산손실과 매출채권 회수 과정의 외환거래손실이 영업외손익 감소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법인세 비용 증가에는 법인별 세율 구성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 연간 목표 낮추고 투자 조정…주주환원 방안도 검토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도매판매 목표를 기존 415만8300대에서 400만 대로 낮췄다. 연간 연결 영업이익률 목표도 6.3~7.3%에서 5.5~6.5%로 각각 0.8%포인트 하향했다. 생산 차질에 따른 물량 감소와 고정비 부담, 원자재 가격 상승,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을 반영했다. 연간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기존 1.0~2.0%를 유지했다.

자동차 부문 투자계획은 17조8000억 원에서 16조 원으로 1조8000억 원 줄였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연구개발(R&D) 투자는 이어가되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우선순위와 집행 시기를 재점검한다. 금융 부문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 목표는 투자 조정과 운전자본 관리를 통해 기존 마이너스 1조~플러스 5000억 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4분기에는 생산 정상화와 신차 효과를 앞세운다. 현대차는 9월부터 국내 공장 생산이 정상화됐으며, 아반떼·투싼·GV90 판매 확대와 GV80 하이브리드 출시 등을 통해 물량 회복과 차종 구성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아이오닉3 판매를 본격화한다. 다만 구리 등 일부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와 높은 원가 부담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 부사장은 "신차 출시에 따른 인센티브 축소 등으로 원가 부담을 최소화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브랜드와 테슬라의 국내 판매 확대에는 금융 혜택과 서비스망을 활용해 대응한다. 현대차는 잦은 가격 조정보다 잔존가치를 활용한 유예형 할부 등으로 월 납입 부담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1000곳 이상의 서비스 거점을 기반으로 정비 접근성과 부품 공급 등 차량 구매 이후의 서비스도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관세 부담도 계속된다. 현대차는 관세율 차이에 따른 대미 관세 감소가 3분기 영업이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연간 부담은 지난해와 비슷한 약 4조 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영환경 변화를 고려해 2024년 발표한 4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의 이행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시장과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해 밸류업 프로그램 전반의 방향을 정리한 뒤 소통할 계획이다. 그전까지는 시장에 약속한 연간 최소 배당금 1만 원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3분기 배당은 전년과 동일하게 보통주·우선주 모두 주당 25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 기준일은 11월30일, 지급일은 12월3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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