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PE 생산라인 4개 중 3개 ESS용 LFP 전환…내년 상반기 추가 가동
ESS 수주 60GWh 돌파…2028년까지 생산 물량 확보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삼성SDI가 미국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하며 현지 생산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ESS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기존 생산시설의 활용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30일 삼성SDI는 전날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인디애나주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의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2개를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추가 전환한다고 밝혔다. 전환을 마친 생산라인은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며, 해당 라인에서 생산할 배터리의 수주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이달 초 SPE 1공장에서 ESS용 LFP 각형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 1개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며, 추가로 2개 라인의 전환이 완료되면 전체 생산라인 4개 중 3개가 ESS용 LFP 배터리 생산에 활용된다. 생산라인 수를 기준으로 전체의 75%가 ESS 중심으로 재편되는 셈이다.

배터리 공급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SDI는 이달 중순부터 LFP 배터리 셀을 출하하기 시작했으며, 모듈과 박스 조립 공정을 거쳐 오는 12월부터 삼성배터리박스(SBB) 완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 전기차 수요 둔화에 ESS로 생산 전환…K배터리도 잇따라 재편

이번 생산라인 전환은 미국 배터리 시장의 수요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전기차 시장은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 조정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등을 배경으로 성장하고 있다.

생산라인 전환 배경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ESS 수요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확대되는 ESS 시장에 대응하려는 목적이 모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하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SDI는 기존 고객사에 대한 공급 계획을 고려해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전기차 시장이 회복될 경우에도 수요 변화에 맞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삼성SDI만의 변화는 아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로 배터리 생산시설의 활용도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다른 배터리 기업들도 기존 공장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북미 지역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시설을 활용해 ESS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미국 테네시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ESS용 LFP 배터리 생산시설로 전환하고 있다.

다만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시설을 ESS용으로 전환하려면 추가적인 설비 투자와 공정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에 생산하던 삼원계 배터리에서 LFP 배터리로 소재가 달라지는 경우에는 생산설비의 호환성과 공정별 변경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2025년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배터리 소재와 화학적 특성이 달라질 경우 기존 생산설비와의 호환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연구진은 새로운 배터리 기술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설비가 마련되지 않으면 생산체계 변경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역시 생산라인 전환 과정에서 추가적인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배터리 종류와 제품 사양에 따라 생산능력이 달라지는 만큼 전환 라인별 생산능력과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 ESS 수주 60GWh 돌파…미국 생산 거점 추가 확보

삼성SDI는 생산라인 전환을 뒷받침할 ESS 수주 물량도 확보한 상태다.

삼성SDI는 올해 10월까지 미국 전력용 ESS 시장을 중심으로 누적 60GWh 이상의 수주를 확보했다. 회사는 현재 확보한 물량을 기준으로 미국 SPE와 국내 울산 생산라인을 2028년까지 풀가동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2029년 이후 SPE와 울산 공장의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연말까지 누적 수주 규모를 현재 60GWh 이상에서 추가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미국 내 ESS 생산 거점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8월 GM과의 합작법인 지분을 전량 인수한 시너지셀즈 공장을 ESS용 LFP 배터리 생산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목적으로 설계됐던 공장을 ESS용으로 전환하기 위한 최적화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2028년 하반기에서 2029년 초 양산을 시작하고, 이후 단계적인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존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SPE와 함께 시너지셀즈까지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미국 현지 ESS 공급 기반을 넓히는 것이다. 다만 시너지셀즈의 구체적인 투자 일정과 양산 개시 시점은 향후 투자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삼성SDI는 4분기에도 ESS와 소형 배터리 사업의 견조한 성장에 힘입어 전사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재균 삼성SDI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SPE의 첫 LFP 라인 양산 개시와 기존 NCA 라인 물량 확대에 따라 전력용 ESS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데이터센터용 UPS 공급도 확대되면서 전분기 대비 판매가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참고문헌

Nekahi, A., Feyzi, E., Srivastava, M., Yeganehdoust, F., Reddy, A. K. M. R., & Zaghib, K. (2025). Advanced lithium-ion battery process manufacturing equipment for gigafactories: Past, present, and future perspectives. Iscience,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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