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기업 지원 넘어 '인력 양성·지역 정착' 연계 필요"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주력산업 침체와 지방소멸 위험이 동시에 불어닥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단순한 기업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 전환과 인력 양성·정착을 한데 묶는 '산업·고용 통합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대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주력산업 침체와 지방소멸 위험이 동시에 불어닥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단순한 기업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 전환과 인력 양성·정착을 한데 묶는 '산업·고용 통합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대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사진=김상문 기자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지역고용학회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역산업과 고용 2026년 가을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지역 산업 정책이 위기 발생 후 고용유지지원금을 풀어 실직을 막는 '사후 대응'에 치우쳐 있었다고 꼬집었다.

김지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자동차 등 특정 산업 위기 시 지정된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이 지역 경제의 급격한 위축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했지만, 신산업 전환에 필요한 인력을 미리 키우고 이동시키는 기능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앞으로의 지역 고용 정책 방향을 '일자리 지키기'에서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산업위기지역과 고용위기 지원제도의 유기적 연계 △지역 미래 전략산업과 연계한 산업전환형 인력양성 △지역 대학을 활용한 인재 양성 체계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고용 지원이 산업 정책의 부속품이 아닌, 산업 구조 개편을 이끄는 주도적 수단이 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청년층의 수도권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지역 중등직업교육의 대대적인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류지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추진 중인 협약형 특성화고와 직업교육 혁신지구 사례를 들며 '교육-취업-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 구축을 강조했다. 단순 취업률 수치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지역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실질적 인력 수요를 교육과정에 즉각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류 연구위원은 "중앙정부의 단기 공모사업에 의존하는 천편일률적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와 교육청, 기업이 참여하는 상설 협력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지자체가 주거·교통 등 정주 여건 개선까지 패키지로 지원할 때 비로소 지역 산업인력 생태계가 살아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현장 실태와 성공 사례도 함께 조명했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통상 압박을 받는 포항 철강산업단지의 경우, 주력 기업들의 신규 채용 규모가 2024년 655명에서 2025년 단 26명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군우 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산업 진입 기회가 사실상 봉쇄되고 있다"며 고용 변화 선제 감지 체계 구축과 저탄소·자동화에 맞춘 재직자 직무 전환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전남 장흥의 옛 교도소 부지를 문화재생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빠삐용Zip' 사례는 주민 참여형 일자리를 창출한 모범 답안으로 소개됐다. 빠삐용Zip은 기존 교도소의 원형을 보존해 영화·드라마 촬영장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이를 주민의 활동과 지역 소비로 연결하고 있다. 개관 초기임에도 촬영작품 유치와 방문객 증가가 나타났으며, 문화재생사업단의 직접고용뿐 아니라 지역 활동가와 로컬마켓 참여자를 통한 주민참여형 일자리, 촬영과 관광에 따른 소비·고용 유발 등 다층적인 일자리 창출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지속 가능한 소득 모델을 갖추기 위한 체류형 관광 콘텐츠 결합이 향후 과제로 제시됐다.

이창수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지역의 산업정책과 일자리정책이 보다 긴밀하게 연계돼 산업 변화에 필요한 인력을 키우고, 지역에서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일자리 기반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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